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떠나는 강훈식…"李정부 성공 일념으로 499일 분투"

인사 실패 논란 속 '사의 표명' 23일만에 후임 발표하며 퇴직

정부 안착에 역할 평가…차기 서울시장·총리 후보군 등에 거명

인사하는 강훈식 비서실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을 소개한 후 기자단과 인사하고 있다. 뒤는 성기홍 홍보소통수석. 2026.10.14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때부터 이재명 대통령을 보좌해온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후임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끝으로 14일 청와대 생활을 정리했다.

인물난 관측 속에서 유임설까지 일각에선 나왔으나 용혜인·김승원 전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 논란 속에 지난달 21일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23일 만에 자리를 내려놓은 것이다.

강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한 후임 비서실장 인선 브리핑에서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 펜 한 자루 없이 시작한 청와대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꿈꿀 수 있게 되기까지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언제나 이정표와 버팀목이 되어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꼭 성공한 정부를 보여드리고 싶어 국회의원직을 내려놨다고 말씀드렸던 마음은 그대로, 오로지 그 일념으로 분투한 499일이었다"면서 "부족한 점도 많았다. 조급하진 않았나 돌아보고 더 잘할 수 있었던 순간, 더 깊이 살펴야 했던 일도 오래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보고 듣고 겪은 사람과 상황이 있기에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간다"며 "새롭게 출발하는 청와대는 성공한 정부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확언했다.

강 실장은 15일 자정을 기해 퇴직한다.

전임 후임 대통령 비서실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과 입장하고 있다. 2026.10.14 xyz@yna.co.kr

이재명 정부 첫 비서실장인 그는 청와대 참모진을 이끌면서 12·3 비상계엄과 탄핵의 여파로 혼란 속에 출범한 정부가 성공적으로 제 궤도에 안착하도록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비서실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외교 무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전면에 나섰다.

작년 8월 대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핫 라인'을 구축했으며,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캐나다·폴란드·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찾아 직접 협상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급 위기를 겪은 지난 3∼4월에는 두 차례 중동·중앙아시아로 출국해 상당량의 원유·나프타 도입 약속을 끌어냈다.

특히 UAE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강 실장이 이 대통령을 보좌하느라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려 피곤한 기색을 보인 듯한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회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각 인사 등을 책임지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놓고서는 여러 비판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사 적체 문제 지적과 함께 장관 후보자들이 낙마할 때마다 인사 검증이 미흡했다는 비판 등이 뒤따랐던 것이다. 이를 두고 보수 야권에선 이른바 '성남·경기 라인'이 인사 실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나아가 강 실장이 이 대통령을 밀착 수행하면서 전통적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을 두고서도 정치권에서는 주목을 받았다. 강 실장이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이후에도 공식 행사에서 이 대통령과 나란히 서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권 내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강 실장은 퇴임과 동시에 일단 야인으로 돌아간다.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며 의원직을 내려놓은 데다 내각 인사 검증 논란 및 국정 지지율 하락 속에서 자리를 떠나게 됐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대외 행보를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재명 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여권 내 '97그룹'(1990년대 학번·70년생)의 대표 주자라는 점에서 조만간 정치 전면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판 결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진행될 경우 강 실장이 뛸 가능성이 벌써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서울에서 특히 낮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강 실장이 충남 아산을에서 3선 의원을 했다는 점 등은 변수다.

이와 별개로 강 실장이 이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는 측근이라는 점에서 국무총리 후보군으로도 여전히 꼽힌다. 나아가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로도 강 실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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