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AG 육상 장민호 "여자친구 응원 큰 힘…세계신기록 도전"

한국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 이어 장애인 AG에도 연달아 출격

시야 불편함 속 장애인 AG 100m·400m 금메달 노린다

가는 길이 험하더라도
(이천=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육상 장민호가 훈련하고 있다. 2026.10.6 pdj6635@yna.co.kr

(이천=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두 아시안게임 무대를 연이어 밟는 이색 이력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단연 주목받는 선수는 육상 장민호(29·안양시청·스포츠등급 T13)다.

그런 그가 내려놓았던 육상의 꿈을 다시 붙잡고 두 대회의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그의 곁엔 수많은 조력자가 있었다.

장민호는 6일 경기 이천선수촌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제 입촌해서 오늘 훈련을 시작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제게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는 중요한 대회"라며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1,600m 계주 주자로 뛰었고, 이달 18∼24일 열리는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남자 100m와 400m에 나선다. 한국 선수로선 처음으로 두 대회에 연이어 출전한다.

시야가 좁아지는 망막 색소 변성증을 앓는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국가대표에 모두 선발될 만큼 기량을 끌어올렸다.

장민호는 어릴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지만, 학창 시절 실력의 한계를 느껴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대학 졸업 후 초등학생들을 지도하고 체대 입시·수영 강사 등으로 일했다.

학생들이 출전하는 대회와 전지훈련을 따라갈 때면 직접 뛰고 싶었지만 생계 때문에 선뜻 도전하지 못했다.

그런 그를 다시 출발선으로 이끈 사람은 현재의 여자친구다.

초등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때 알게 된 특수교사로, 당시에는 친구 사이였다.

장민호가 3년 전 무렵 재도전을 고민하자 여자친구는 그에게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언제 해보겠나,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인터뷰하는 장민호
(이천=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육상 장민호가 인터뷰하고 있다. 2026.10.6 pdj6635@yna.co.kr

장민호 "여자친구가 응원을 많이 해줘서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며 "3년 만에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매사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누가 먼저 좋아했느냐'란 질문에 그는 "제가 좋아해서 많이 따라다녔다"고 수줍게 말했다.

육상에 다시 뛰어들었지만, 훈련에 집중하면서 생계까지 꾸리기는 쉽지 않았다. 이때도 은인들의 도움이 이어졌다.

육상 국가대표 출신 오경수 코치는 자신이 운영하는 센터에서 오전에는 훈련하고 이후에는 일하며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현 소속팀 안양시청도 무소속이던 그에게 소속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기회를 줬고, 이후 정식으로 영입했다.

장애인 국제대회 출전 준비에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안과 의사는 국제 스포츠등급 분류에 필요한 영문 진료 서류를 신속히 마련해줬고, 경기단체와 대표팀은 출전 절차를 도왔다.

도움을 받으며 꿈을 키운 장민호는 이제 누군가에게 도전할 용기를 주는 선수가 됐다.

장애를 갖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사연이 알려지자 같은 질환을 앓는 사람들과 다시 운동선수에 도전하고 싶다는 이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그는 "저와 같은 병을 가진 분들에게도 연락이 왔다. 다른 장애가 있지만 저처럼 다시 운동선수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분들도 있었다"며 "그런 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민호에게 400m 훈련은 고통을 견디는 과정이다. 고강도 훈련 뒤에는 안압이 올라 시야가 흐려져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건 기록이 자신의 성장을 가장 선명하게 증명하기 때문이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금메달과 세계신기록이다. 이번 대회에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 한다.

그는 "육상의 매력은 제 한계를 뛰어넘는 과정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게 제겐 매력적"이라며 "출발선에 서면 항상 최선을 다해서 신기록을 목표로 달린다. 이번에도 신기록을 목표로 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발언하는 육상 장민호
(이천=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기자회견에서 육상 장민호가 발언하고 있다. 2026.10.6 pdj6635@yna.co.kr

mov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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