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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3년 차에 '10년 만의 우승' 지휘…"리그 우승은 큰 계획 중 하나"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4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FC서울과 강원FC의 경기에서 FC서울이 승리해 우승을 확정 짓고 선수들이 김기동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26.10.24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감독들의 무덤'인 곳에 왔다. 그러나 3년 안에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2024시즌 FC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빅클럽임에도 긴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구단을 이끌며 "3년 안에 서울의 찬란했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숱한 의구심과 야유를 딛고 그 약속을 완벽하게 지켰다.
서울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정규라운드 최종전인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승점 67(20승 7무 6패)을 확보하며 안방에서 우승 축포를 쏘아 올렸다.
우승 세리머니를 만끽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 감독은 "2024년 1월 이 자리에서 '찬란했던 영광을 되찾겠다, 3년 안에 우승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감독으로서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해 기쁘고, 무엇보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가장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4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FC서울과 강원FC의 경기에서 FC서울이 승리해 우승을 확정 짓고 선수단이 팬들과 우승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10.24 jjaeck9@yna.co.kr
이번 우승은 전신인 안양 LG 시절을 포함해 구단 통산 7번째이자, 2016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되찾은 최정상의 자리다.
김 감독 개인에게도 뜻깊은 기록이다. 그의 사령탑 커리어에서 1부리그 정규리그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막 우승을 확정 지은 사령탑치고는 비교적 차분하고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는 "우승했다고 해서 기분이 크게 들뜨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감독으로서 어느 정도 (우승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리그 우승은 여러 계획 중 하나의 목표를 이룬 것이라 상당히 기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그 우승이 '큰 계획 중 하나'일 뿐이라면 더 큰 목표는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감독은 "그건 안 알려주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K리그 연속 우승이 그 과정 안에 있을 수도 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이 목표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목표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부임 3년 차인 올해 영광을 누리기까지 그가 걸어온 여정은 절대 순탄치 않았다.
포항 시절 한정된 자원으로 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 큰 기대를 받고 서울 지휘봉을 잡았으나 부임 첫해 4위에 이어 지난해 6위에 머물며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7월 팀의 상징과도 같던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이 포항으로 이적하면서 팬심이 거세게 요동쳤고, 김 감독을 향한 매서운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감독은 "모든 비난은 내가 목표를 이뤄냈을 때 하나의 서사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감독은 결국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버텼다"고 돌아봤다.
지난 3년간 서울을 이끌며 지켜온 지도 철학과 그간의 고민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인기 있는 스타 선수를 데려와서 관중을 모을 것인지, 아니면 정말 탄탄한 팀을 만들고 성적을 내서 팬들의 관심을 끌어올 것인지 구단이 방향성을 잘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고, 그 부분에 대해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은 K리그를 주도해야 하는 구단이고 가장 관중이 많은 구단이다. 팬들을 더 끌어모으기 위해 계속 우승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제시 린가드처럼 이름값 있는 선수가 와야 하는 건지 명확한 방향성을 정하고 가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고마운 사람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구)성윤이부터 클리말라까지 모든 선수가 고마워 한 명만 꼽기는 어렵다"면서도 묵묵히 응원해준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를 하는 지금까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이제 식상할 정도"라며 "2024년 서울 부임 후 첫 경기였던 인천전에 온 이후로 한 번도 경기장을 찾지 않던 아내가 오늘 경기장에 왔다. 우승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를 함께해 줘서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아내가 '당신은 축구 빼면 인생의 낙이 없는 것 같다'고 걱정하는데, 이 자리에서 내려오기 싫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말을 아껴온 구단과의 재계약과 관련해서도 명확한 확답은 피했지만, 긍정적인 속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좋은 틀을 마련해 놨고,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정말 기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서울에서 오래 지휘봉을 잡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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