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분해] 항구만으론 부족하다…금융·관광까지 품는 남부 해양수도권

해수부 해양수도과, 부산·울산·경남 산업 연계 새로운 성장축 조성

기업 유치·인재 양성·정주 여건 개선…관계 부처·지자체 협업 추진

해수부 신청사 들어서는 부산 북항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 편집자 주 =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바다 안전부터 해양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해양수산 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그 역할과 중요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는 해양수산부와 소속 기관의 업무를 하나씩 '분해'해 살펴보는 기획 기사를 매주 1차례 송고합니다.]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우리나라의 인구와 산업, 주요 기업과 일자리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으로 사람과 자본이 몰리는 동안 지역은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라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정부가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전국을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나눠 육성하는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다.

이러한 전략 속에서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남부권은 항만과 해운·물류 산업을 기반으로 수도권에 대응할 새로운 성장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것도 남부권을 해양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해수부 해양수도조성과는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남부 해양수도권을 조성하고,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 해양수도권 대국민 보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양수도권이라는 개념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참고할 만한 해외 해양도시로는 싱가포르와 런던, 홍콩 등이 꼽힌다.

이들 도시는 해운·물류를 기반으로 금융과 전문서비스, 관광 등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키며 국제적인 해양도시로 성장했다.

정부가 구상하는 남부 해양수도권 역시 해운·물류 기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금융과 관광, 해사·사법 서비스 등 관련 산업과 기능을 집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부산은 해양산업을 바탕으로 해사 행정·사법과 금융 등 관련 서비스가 집적된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울산은 자동차 등 기존 제조업에 에너지와 항만 분야의 경쟁력을 더하고, 경남은 방산과 기계·전자, 조선업을 토대로 인공지능(AI) 전환 등 첨단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각 도시가 성장한 배경과 여건이 달라 해외 도시의 제도와 산업구조를 그대로 옮겨 올 수는 없다"며 "다만 해양산업과 관련 서비스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참고하되 부산·울산·경남의 산업 기반과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조선 재도약
[연합뉴스TV 제공]

현재 해양수도조성과는 이러한 구상을 구체적인 정책과 사업으로 옮기기 위한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핵심은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해양산업 인재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지역 상공회의소와 '해양수도권 조성 및 공동 투자유치 상생협약'을 맺고 내년부터 해양 인재 양성과 관련 기업의 실증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계기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을 우선 지원하는 등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협력한다는 취지다.

해수부 관계자는 "산업 기반이 갖춰져 있더라도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지역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 고도화공정(FCC)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양수도권을 조성하려면 기업 유치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과 인재가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교통망과 문화·여가시설, 의료, 주거 등 정주 여건도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각각이어서 정책을 유기적으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해양수도조성과가 현장의 수요를 파악하고 관계 기관과 협의해 필요한 사업과 추진 일정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 이유다.

실제 해양수도조성과에는 국무조정실과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부, 국토교통부, 부산시 등 관계 기관 직원들이 파견돼 함께 근무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주 여건은 단순한 생활 편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도 연결된다"며 "기업과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고 관계 부처와 지자체의 정책이 현장에서 연계되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 해양수도권 조성은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업 투자와 인재 정착,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이 꾸준히 이뤄져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남부 해양수도권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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