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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소비는 '랜덤워크'"…미래 소득 기대가 오늘의 지출 결정 규명
우드퍼드, 미래 금리 기대가 현재 경제 좌우…'포워드 가이던스' 토대
'포워드 가이던스 부정' Fed 워시 의장 입장과 충돌 주목
(서울=연합뉴스) 2026년 노벨경제학상은 거시경제 안정성을 위한 미시경제 토대를 연구해온 미국인 경제학자 2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로버트 홀(83)과 마이클 우드퍼드(71) 등 2인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2026.10.12 [스웨덴 왕립과학원.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세종·서울=연합뉴스) 정책·은행·디지털자산팀 =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함께 거머쥔 미국 로버트 홀(83) 스탠퍼드대 교수·마이클 우드퍼드(71) 컬럼비아대 교수는 거시경제정책에 미시적인 토대를 구축한 경제학자로 평가된다.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거시경제 안정화의 미시경제적 기초를 닦은 공로로 두 경제학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두 사람의 연구는 각국의 거시경제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다지며 중앙은행의 경기안정 수단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해도 향후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말 한마디에 가계와 기업이 미래를 예상하며 오늘의 소비와 투자 결정을 바꾼다는 인식을 확립했다.
두 사람은 가계와 기업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오늘의 소비·투자를 결정한다는 점을 이론의 토대로 삼았다.
1943년생인 홀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MIT와 캘리포니아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1978년 스탠퍼드대 경제학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연구 영역은 미국 경제의 실업과 자본형성, 금융 활동,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전반이었다.
홀 교수의 대표 업적은 1978년 소비 연구가 꼽힌다. 향후 소비 변화는 과거 정보만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랜덤워크' 모형을 제시했다.
가계는 손에 쥔 소득과 함께 앞으로 벌어들일 소득까지 고려해 지출을 결정한다. 기대가 소비에 반영되는 원리를 규명한 것이다.
이미 예상한 변화와 갑자기 알게 된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에서 홀 교수의 수업을 들은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그는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알게 하는 좋은 학자"라며 "거시경제학에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느끼게 하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홀 교수는 천재적인 학자로 유명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시장만으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 같다"며 "작년까지 경제성장과 관련한 분들에게 상을 줬는데, 이제는 완전하지 않은 시장에 관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새 케인스주의 쪽으로 가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1955년생인 우드퍼드 교수도 새 케인스주의 경제학을 대표하는 학자다. '기대'를 움직여 경기를 안정시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시카고대 학부,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색 이력을 가지고 있다.
우드퍼드 교수는 1997년 새 케인스주의 계량모형을 추정해 통화정책 모형 발전의 토대를 놓았다.
중앙은행이 현재 금리보다 미래 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를 관리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의 이론적 근거가 됐다.
금리를 더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뢰할 만한 정책 약속으로 경기 부양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올해 4월 취임 후 금융시장 가격 결정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며 포워드 가이던스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이후여서 그의 수상이 더욱 주목되는 측면이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시장과 소통을 절제하는 미 연준 기조가 뚜렷해지는 시점에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의 '선구자'에게 영예를 안긴 것이다.
우드퍼드 교수로부터 박사학위 논문 지도를 받은 윤택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이 늦은 감이 있다"며 "뒤늦게나마 수상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와 기업이 효용이나 이윤을 극대화한다는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느냐의 이론적인 기반을 만든 분"이라며 "경기변동에 있어서 중앙은행이 어떻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지 공헌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도 상당 부분 영향을 받아 거시경제학자로서 제가 가는 길의 시발점이 됐다"며 "지금도 계속 연구하게 하는 힘이 되어 준 분"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컬럼비아대에서 우드퍼드 교수의 티칭 어시스턴트(TA)를 맡았던 김형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엄격한 선생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케인스주의 학파의 미시적 기초를 세운 분"이라며 "케인스주의는 경제주체의 최적 행동을 이론적으로 완성하지 못했는데, 미시적 기초를 완벽히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김 교수는 "윤택 교수가 새 케인스주의 모형의 기본이 되는 가격 경직성 모형을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우드퍼드 교수가 현대 통화 정책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컬럼비아대 출신인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통화정책에서 당장 기준금리를 얼마로 운용할지, 앞으로 어떤 수준으로 가져갈지 신뢰 있게 소통을 잘 하면, 당장의 금리 정책만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경기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연구를 하신 분"이라고 했다.
(이대희 한지훈 채새롬 안채원 송정은 박수현 이도흔)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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