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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수도 키갈리서 3시간 거리 냐비후 RCA…아프리카 최고 인재 산실로 부상
공유오피스 노르스켄 하우스, 24시간 태양광 아래 청년 창업가 열정 후끈
(키갈리=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동아프리카 최대 창업 허브 '노르스켄 하우스'에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지원하는 르완다 소프트웨어 특성화고(RCA) 출신 니요뭉겔리 알린 위딘테크 대표(맨 왼쪽)가 청년 개발자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2026.10.13 raphael@yna.co.kr
(키갈리·냐비후[르완다]=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과거의 아픔을 뒤로하고 눈부신 경제·디지털 도약을 이뤄내고 있는 르완다의 역동성은 수도 키갈리 중심부에 있는 동아프리카 최대 창업 허브 '노르스켄 하우스'에서 가장 선명하게 증명된다.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 창업자가 2021년 세운 이곳은 옛 에콜 벨기에 학교 부지 1만2천㎡에 자리 잡고 있다. 노르스켄 재단의 동아프리카 첫 거점으로, 개방형 공유 오피스, 세련된 유리 벽면, 브레인스토밍용 화이트보드가 어우러져 있다.
24시간 태양광 에너지로 구동되는 친환경 건축 인프라 속에서, 청년 창업가들과 개발자들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핀테크 솔루션을 논의하고 개발 코드를 두드리며 치열하게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는 전 세계적인 자율 드론 배송 기업인 '집라인'을 비롯해 350여개의 혁신 기업이 둥지를 틀고 르완다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를 IT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키갈리=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350여 개의 혁신 기업이 입주해 있는 노르스켄 하우스 내부. 24시간 태양광 에너지로 구동되는 이곳에서 청년 창업가와 개발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2026.10.13 raphael@yna.co.kr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노르스켄 하우스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한데 모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혁신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여성 창업가 니요뭉겔리 알린(23) 위딘테크 르완다(WithinTech Rwanda) 대표는 '르완다 소프트웨어 특성화고'(RCA) 졸업생이다.
알린 대표는 정부 부처와 민간 기업을 아우르며 사용자 경험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UX) 디자인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창업 현장에서 기술이 청년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몸소 증명하고 있다.
그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지원으로 RCA, 즉 르완다 코딩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경험이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며 "르완다 청소년들에게 코딩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배울 기회를 확산하기 위해 창업했다"고 소개했다.
(냐비후=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지원으로 르완다 북서부 냐비후 산악 지대에 들어선 RCA 신축 캠퍼스 전경. 최신 강의동과, 남녀 기숙사, 다목적 식당 등을 갖추고 오는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위쪽부터 최신 강의동이 있는 메인 빌딩, 남자 기숙사, 여자 기숙사. 2026.10.13 raphael@yna.co.kr
◇ 르완다 북서부 산악지대 RCA 신축 캠퍼스…'디지털 두뇌' 집결
노르스켄의 혁신 열기는 키갈리의 현재를 대변한다면, 디지털 생태계의 뿌리와 산실은 북서부 냐비후 산악 지대 RCA에서 찾을 수 있다. 이곳은 수도 키갈리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고릴라 서식지로 유명한 무산제 일대를 거쳐 차로 3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RCA는 르완다 정부가 '비전 2050'과 '국가전략개발계획'(NST-1)의 핵심 축으로 추진하는 ICT 산업을 견인할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해 한국 마이스터고 모델을 참고해 2019년 설립한 특성화 학교다. 탁월한 교육 성과는 주변국에도 소문이 나 있다.
코이카는 기존에 운영돼 온 학교의 역량을 높이고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2021∼2026년 809만 달러(약 109억원)를 투입해 역량 강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취재진이 지난 8월 29일 방문한 냐비후 신축 캠퍼스는 11월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최신 강의동과 학생 기숙사, 식당 등 전체적인 건축 골조와 뼈대는 완공됐고, 내부 기자재 반입과 세부 인테리어 작업만 남겨둔 상태였다.
(냐비후=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RCA 메인 빌딩 내부. 르완다 정부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이곳에 초고속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고 학생 전원에게 고사양 노트북을 지급하는 등 최첨단 인프라를 제공한다. 2026.10.13 raphael@yna.co.kr
이 캠퍼스는 기존의 노후화한 직업훈련 학교들과는 차원이 다른 최첨단 인프라를 자랑한다. 모든 학생에게 32GB RAM이 탑재된 고사양 노트북을 전원 지급하며, 일반 속도의 5배가 넘는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 구축돼 있다.
현장을 둘러본 라갑채 코이카 르완다사무소장은 "RCA는 단순한 학교 건물을 짓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르완다의 미래 30년을 책임질 디지털 두뇌를 양성하는 한국 ODA 사업의 가장 빛나는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르완다 정부도 국가 발전을 위해 ICT 부문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디플롬 잉지니어 폴 우무쿤지 르완다직업훈련위원회(RTB) 위원장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르완다의 무기는 청년들의 두뇌와 디지털 기술"이라며 "RCA는 르완다를 아프리카의 단순 소비국에서 기술 수출국으로 바꾸는 강력한 엔진"이라고 말했다.
(냐비후=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RCA 신축 캠퍼스 현장에서 라갑채 코이카 르완다사무소장(가운데)이 파피아스 니이기에나 RCA 교장(왼쪽), 폴 우무쿤지 르완다직업훈련위원회(RTB) 위원장(오른쪽)과 함께 향후 교육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6.10.13 raphael@yna.co.kr
◇ 정부 부처부터 23개 현지 테크 기업까지…아프리카 인재 모인다
RCA의 경쟁력은 이론 교육을 넘어선 실무 중심 교육 체계와 산학협력에 있다. 정부 공공 부문은 물론 이렘보, 피벗 엑세스, 뱅크오브키갈리, 센트리카 등 현지 핵심 ICT·금융·컨설팅 기업 23곳이 인턴십과 실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르완다 정부는 산업계 현장에서 활약하던 최고 수준의 개발자와 전문가들을 교사로 초빙하기 위해 고액의 연봉과 펀딩을 투입하고 있다. 교사진과 학생들의 열정이 시너지를 내며 아프리카 사이버 보안 경진대회에서는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파피아스 니이기에나 RCA 교장은 "코이카의 역량 강화 사업과 해커톤 프로그램 덕분에 졸업생들은 즉시 전력감이 됐다"며 "유수의 테크 기업들이 학생이 졸업하기도 전에 앞다투어 채용해가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르완다 국가시험 및 학교평가청(NESA)과 RTB는 최근 합동 워크숍을 열고 RCA 인증 가이드라인과 품질 보증 프레임워크를 정비했다. 졸업생들이 심화 학습을 할 수 있게 르완다 대학교 산하 고등교육 연계 과정도 신설했다.
정규 교육과정에 생성형 AI와 사이버 보안 심화 과목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르완다 정부는 향후 전국 30개 지방 행정구역으로 이 같은 특성화 학교 모델을 점진적으로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과거의 비극을 딛고 일어선 르완다는 이제 대륙의 청년 인재들이 모이는 '아프리카의 실리콘밸리'이자 디지털 강소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냐비후의 산골짜기 RCA에서 시작된 혁신의 물결은 키갈리의 노르스켄을 거쳐 대륙 전체로 향하고 있다.
(키갈리=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르완다는 1994년 제노사이드(집단학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 제노사이드 박물관의 추모 조형물 'Kwibuka32'(제노사이드 32주기를 기억하자는 뜻)(위쪽)와 박물관 외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모습(아래쪽). 2026.10.13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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