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AI 규제 강화되나…메모리 초호황 삼전닉스에 변수 부상

AI 신규 투자 속도조절 우려…반도체 업계 "수요 변동 예의주시"

미국 행정부·의회 엇박자에 대관전략 복잡…삼전닉스는 장기계약으로 완충

코스피, 미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하락 출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3.71포인트(1.82%) 내린 5580.09로 출발했다. 미국 반도체 지수 하락에 국내 반도체주도 하락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대, 6%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6.11.5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 강화가 실제로 이행될지 주목된다.

이 경우 현재 초호황을 누리는 국내 반도체 업계의 추후 실적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는 미국의 AI 투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규제 강화가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5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데 이어 텍사스, 조지아, 오하이오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이들 주의 주지사 당선인들은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의 일시 중단이나 건설 요건 강화를 공약했다. 전력·용수 사용 급증과 주민들의 공공요금 부담이 선거 쟁점으로 부상한 결과다.

특히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된 텍사스에서는 민주당의 지나 이노호사 당선인이 주민 보호를 위한 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데이터센터 신규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투자 계획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연방 차원의 규제 입법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지방정부가 인허가, 세제, 전력망 구축 등을 통해 개별 사업 추진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미국 빅테크들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다.

AI 데이터센터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탑재한 AI 가속기와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 기반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이 들어간다. 가동 시점이 밀리면 서버와 가속기 도입이 늦어지고 메모리 주문도 뒤로 밀리게 된다.

기업의 전력망 확충 비용 부담이 커지거나 세제 혜택이 줄어 사업성이 낮아지면 일부 프로젝트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주문의 감소보다 향후 추가 수요와 증설 계획에 있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SK하이닉스 HBM4E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SK하이닉스 부스에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4E(7세대)가 전시돼 있다. 2026.10.14 dwise@yna.co.kr

업계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주기적으로 제기돼 온 'AI 투자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규제만으로 반도체 성장세가 갑자기 꺾이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의 투자 흐름에 변화가 생기는 만큼 수요 변동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톰 오를릭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금융투자협회 웨비나에서 "이미 진행 중인 (메모리 반도체)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미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규제가 미국 전체의 AI 투자 축소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업자가 규제 부담이 덜한 지역으로 부지를 옮기거나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어서다.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AI 주도권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점도 AI 투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확대하고 있는 장기공급계약(LTA)은 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완충 장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에서 주요 고객사 14곳과 LTA를 체결했으며, 확보한 계약 물량이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대형 고객사 10곳과 메모리 장기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10곳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책 대응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국내 주요 그룹들이 미국 내 대관 조직과 로비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공화당 행정부와 민주당 의회 간 정책 충돌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민주당 의회가 행정부의 정책 추진을 견제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행정부와 의회 중 어디에 무게를 두고 누구와 협의해야 할지 대관 전략을 세우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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