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만이 아니다…'콜 오브 듀티' 논란의 역사

북한 남침 다룬 최신작에 이태원 참사 영상까지 등장

2009년 공항 테러 임무부터 케네디 암살 암시까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의 임무 '노 러시안'
[게임 화면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서구권의 인기 슈팅게임 '콜 오브 듀티'가 최신작에서 북한의 남한 침공을 소재로 삼고 이태원 참사 당시 영상까지 삽입해 논란을 빚으면서 이 시리즈가 과거에도 민감한 역사적 사건과 폭력적인 소재를 게임에 활용해 여러 차례 비판받았던 전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콜 오브 듀티'는 과거 공항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을 플레이어가 직접 경험하도록 하거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음모론을 게임에 반영해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 역사적 사건과 국제분쟁을 게임의 주요 소재로 활용하는 제작 방식이 반복되면서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 공항 총기 난사 테러범 시점까지…'노 러시안' 임무 논란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게임사 액티비전이 퍼블리싱하는 FPS 게임 프랜차이즈로, 2024년 기준 전 세계에서 누적 판매량 5억 장을 돌파했다.

'콜 오브 듀티'는 실제 군사 분쟁을 비튼 스토리라인으로 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각국에서 화젯거리를 몰고 다녔다.

지금도 회자하는 '콜 오브 듀티'의 최대 문제작은 2009년 나온 '모던 워페어 2'다.

'모던 워페어 2'에는 러시아 국수주의 테러범들이 미국과의 전쟁을 일으키고자 미국인으로 위장하고 자국 공항에서 총기 난사 테러를 벌이는 임무 '노 러시안(No Russian)'이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해당 임무에서 플레이어는 테러 조직에 잠입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시점으로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들을 자동 화기로 사살할 수 있었다.

이에 미국 주류 매체와 학부모 단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게임에 대한 규제를 촉구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콘솔 패키지 버전이 급히 회수되고, 문제의 임무가 아예 삭제된 버전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이어지는 임무에서는 러시아의 미국 침공으로 백악관을 포함한 워싱턴 D.C. 일대가 전쟁터가 되는 묘사도 나온다.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에 등장하는 피델 카스트로(왼쪽)
[게임 화면 캡처]

◇ 케네디 암살·카스트로 제거까지…실존 인물·국제분쟁 소재 논란

제작진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이나 전쟁을 묘사하는 데도 거리낌 없는 디자인 철학을 보여왔다.

2010년 작 '블랙 옵스'에서는 소련에 붙잡혀서 이중 첩자로 세뇌당한 주인공이 존 F. 케네디(1917∼1963) 대통령 암살에 개입했다는 암시가 나와 일부 미국 보수 매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플레이어가 쿠바의 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1926∼2016)를 암살하고자 파견되는 임무도 포함돼있어 쿠바 정부가 공식 성명을 내고 항의하기도 했다.

2019년 작 '모던 워페어'에서는 러시아가 인접국을 대대적으로 침공하는 내용이, 2022년에 나온 '모던 워페어 II'에서는 미국이 이란 공항을 공습해 혁명수비대 장군을 처치하는 임무가 나왔다.

이를 두고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제작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트럼프 정부의 이란 공습을 미리 예언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모던 워페어 4' 싱글플레이어 스토리를 총괄한 제프리 네거스 인피니티 워드 디렉터는 지난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던 워페어 시리즈는 항상 도발적인 DNA를 가진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게임 화면 캡처]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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