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작기소 특검법안 내일 처리…국힘 '필버맞불'에 대치 격화

3일 당론 채택뒤 법사위 '당일치기' 속도전…공소취소 삭제·수사대상 확대

국힘 "대통령 재판 없애려는 위헌적 입법 폭거"…입법·예산국회 초입부터 충돌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6.11.4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박수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의 속전속결 처리에 나서면서 입법·예산국회 초입부터 여야간 대치 전선이 4일 가팔라지고 있다.

민주당이 3일 당론 채택에 이어 이날 법제사법위 절차를 끝내고 5일 본회의 처리까지 밀어붙이기로 하자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면서 조작기소 특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에 이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추진도 검토하고 있는 데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놓고도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어 여야간 충돌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 회의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국민의힘 반대 속에 특검법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특검법 발의 이후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처리를 미뤄왔지만, 이날 법사위 상정부터 의결까지 상임위 절차를 한 번에 마무리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처리키로 결정했다.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검찰 등이 당시 야당과 정적에 대한 표적 수사를 통해 조작수사와 조작기소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이다.

특검 수사 대상은 ▲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 ▲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 김진성씨 위증교사 ▲ 쌍방울 대북송금 ▲ 성남FC 후원 관련 뇌물 ▲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법인카드 사용 ▲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을 의도한 허위 보도 등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다.

▲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 서해 공무원 피격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밀 유출 ▲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된 특검의 '공소취소권'은 삭제됐다.

앞서 4월 발의한 특검법에는 특검이 검사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있었지만, 이를 삭제한 것이다.

민주당은 공소취소 권한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을 최종안에서 삭제한 만큼 국민의힘의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용 특검' 주장은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특검법에서는 이전 법안의 공소 취소 관련 조항은 물론 그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항까지 모두 삭제했다"며 "국민의힘이 억지를 부리며 법안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 "대통령 공소 취소 내용은 오늘 소위에서 아예 빼는데, 자꾸 공소 취소 법안이라고 말하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가 아니고 윤석열 정부 때 벌어졌던 조작기소를 비롯한 강압 수사, 표적 수사, 정치 수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 사건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가장 큰 피해자였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론적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하는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동료 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주도 조작기소 특검법 상정 항의 집회를 하던 중 회의장에 입장하는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6.11.4 xyz@yna.co.kr

이에 국민의힘은 본회의 보이콧과 향후 본회의에 상정될 모든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본회의 안건에 조작기소 특검법이 포함된다면 본회의 자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은 (법안에) 공소취소 조항만 삭제하면 문제가 없다고 우긴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온갖 우회로가 다 마련되어 있다"면서 "이재명 공소취소보다 이재명 재판 재개가 먼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특검법 의결을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기 전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규탄대회도 열었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모든 사람이 다 재판받는데 대통령이라고 자기 혼자 재판 안 받고 공소취소하는 것은 명백한 특권"이라며 "자기 사건의 기소를 결정한 검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특검을 대통령이 고른다(임명한다)"고 비판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려는 위헌적 입법 폭거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법을 둘러싼 충돌을 시작으로 여야의 대치 전선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5일 본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과 도시정비법, 도시정비촉진법, 용산공원특별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추진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 저지와 연계해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나설 경우 민주당은 하루에 법안 한 건씩 처리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등도 검토하고 있어서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 처리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입법 대치에 이어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도 여야 간 충돌이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820조9천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원안 유지를, 국민의힘은 대폭 삭감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미래성장동력 확충과 불평등·양극화 완화를 위한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확보한 예산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시적 세수 호황에 기대 무분별하게 지출을 확대했다며 대대적인 삭감을 벼르고 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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