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웨이브 쇼크 '검은 목요일'…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증시 급락(종합)

민주당 압승에 AI 개발·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조절 우려 부각

코스피·코스닥 급락에 '매도 사이드카'…AI 밸류체인 종목 '뚝'

코스피, 7개월만에 최저 수준…코스닥도 약 3개월만에 700선 무너져

미 블루웨이브 쇼크에 코스피·코스닥, 5%대 급락 마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본점 스크린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블루 웨이브)하면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로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각각 전거래일 대비 5% 넘게 하락한 5,383.80(5.28%), 678.41(5.11%)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 역시 전거래일 대비 각각 7.57%와 9.46% 하락해 201,500원과 1,264,000원을 기록했다. 2026.11.5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5일 국내 증시가 5% 넘게 급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기록한 것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메모리 업체들의 신규 발주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자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전력기기 등 AI 밸류체인 관련 종목들이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00.00포인트(5.28%) 내린 5,383.80으로 마감, 지난 4월 3일(5,337.30)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는 36.54포인트(5.11%) 내린 678.41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지난 7월 30일(644.78) 이후 약 3개월 만에 600대로 밀렸다.

이날 양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같은 날 두 시장에서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15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두 시장이 모두 급락한 것은 각 시장 대표 종목인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주가 큰 폭으로 내린 영향이 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는 각각 7.57%, 9.46% 내렸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8.35%(19만9천800원) 떨어지며 20만원 선을 밑돌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036930](-12.21%), 심텍[222800](-17.97%), 원익IPS[240810](-15.74%)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장비주의 하락세가 거셌다.

LS ELECTRIC[010120](-13.87%), 산일전기[062040](-17.23%), 효성중공업[298040](12.59%) 등 데이터센터 투자와 밀접한 전력기기 종목들도 크게 내렸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방의회 상·하원과 주지사 과반이 모두 민주당에 넘어간, 이른바 '블루웨이브'가 국내 증시에는 충격으로 다가온 모양새다.

시장 구조가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에 집중된 국내 증시의 경우 AI와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을 강조하는 민주당의 압승에 더 취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와 대만 가권지수는 장 후반 낙폭을 키워 각각 1.79%, 3.2% 하락 마감했지만, 국내 증시와 비교해 하락세가 약했다.

특히 텍사스와 오하이오 등 미국의 주요 데이터센터 투자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주지사로 당선되며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인허가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더욱 부각됐다.

일례로 텍사스는 2028년까지 미국에서 새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이 이번 선거로 확인되며 민주당이 관련 규제에 한층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 전역 45개 소규모 지역사회에서 데이터센터 금지 또는 제한 조치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물어본 결과, 대부분의 지역에서 75%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 가결됐다.

미 네오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신용위기를 계기로 지난달부터 AI 수익성 우려가 팽배했던 주식 시장에는 '블루웨이브'가 쇼크가 된 것이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엔비디아(-3.17%), 브로드컴(-2.00%), 마이크론(-7.00%), 샌디스크(-7.91%) 등이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에 크게 내렸다.

아마존(6.12%), 마이크로소프트(MS·6.68%), 알파벳(3.18%), 메타(1.44%) 등 빅테크는 상승했는데,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으로 과잉투자 우려가 완화돼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결과다.

김예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관련 법안이 실제 입법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데이터센터 관련 정책은 건설 저지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비용 부담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리스크는 연방이 아닌 주 단위 규제"라며 "텍사스의 경우 모라토리엄(건설 중단)을 공약한 민주당 주지사가 당선되면서 데이터센터 인허가 보류가 장기화하거나 공식 모라토리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데이터센터 확충이라는 큰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건설은 국가 성장 동력이기도 하지만, 해당 지역의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며 "데이터센터 건설을 오래 지연시키기보다는 개발 기업에 제공하던 세제 혜택을 축소하거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AI 인프라 수요에 일부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AI 중심의 성장 동력의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게 되면 AI 관련 성장주의 상승이 재개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인허가 규제는 신규 심사에 국한돼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의 지연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민주당도 AI 패권 경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주민 보상안이 마련된다면 대규모 지연 가능성은 작다"고 짚었다.

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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