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정우의 9구 볼넷, LG 카라스코 무너뜨린 시발점

더 멀리 달아나는 KIA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초 2사 1,2루에서 KIA 박정우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6.10.20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잠실구장 마지막 경기가 된 20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은 선발투수만 놓고 비교할 때 LG 트윈스의 반격이 예상됐다.

LG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112승을 거둔 백전노장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KIA 타이거즈 타선을 봉쇄해 시리즈 흐름을 돌려줄 것을 기대했다.

반면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투수 시라카와 게이쇼의 1·2회 상태를 보고 필요하면 빨리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시라카와는 5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으며 4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카라스코는 불과 1⅓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2개로 5실점(4자책) 하고 강판당했다.

LG가 철석같이 믿었던 카라스코가 2회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배경에는 KIA 1번 타자 박정우의 역할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

1점 추가하는 KIA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초 2사 1,2루에서 KIA 박정우가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10.20 jieunlee@yna.co.kr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정우는 배트를 짧게 잡고 파울 4개를 걷어내는 등 9구 접전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카라스코 입장에서는 시작하자마자 힘이 빠지는 장면이었다.

1번 타자가 투구 수를 늘리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상대 선발을 심리적으로도 압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후속 타자들도 구질을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KBO 공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26시즌 KBO리그 타석당 평균 투구 수는 3.90개다.

KIA는 올 시즌 3.85개로 평균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이날 박정우의 끈질긴 승부는 초반부터 카라스코를 흔들었다.

카라스코는 1회를 실점 없이 막았지만, 박정우 때문에 18개의 공을 던졌다.

마운드 내려오는 카라스코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LG 선발 투수 카라스코가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2026.10.20 ondol@yna.co.kr

그리고 2회초 1사 후 문정빈의 실책이 나오자 카라스코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김규성에게 중전안타, 하주석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자초했다.

카라스코가 일찌감치 찾아온 위기에서 다시 만난 타자는 박정우였다.

2회에 두 번째 타석에 나선 박정우는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바깥쪽 141㎞ 컷패스트볼을 가볍게 밀어 쳐 선취점을 뽑았다.

이 안타가 터지자 염경엽 LG 감독은 카라스코를 곧바로 교체했다.

잠실구장 분위기가 완전히 KIA 쪽으로 쏠리는 순간이었다.

1회초 선두타자로 9구 볼넷을 얻은 박정우의 투혼은 솔로홈런 두 방을 터뜨린 나성범과 쐐기를 박는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린 김도영 못지않게 값진 활약이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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