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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정책 조언 한국엔 안 맞아…미래대응기금 구조, 긍정 평가"
"내년 예산안 중립적"…올해 3.3% 성장 전망은 "보수적 예측"
(방콕=연합뉴스) 최지영 국제통화기금(IMF) 이사가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한 식당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방콕=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최지영 국제통화기금(IMF) 이사는 "다른 나라는 재정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데, 한국만 (반도체 호황 덕분에) 재정 여력이 유일하게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태국 방콕을 찾은 최 이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단과 만나 "다른 선진국과 너무 상황이 달라 한국만 IMF 논의에서 동떨어져 있다"며 "긍정적인 아이솔레이션(동떨어짐)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차총회 직전 발표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IMF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3%로 전망했다. 올해 7월 내놓은 성장률 전망(2.6%)보다 불과 석 달 새 0.7%포인트(p) 높여 잡은 것이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3.1%보다도 높다.
최 이사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글로벌 성장률보다 높아지는 것은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2016년 이후 처음"이라며 "중동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가 간의 무역 긴장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부정적인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성장률이 (뚜렷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IMF가 제시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정부가)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는 것이 반영된 건 아닌 것 같다"며 "그런 측면에서 약간 보수적(예측)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만 경제 성장이 드물게 '선방'하면서 IMF가 일반적으로 하는 정책 조언은 한국 상황에 들어맞지 않게 된 상황이라고 최 이사는 진단했다.
최 이사는 "IMF의 기본적인 정책 조언은 관세 문제나 유가 상승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있으니까 앞으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재정·통화정책 정책을 전반적으로 긴축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일반적인 조언 자체가 한국에 맞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신 최 이사는 "IMF에서 (한국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성장 잠재력에 관한 것"이라며 "다른 나라는 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갈 여력이 없는 것이고, 한국은 (그럴 여력이 있으니) 성장잠재력을 계속 키워나가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IMF 내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린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 모습.
한국의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선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태국장은 중립적으로 본다"며 "재정수입(총수입)이 많이 증가하지만, 재정지출(총지출) 증가율은 (그보다 낮은) 12.8%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국채를 상환하고, (일부는) 미래대응기금으로 상당히 많은 부분 적립한다"며 "어떻게 보면 (내년 예산안이) 긴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재정정책은 확장적, 통화정책은 긴축적이어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도 최 이사는 "재정정책이 확장적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 스리니바산 (IMF) 아태국장은 (한국의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의 주장처럼 추가 세수를 모두 국채 상환에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최 이사는 "어떤 기업이 갑자기 수입이 증가했다고 해서 부채를 다 갚는 것이 합리적인 재무관리는 아닐 수 있지 않으냐"며 "앞으로 기업이 더 성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수 있는 투자를 해나가야 한다는 데엔 공감대는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신설된 미래대응기금을 IMF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IMF 입장에서도 (구체적인) 내역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내년 지출의 일부, 60% 정도는 적립해나가는 구조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1월에 연례 협의가 시작되면 IMF 입장에서 그 부분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IMF의 시각이라고도 전했다.
최 이사는 "지금 AI 투자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대개 데이터센터인데, 데이터 센터 건설은 10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한다"며 "지금 막 투자가 일어나는데, 내후년에 확 망하고 그 투자가 의미 없어지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미국 AI 기업들 주가가 빠지는 것처럼 변동성은 있겠지만 길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AI와 관련한 IMF의 시각을 두고는 "기본적으로 호의적이지 않다"며 "AI로 생산성 향상이 단기적으로 일어나기보단 오히려 노동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방콕=연합뉴스) 최지영 국제통화기금(IMF) 이사가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한 식당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국가 부채 비율은 분모인 성장률을 확대해 낮춰야 한다는 설명도 했다.
앞서 IMF는 4월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이 올해 54.4%, 내년 56.6%로 전망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달 수정 전망에선 이 비율을 올해 47.3%와 내년 46.2%로 내려 잡았다.
최 이사는 "한국처럼 국가부채 비율이 GDP의 50% 언저리인 경우 성장을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국가부채 비율이 굉장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이 성장하는 국가는 국가채무 비율 자체를 집착해서 바라보기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혁신적인 데 투자하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채 비율 개선이 적극 재정의 성과로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AI 슈퍼 사이클 자체가 재정정책의 결과로써 이어진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중동 분쟁이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정부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국민들 삶은 더 좋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IMF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석유가격제를 포함해) 재정적인 측면에서 한국이 잘 대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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