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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수확물 판로 막히고 대금 지급도 지연…정부에 수급 대책 촉구
(해남=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4일 오후 전남광주 해남군 송천리 한 배추밭에서 농민 백형진(45)씨가 수확을 앞둔 배추를 만져보며 상태를 살피고 있다. 가락시장 종합시황정보에 따르면 이날 배추 10㎏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4천79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8천808원보다 45.6% 낮았다. 전날 5천132원과 비교해도 6.6% 떨어졌다. 2026.11.4 mhk0226@yna.co.kr
(해남=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배춧값이 반토막 났는데 서울까지 보내놓고 값이 안 나오면 그 배추를 도로 가져올 수도 없잖아요."
4일 전남광주 해남군 산이면 송천리 한 배추밭.
수확을 코앞에 두고 속이 꽉 찬 배추들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얼굴에는 기쁨 대신 근심이 가득했다.
김장철에 맞춰 출하하려고 배추를 키웠는데 가격이 떨어져 팔아도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만2천평(약 3만9천600㎡) 규모로 농사를 짓는 백형진(45)씨는 배춧잎을 들춰보다가 "어떻게든 작업해서 시장에 보내야 하는데 손을 안 대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매에서 얼마를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배추를 뽑아 차량에 싣는 인건비와 운송비, 수수료까지 생각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백씨는 설명했다.
농민들을 더 불안하게 하는 건 흔들리는 밭떼기 거래(포전거래)다.
산지 상인이 배추를 미리 사들여 관리하고 수확·출하까지 맡는 방식인데, 가격 하락을 우려해 중도금 지급을 미루거나 계약을 포기하면서 농민들은 대금을 받지 못한 채 배추 관리까지 떠안게 됐다.
장용래(71)씨는 "상인들이 비료와 농약에 돈을 들이고도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며 "겨울 배추까지 본격적으로 나오면 값이 더 내려갈까 걱정인데, 농민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춧값이 폭락하게 된 것은 지난해 가격이 높게 형성되자 재배에 나선 농가가 늘었고, 올해는 태풍 피해 없이 작황까지 좋아 출하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올해 해남의 배추 재배 면적은 전국의 약 78%인 3천63㏊로, 이날 가락시장 배추 10㎏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4천792원으로 지난해 대비 45.6% 떨어지면서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남군농민회와 전국배추생산자협회 해남지회는 이날 산이면 송천리 배추밭에서 열고 정부에 배추 1천500㏊의 선제적 시장격리와 산지 폐기 지원 단가 현실화, 공공형 유통 플랫폼 도입 등 수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해남=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4일 오후 전남광주 해남군 송천리 한 배추밭에서 해남군농민회와 전국배추생산자협회 해남지회 관계자들이 정부의 선제적인 배추 수급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락시장 종합시황정보에 따르면 이날 배추 10㎏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4천79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8천808원보다 45.6% 낮았다. 전날 5천132원과 비교해도 6.6% 떨어졌다. 2026.11.4 mhk0226@yna.co.kr
수확을 앞두고 손실을 떠안게 된 처지는 인근 장흥의 쪽파 농가도 마찬가지다.
전날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에서는 쪽파 농민들이 트랙터 2대를 동원해 김장철 출하를 위해 키운 쪽파밭 5천453㎡를 갈아엎었다.
가락시장 쪽파 10㎏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이날 1만6천935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73.3% 떨어졌다.
농민들은 잦은 비로 쪽파가 웃자라 조기 출하가 몰린 데다 인건비와 운송비까지 부담하면 팔수록 손실이 커진다고 호소했다.
장흥군농민회 관계자는 "쪽파 생산원가는 3.3㎡당 약 6천원이지만 수확 비용조차 건지기 어렵다"며 "다음 농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산지 폐기 때 4천원이라도 보전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산지 폐기 지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비축과 소비 촉진으로 수급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원 단가를 기존 경영비 수준에서 경영비와 생산비의 중간 수준으로 인상했다"며 "과잉 공급 물량을 비축하고 김장 소비 촉진 행사 등을 통해 수요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mhk022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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