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계엄 당일 10여명 위법지시 이행…비위직원 징계"

국감서 특별감찰 보고…"정치관여금지 위반 前차장 수사의뢰 추진"

"2년 전 李대통령 겨냥 테러 범행 동기에 '유튜브 방송' 영향"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 정회, 여야 간사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29일 서울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정회된 후 브리핑하고 있다. 2026.10.29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조다운 기자 = 국가정보원은 29일 "특별감찰 실시 결과 (12·3) 계엄 당일 조태용 전 원장 등 정무직들의 계엄 수행 지시는 부서장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순차 전달됐다는 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가 정치관여금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돼 수사 의뢰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 국정원, 특별감찰 보고…"尹정부 때 차장, 정치관여금지 위반"

국정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내란종합특검 수사 내용 중 국정원 현직의 연루 의혹이 있는 사건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 국정원에서 수행한 업무 가운데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대한 특별감찰 실시 결과를 보고했다.

국정원은 "10여명의 직원이 계엄에 따른 부서 업무 검토, 보고서 작성, 계엄사 상황실 연락관 파견, 후보자 선정,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계엄 배경 설명 등 수 건의 위법·부당한 지시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또 "대북방첩센터는 2022년 12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존재했던 조직으로 국가 안보와 국익에 반하는 북한 정보활동을 확인·견제·차단하는 임무 수행했으며, 이를 위해 대북방첩 대상자 수십 명을 선정했다"면서 "선정 절차가 전반적으로 매우 부실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대부분 서면 회의로 진행되고 12번 회의 중 1번만 대면 회의였다"면서 "(대북방첩) 대상자 중 일부는 북한 연계 혐의 등 선정 경위가 불분명하거나 명확지 않은 보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이른바 수백명 블랙리스트의 실체는 안보조사 부서가 신뢰할 복수 출처 첩보를 종합해 작성한 '안보 위해 세력' 명단으로, 동 문서 작성 자체는 국정원의 직무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원은 해당 리스트에 대해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계엄 당일 내부 공유됨으로써 악용될 수 있는 문제점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국정원은 2024년 총선 전 '비판세력 사찰보고서'를 작성해 대통령실에 보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보위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북 영향력 공작 차단 특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고, 북한 지령 등 선전·선동 동향 및 북한 입장과 유사한 발언 사례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총 10여 회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보고서에 담긴 내용과 발언들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음에도 총선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이를 지속 보고해 대통령 주요 참모들의 인식과 판단을 왜곡할 수 있었던 위험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2023년 말부터 2024년 초까지 당시 북한 담당 차장이 북한 인권 문제, 대국민 전파를 통한 의식의 변화 등 내국민 대상 인지전을 지시한 사례가 있었던 것을 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수차례 정치 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한 발언이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면서 "예를 들어 부서장에게 지시했는데 지시를 거부하니 부(副)부서장을 통해 지시한 사례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어 "비위 혐의 직원은 징계하고, 대국민 인지전 지시 등 위법 행위를 한 전직 차장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를 추진해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직원 대상 헌법가치 존중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국정원법 개정 등 제도 개혁이 실질적인 조직 문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갈 것임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2024년 1월 발생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러 사건와 관련해 범인의 범행 동기에 대한 민주당 박선원 의원의 질의에 "유튜브 방송이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서울=연합뉴스) 29일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6.10.29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 "美 정보당국과 마약범죄 공조 성과…北, 국내기업 위장취업 방식 잠입"

국정원은 초국가범죄 대응 활동과 관련해선 "국제 마약조직들은 한국의 마약 시세가 동남아 등 여타 국가와 대비했을 때 매우 높은 점을 노리고 국내 진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마약범죄 근절에 대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636㎏ 대마를 밀반입한 일본 야쿠자를 검거했고, 라오스를 거점으로 활동 중인 마약 밀반입 총책을 검거했다"면서 "지난 6월 태국 마약통제청과 함께 현지 초대형 마약 생산 기지를 국내 최초로 원점 타격해 마약 원료물질 500t을 압수했고, 태국 당국이 10년간 추적하던 마약상을 올해 4월 국정원이 국내에서 검거한 후 송환시킨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또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해 미국 정보당국과의 마약범죄 정보 공유 및 공조 활동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올 6월 미국으로부터 필로폰 원료물질을 실은 화물이 한국을 경유한다는 첩보를 제공받아 이동 경로를 추적한 끝에 화물이 최종적으로 멕시코 마약 카르텔 지역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미 측에 지원해 마약 생산시설 급습과 100t에 달하는 마약류 원료물질을 압수하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지난 1년간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21건의 산업기술유출을 적발해 우리 기술 국외유출 차단했다"면서 "올해 3분기 스캠 범죄 발생 건수 및 피해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정보위는 전날 경찰청을 상대로 한 비공개 감사에서 북한의 정보통신(IT) 근무자들이 국내 기업에 잠입 취업한 정황과 관련해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윤건영 의원은 "경찰은 사실상 팩트로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면서 "국내 기업에 '노트북 공장'을 통해 일종의 위장취업을 하는 새로운 양상이며,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여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서울=연합뉴스) 29일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김희수 기조실장(왼쪽부터), 이동수 1차장, 이종석 국정원장, 김호홍 2차장, 김창섭 3차장이 출석해 있다. 2026.10.29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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