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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하루 2조원대 순매도로 지수 끌어내려…개인·기관은 사자
5거래일 연속 하락해 약 15% 미끄러져…코스피 시총 5천조 아래로
"中메모리 굴기·AI 수익성 우려 재점화에 글로벌 위험자산 비중축소 겹쳐"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3%대로 하락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9시 1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85.78포인트(2.91%) 내린 6,198.46이다. 이후 하락률이 4%대까지 확대됐다. 2026.10.13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재점화한 가운데 코스피가 불과 5거래일 만에 1천 포인트 넘게 빠지며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8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6.19% 급락한 5,989.18을 나타내고 있다.
3.10% 내린 6,186.08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5,950.00(-6.80%)까지 밀렸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5분간 프로그램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지난 2일 7,003.74로 마감, 9월 하순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7천피'를 회복했던 코스피는 이후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 중이다.
이 기간 누적 낙폭은 1,014.56포인트(14.49%)에 이른다. 7,000선에 있던 지수가 단숨에 6,000선 아래로 내리꽂히면서 코스피 시가총액도 800조원 이상 감소해 5천조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해방의 날'(2025년 4월 2일)이나,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 글로벌 반도체 조정과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에 따른 수급충격으로 급락장이 펼쳐졌던 올해 7월에도 5거래일 연속 하락은 없었다.
특히 이번의 경우 지수 낙폭이 6일 -0.89%, 7일 -1.98%, 8일 -2.62%, 12일 -3.65% 등으로 갈수록 커지는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지난 6월 19일 장 중 한때 9,385.59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는 7월 29일 장중 5,262.77까지 추락했다가 글로벌 반도체 조정이 끝나며 기사회생한 이후 7,0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며 박스권 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개천절 연휴(3∼5일)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급격히 탄력이 둔화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7~8월 급락장 수준으로 내려왔다.
코스닥도 이 시간 현재 5%대의 급락을 기록중이다.
주된 배경으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원화 강세에 따른 부담, 삼성전자[005930] 3분기 실적발표에 뒤따른 셀온(Sell-on·호재 속 가격하락) 등이 거론된다.
지난 8일 공시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107조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82.5% 증가, 분기 기준 사상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한국 기업이 분기 영업익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영업이익률 역시 55.1%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당일 2.42%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12일 4.39%, 13일 7.49% 급락하며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 등 여타 반도체 관련주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인다.
오픈AI의 9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이 시장 기대치(680억∼700억 달러)보다 적은 500억 달러에 그쳤다는 이달 초 외신 보도로 인한 해프닝이 방아쇠가 됐다.
회계상 매출 집계 방식의 차이일 뿐 실제 매출감소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AI 관련 수요가 급감했다는 우려는 불식됐으나, 한동안 잦아들었던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정점통과) 우려와 차익실현 욕구가 자극된 것이다.
지난 주말 사이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D램 메모리 기술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뤘다면서 올해 안에 이를 이용한 차세대 서버용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반도체나 전력 부족이 아닌 자금 조달이 AI 붐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의 경고 역시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병목 현상이 발생했지만, 그때마다 극복해왔다. 지금의 메모리 부족도 1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져 있을 수 있다"며 "최대 제약 요인은 자본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채권 금리 상승 등 전 세계적 고금리 기조가 AI 데이터 센터 등 인프라 투자를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오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고 미국 지수선물도 하락한 것은 AI 투자 수익성 우려와 글로벌 위험자산 비중 축소가 맞물린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브로드컴과 인텔 CEO의 자본조달 부담 관련 발언, 호주 AI 데이터센터 기업 퍼머스의 IPO 철회가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자극했고, 블랙록이 높은 국채수익률을 이유로 미국 주식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점도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때마침 삼성전자의 임직원 주식보상 목적 자사주 매입이 사실상 종료되고,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소각 역시 막바지에 이른 것도 국내 주식시장의 방어력을 크게 낮춘 요인으로 거론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7월 급락장 여파로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있고,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도 매수 여력이 제한되며 국내 주식시장은 이후 수급 공백에 시달려 왔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힘입은 기타법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그간 코스피 하단을 받치고 있었는데, 이달 들어 매수 강도가 부쩍 약화한 것이다.
이 시각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홀로 2조2천2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1조1천877억원, 기관은 7천924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기타법인도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지만 순매수 규모는 2천153억원에 그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과 한국의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매도 강도는 대만의 3배 이상"이라고 짚었다.
그는 올해 대만 가권지수 상승률이 70%를 넘어 코스피(51%·전일 종가 기준)를 넘어섰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단순히 주가가 많이 올라서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보기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허 연구원은 "관건은 외국인 매도 자체보다는 이를 상쇄해줄 국내 주식 수요 기반이 있느냐"라면서 "예컨대 올해 한국은행이 2번 금리를 인상한 것과 달리 대만은 금리를 올리지 않았고, 경제성장률은 11.5%에 이르지만 물가는 2% 초반이어서 대만 가계의 주식시장에 대해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기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수급이 취약한 까닭에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때마다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허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국내 반도체 지분율은 47.2%로, 2000년 이후 -1 표준편차 수준(47%)에 다가서고 있고, 지난주부터 미국금리 상승세도 주춤해지고 있다"면서 "변동성 높은 국내 증시 특성상 외국인 매도를 다 피하기는 어렵지만, 조만간 더 거칠어지지 않는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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