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파모 재편] ① "중단 아니다"…4.7조 투입해 '프론티어 AI'로 진화

프론티어 AI·산업확산 '투트랙' 재편…기존 독파모 성과 연계

베라루빈 1만장 등에 대규모 투자…12월 예산 확정 뒤 세부안

독파모의 프론티어 AI·산업 확산 투트랙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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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정부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개발 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글로벌 최상위 AI 모델 개발과 산업 현장 확산이라는 두 축으로 확대·재편한다.

빠르게 고도화하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최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히려면 기존보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프론티어 AI 개발'에 내년 4조7천억원을 투입하고, 기존 독파모는 산업·공공 현장의 활용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오는 12월 국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되는 즉시 세부 추진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기존 독파모 참여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와 두 트랙 간 연계 방식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 "중단 아닌 진화"…독파모, 프론티어·산업확산 두 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서울사무소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독파모 사업 개편 방향을 밝혔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날 "독파모는 중단되거나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목표를 지향하는 프론티어 AI 개발 트랙과 산업 현장에서 더 널리 쓰이도록 하는 산업 확산 트랙 두 축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론티어 AI 트랙은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성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산업 확산 트랙은 산업·공공 현장에서 국산 독자 AI 모델의 실제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류 차관은 "지금 정도의 투자 규모로는 최상위권 모델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 형성됐다"며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4~6월 독파모 참여 기업과 AI 대학원 교수, AI위원회 위원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기존 독파모 방식의 지원을 이어가기보다는 프론티어 모델 경쟁 단계에 진입하면 그쪽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공통으로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독파모 중단설이 제기되면서 정부의 프론티어 AI 개발 방향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이번 개편이 기존 사업의 단순한 종료가 아니라 목표와 역할을 나눠 확장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류 차관은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이 AI 중심대학 사업으로 전면 전환된 사례를 들며 "이게 중단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독파모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무빙 타깃(Moving Target)을 좇는 사업일 수밖에 없었다"며 "AI 기술이 6개월 만에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바뀌는 만큼 단계마다 목표와 평가 방법을 조정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서울사무소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독자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개편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촬영 권하영]

◇ 프론티어 AI에 4조7천억원…예산 확정 즉시 공모 준비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1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 지원을 위해 4조7천억원을 편성한 상황이다.

공모와 평가를 거쳐 핵심 기업을 선정하고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되, 성과가 국민에게 환원될 수 있도록 출자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설계했다.

세부적으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루빈' 1만장 구매에 3조9천억원, AI 학습용 데이터 구매에 8천억원, 해외 우수 연구자 20명 유치에 250억원이 책정됐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2월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는 즉시 투트랙 체제의 세부 추진안을 확정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류 차관은 "해남 AI 국가데이터센터 특수목적법인(SPC) 사례를 보면 금융 심사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예산이 확정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공모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독파모 3차 평가는 내년 1월 말까지 사업 수행 기간을 거쳐 2월 중순께 완료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 평가가 끝나는 대로 프론티어 모델 개발 수행 주체 선정을 위한 출자 절차를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차관은 "평가 결과와 연계해 내년도 프론티어 모델 출자 대상 선정을 빠르면 2~3월 중 추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지체하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최동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인프라정책관이 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촬영 권하영]

◇ 기존 참여사 인센티브는 미정…독파모 연계 방식도 숙제

다만 독파모와 프론티어 AI 개발 사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병행하거나 연계할지에 대한 세부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독파모 3차 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될 2개 기업이 프론티어 트랙이나 확산 트랙으로 참여를 확대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할지, 부여한다면 어느 범위까지 적용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류 차관은 "기존 참여 기업들의 기대 이익과 신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그런 고려 때문에 전체 자원 배분이 왜곡되는 방식의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를 줘야 할지, 아예 새로운 판에 동등하게 참여시킬지 등 여러 쟁점이 맞물려 있어 심사숙고가 필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산업 확산 트랙의 지원 대상 기업 수를 기존보다 늘릴 가능성도 내비쳤다.

류 차관은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독자 AI 모델을 더 적극적으로 확산시킨다는 목표로 더 많은 기업을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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