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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998년 나온 액션 게임의 교과서, 현대 그래픽으로 리메이크
원작 게임 디자인 충실히 계승하되 조작감 현대화…메타크리틱서 96점
[게임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1998년 작 비디오 게임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의 핵심 소재는 시간여행이다.
주인공 링크가 시간의 신전에 꽂힌 검을 뽑으면 어른이 된 7년 후의 세계로 가고, 다시 검을 꽂으면 소년 시절로 돌아간다.
28년 전 '시간의 오카리나'로 현대 3D 액션 어드벤처의 문법을 정립했던 닌텐도가 2026년, 걸작의 리메이크라는 '마스터 소드'를 세월 속에서 뽑아 들었다.
한 세대가 바뀐 지금의 게이머들에게도 원작이 남긴 유산이 여전히 울림을 줄지, 지난 5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시간의 오카리나'를 직접 플레이해 보았다.
[게임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미려한 시각효과 위에서 재탄생한 하이랄의 세계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는 전설로 남은 원작의 레벨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계승했다.
지형지물 및 던전의 구조, 아이템과 몬스터의 배치, 퍼즐의 해결 방법, 숨겨진 재미 요소까지 거의 모든 디자인이 동일하다.
28년 전 게임의 공략 글이나 영상을 보고 리메이크도 그대로 깰 수 있을 정도다.
소소한 차이점도 있다. 잠을 자서 낮과 밤을 바꿀 수 있는 침대가 마을마다 생겼고, 공짜로 기술을 가르쳐주던 원작의 대요정들은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처럼 루피를 내라고 한다.
반면 연출, 인터페이스, 조작은 현대적인 3D 게임의 요소를 대거 도입해 일신했다.
시점 전환이 제약돼있던 원작과 달리,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어디서나 자유롭게 360도 전방향으로 카메라 회전이 가능하다.
원할 때마다 마음껏 점프가 가능하다는 점 또한 신규 플레이어에게는 당연한 요소지만, 원작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큰 변화로 다가온다.
[게임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템을 꺼내고 사용하는 방식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최고 히트작인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에서 정립된 조작법을 차용하고 있었다.
야외에서 건물 내부로 들어갈 때 로딩이 일절 없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도 인상적이다.
중요한 스토리 구간 대사는 성우[458650]의 풀 보이스 더빙이 들어가 있어 이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뇌리에 강렬하게 남은 점은 바로 닌텐도 스위치 2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시각효과다.
시간에 따라 실시간으로 바뀌는 광원 효과, 수면에 비치는 사물의 반사, 플레이어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흩날리는 수풀 등 눈이 즐겁다.
레벨 디자인이 오픈월드가 아닌 폐쇄형 디자인이고, 구세대 기종과의 호환을 고려할 필요 없이 개발된 작품이기에 구현 가능한 시각효과다.
이목구비를 포함해 얼굴 굴곡이 훨씬 뚜렷해진 링크와 젤다 공주의 모습은 이질감이 들었지만, 계속해서 보다 보면 적응이 되는 편이다.
[게임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명작 변주 대신 충실한 재현 택한 닌텐도의 선택
'시간의 오카리나'는 게임업계의 '장인'이라 불리는 닌텐도의 일관된 구작 리메이크 기조를 잘 보여준다.
닌텐도가 앞서 선보인 슈퍼 마리오 시리즈, 포켓몬스터 시리즈 리메이크 또한 원작의 '완벽한' 레벨 디자인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되, 시각효과와 인터페이스는 정교하게 재해석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제작진은 이미 수십 년간 플레이되며 3D 액션 게임의 교과서 역할을 해온 작품에 굳이 더하기나 빼기를 하기보다는, 현대적인 외피로 계승하는 쪽을 택했다.
완벽한 원작을 계승한 탓일까,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는 출시 직후 종합 평점 집계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올해 출시된 대작 게임 중 최고점인 96점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충실한 재현은 관점에 따라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원작을 이미 해 봤거나 3D 액션 게임 문법에 익숙한 게이머에게 '시간의 오카리나'는 지나치게 쉽고 단순한 게임처럼 느껴질 공산이 크다.
게임을 못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만큼 현대 액션 게임들이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최초로 등장한 요소를 차용해 복잡하게 변주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작을 플레이한 지 오래된 이들,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알아도 '시간의 오카리나'를 해본 적은 없는 사람들, 비디오 게임 자체를 배워 가는 초심자 모두에게 게임 속 링크의 여정은 새로운 발견과 놀라움으로 가득한 시간여행이 될 것이다.
[게임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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