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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조현 "한미 외교장관회담서 정보분야 어떤 문제 있는지 설명 들어"
쿠팡사태 이후 근 1년째 '구성 발언'·대미투자 등 현안 지속 돌출
(서울=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6.9.22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한국의 대미투자 확정으로 탄력이 붙는가 했던 한국과 미국 관계가 다시금 정보 분야 갈등이 부각돼 공회전하는 모양새다.
쿠팡 사태로 불거지기 시작한 한미 관계 여러 현안이 어느 하나 뚜렷하게 해결되는 것 없이 악순환의 고리에 올라탄 형국이어서 적극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으로 촉발된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제한은 반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8일 국회의 합동참모본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진영승 합참의장은 미국의 북한 핵 관련 핵심 정보가 공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는 제한되지만, 우리가 대비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진 의장은 "결과적으로 이 상황은 빨리 해소가 되는 게 저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미국의 요구로 한국 국가정보원이 제외된 사실도 이날 뒤늦게 알려졌다.
국정원은 관련 보도에 대해 "수개월 전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이미 지난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익 차이로 종종 발생하는 오해일 뿐이라는 게 국정원 설명이지만, 미국이 국정원의 참여를 거부한 사실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일 간 긴밀한 협의는 미국의 동북아 중국 견제 구상에서 핵심 축에 해당하고, 한국 국정원은 대북 분야에 특장점을 지닌 기관임을 고려하면 미국의 조처는 극히 이례적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그 배경으로는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에서부터 비롯된 미국의 한국 통일부 및 정보당국에 대한 불만이 자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장관이 언급한 지명인 '평안북도 구성'은 미국이 정보자산을 동원해 북한 핵시설 소재지라는 점을 비밀리에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공유해준 정보 사안이 사전 협의 없이 한국 고위 당국자의 발언을 통해 공개되자, 미측은 항의의 뜻으로 한국과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했고, 지금까지도 정보 공유 제한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합참의장 발언으로 확인된 셈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미측이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논의 과정에 한국 정보기관을 배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6.10.7 dwise@yna.co.kr
조현 외교부 장관도 한미 정보당국 간 갈등 양상에 대해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제가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정보 분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정치 성향을 미측이 문의한 적은 없다는 취지의 답변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정보 분야 사안이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논의된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한미 정보당국 간 갈등은 '구성 농축시설'로 표면화되긴 했으나 정동영 장관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미측의 불신이 투영됐다는 시선도 있다.
미측은 그간 각급에서 다양한 경로로 정 장관의 통일부에 대한 불만을 지속해서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 '자주파'로 분류되는 정 장관이 제시하는 각종 대북 접근 방향이 미국의 대북 정책 기류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미측이 인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이종석 원장과 정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날 국내 야권에서 나오는 등 이들은 한미 관계의 현안 인물로 부상해버린 상황이 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 같은 정보 분야 갈등 지속이 불거지기 직전에는 대미투자 세부 항목으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포함 여부를 놓고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다.
한국은 아직 검토가 필요한 사업이라는 원론적 입장이지만, 내달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은 격전지 알래스카 표심을 유혹할 카드로 한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을 내걸었다.
대미투자 발표가 지연되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확정 발표로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그마저도 알래스카 LNG 건 때문에 깔끔하게 마무리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한미관계 현안들이 종결되지 않고 계속 굴러가면서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은 일종의 곪아 있는 상처들이 터져 나오는 과정이라는 견해가 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거기서 파생된 미국 기업 차별 논쟁은 1년 가까이 되어가는 현시점에서 뚜렷한 종결을 맞이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이 대미투자의 반대급부로 상정한 핵추진 잠수함, 원자력연료 농축·재처리 권한 확보는 지난 6월 한 차례 협의 이후 소식이 없다.
오히려 대미투자는 관세 인하와 교환하는 대상이기에 대미투자 확정이 곧 한미 안보 협의 진전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목소리가 미국 조야에서 커지기 시작했다. 안보 협의에 속도를 내려면 다른 무언가를 미측에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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