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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년 만에 급반등한 최원준…"지난해, 심리적으로 쫓겼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건 아내…힘든 시기에 응원해줘서 버텼다"
[촬영 김경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 외야수 최원준(29)은 불과 1년 전 모자에 여러 단어를 적어 놓고 경기에 나섰다.
'초심', '행복', '웃자', '즐겁게', 등번호 '16', 그리고 자신의 이름과 아내의 이름 이니셜을 합친 'YWJ'였다.
밝고 긍정적인 단어를 모자에 새긴 건 역설적으로 당시 최원준이 처한 상황이 어둡고 힘겨웠기 때문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뒀던 최원준은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타격 부진에 빠졌고, 수비에서도 잦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KIA 타이거즈에서 1, 2군을 오르내리다가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됐고, 결국 타율 0.242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FA 시장에서도 최원준을 향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시장의 시선은 강백호(현 한화 이글스), 박찬호(현 두산 베어스) 등 대어급 선수들에게 쏠렸다.
그때 kt가 최원준에게 손을 내밀었다. 계약기간 4년 총액 48억원을 안겼다.
적지 않은 금액이었으나 당시 만 35세의 외야수 박해민(LG 트윈스)이 4년 65억원에 계약한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규모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일각에선 kt가 과도한 지출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원준의 최근 성적과 기량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kt의 생각은 달랐다. kt는 최원준이 2025년 얼마나 큰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렸는지 잘 알고 있었다.
부담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난다면 충분히 제 기량을 되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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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원준은 올 시즌 kt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1년 전 모자에 썼던 단어처럼 '초심'을 되찾았고, '행복'하고 '즐겁게', '웃음'을 띄고 뛰었다.
이니셜의 내용은 살짝 바뀌었다. 최원준은 아내의 이름과 함께 지난 8월에 태어난 딸의 이름을 가슴 속에 새기고 뛴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최원준은 마침내 프로야구의 새 역사까지 썼다.
그는 7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안타 3개를 추가해 시즌 안타를 204개로 늘렸다.
2014년 201안타를 쳤던 서건창, 2024년 202안타를 쳤던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를 넘어 한 시즌 최다 안타 새 역사를 썼다.
공교롭게도 레이예스 역시 이날 203번째 안타를 쳐 두 선수의 안타 신기록 도전 경쟁은 계속됐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최원준은 예전처럼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7일 경기 후 연합뉴스 질의에 "작년엔 예비 FA라는 점 때문에 부담이 커서 심리적으로 많이 쫓겼다"며 "지금은 심적으로 많이 달라졌다"고 올해 반등의 배경을 전했다.
이후 "사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200안타 기록이 신경 쓰였다"며 "생각보다 빨리 기록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기 때문에 뜻깊은 기록이다"라며 "안타 1위보다는 서건창 형의 기록을 넘고 싶었는데, 넘을 수 있어서 영광이고 기뻤다. 국내 선수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건 상당히 크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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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웠던 시간을 함께 견뎌준 가족을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내가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아내"라며 "힘든 시기에도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응원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딸까지 태어나면서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 가족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쓴 최원준이지만 최다 안타 타이틀과 최우수선수상(MVP) 경쟁에선 다소 불리하다.
최원준은 올 시즌 단 두 경기를 남겨둔 반면, 레이예스는 4경기를 더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원준은 타이틀 경쟁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레이예스는 남은 경기가 더 많아서 역대 최다 안타 기록 달성은 힘들 것 같다"며 "레이예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MVP에 관한 욕심이 없는지 묻는 말엔 "신기록을 세웠으니 도전해볼 만하지만, 레이예스가 있어서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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