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다음날 '당 통합' 꺼낸 오세훈 시장…정치 보폭 달라져

"생각·철학 달라도 마음 모을 것"…정부엔 부동산 정책 전환 촉구

'대권보다 시정' 기조 유지하면서도 중앙정치 메시지 확대 주목

'운명의 날' 법정 향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일인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6.10.23 [공동취재]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오세훈 서울시장이 곧바로 '당 통합'과 정부 부동산 정책을 화두로 꺼내 들면서 정치 보폭이 달라졌다.

25일 서울시와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무죄 선고 이튿날인 전날 국회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축사했다.

오 시장은 이어 향후 당내 역할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제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분열된 모습보다는 단합·통합된 모습일 때 국민 여러분께 위안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조금 다르고 철학이 다른 분들의 마음을 모으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는 대안을 제시해 관철해나가겠다고 했고, 여권 일각의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주장도 강하게 비판했다.

시 안팎에서는 무죄 직후 첫 정치 메시지가 자신의 재판에 대한 소회보다 총선과 당 통합, 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에 맞춰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 시장은 민선 9기 출범 직후부터 여의도 정치와 접점을 넓혀왔다.

기념 촬영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주거혁신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포럼 공동대표인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 참석자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0.7 nowwego@yna.co.kr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호평을 받으며 여권의 기대를 모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초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한 뒤 국민의힘 중진들과 잇따라 회동하고, 당 원내대책회의와 국회 부동산 정책 토론회 등에 참석하는 등 당과 정책 공조를 이어왔다.

아울러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당정협의를 정례화하고, 보수 성향 정책모임과 수도권 주거 관련 국회 포럼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다만, 오 시장은 당내 권력구도나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왔다.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 당선 직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서울시장을 하면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지금은 당내 역할보다 시정에 충실한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보수 인사들이 모인 행사에서도 정부를 비판하다가 "오늘은 서울시에 집중하겠다"며 정치적 해석과 평가에는 신중한 자세로 일관했다.

이는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의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정치적 미래가 항소심 결과에 좌우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당내 갈등이나 권력 구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보다는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재판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3일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이 뒤집히고 무죄가 선고되면서 이 같은 정치적 환경이 달라졌다.

특검측 상고로 대법원 판단을 받아야 하지만 항소심에서 완전 무죄를 받은 점에서 오 시장의 정치적 행보를 제약했던 부담이 상당 부분 걷혔다는 것이다.

무죄 이튿날 오 시장이 곧바로 '총선'과 '당 통합'을 언급한 것도 이런 변화와 맞물려 주목된다.

그간의 발언과 태도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시장, 정례간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에서 열린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7.15 ondol@yna.co.kr

그럼에도 당장 오 시장이 차기 대권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중앙정치로 무게중심을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장 역할을 전면에 두면서 부동산과 민생, 정부 정책 등 서울시정과 맞닿은 현안을 고리로 중앙정치에 목소리를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서울시 안팎의 전망이다.

당내에서도 특정 계파나 권력 구도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총선을 앞둔 당의 통합과 외연 확장, 정책 경쟁력 강화 등을 화두로 정치적 공간을 넓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노선과 리더십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통합'을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로 계속 가져간다면 당내 역할론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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