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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차전 부진 뒤 일기장 쓰며 반성…"인생은 짧다, 다음 페이지로"
박진만 감독 "페덱이 복수하고 싶다며 4차전 등판 흔쾌히 수락"
[촬영 이대호]
(전남광주=연합뉴스) 유지호 이대호 기자 = "KIA를 상대로 세 번 싸워 모두 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고, 다시 투수판을 밟을 때는 반드시 조정해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사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설욕전에 나선다.
페덱은 30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1차전 패배 후 2, 3차전을 내리 잡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삼성은 페덱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을 노린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5실점 후 KIA 카스트로 타석을 앞두고 강판 당하고 있다. 2026.10.26 psik@yna.co.kr
페덱은 26일 대구에서 열린 PO 1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⅔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5피안타(2홈런) 2볼넷 5실점으로 무너져 패전 투수가 됐다.
평소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나흘을 쉬고 5차전에 등판하는 일정이지만,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마무리 김재윤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사흘만 쉬고 4차전 선발 중책을 맡게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9일 3차전 승리 직후 페덱의 4차전 선발 등판을 예고하며 "정규시즌은 관리해주며 치르는 장기 레이스지만, 포스트시즌은 상황마다 엔트리에 있는 전력을 다 쏟아야 하는 단기 레이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페덱에게 이런 상황을 이야기했더니 본인도 1차전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어 복수하고 싶다며 흔쾌히 수락했다. 몸 상태에 문제만 없다면 충분히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 대 KIA 타이거즈 1차전. 1회 초 삼성 선발투수 크리스 페덱이 역투하고 있다. 2026.10.26 mon@yna.co.kr
페덱 역시 등판이 확정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재등판을 준비하며 칼을 갈고 있었다.
그는 1차전 강판 당시 자책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팀의 에이스에게 기대하는 바는 마운드에 나가 이기는 것인데, 특히 플레이오프 같은 중요한 무대에서 결과를 내지 못해 무척 속상했다"면서도 "하지만 인생은 짧고, 빨리 다음 페이지로 넘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털어놨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택한 방법은 기록과 복기였다.
(대구=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 대 KIA 타이거즈 1차전. 5회 초 2사 때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강판 당하고 있다. 2026.10.26 mon@yna.co.kr
페덱은 "시리즈 후반부를 대비해 내가 개선해야 할 점들을 일기장에 적어 내려가며 스스로를 돌아봤다"며 "KIA를 상대로 3전 3패(정규시즌 2패, PO 1패)에 그쳤다는 점은 개인적인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 마운드에 설 때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동료 원태인의 농담도 페덱의 투지를 깨우는 자극제가 됐다.
원태인은 1차전이 끝난 뒤 페덱에게 '네가 일찍 무너지는 바람에 세이브를 하지 못했다. 다음에 만회할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며 농담 섞인 격려를 건넸고, 실제로 2, 3차전 팀 승리에 기여하며 페덱에게 4차전 설욕의 무대를 열어줬다.
페덱은 "원태인이 KBO리그 데뷔 첫해 이후 7년 동안 불펜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고 들었다"며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자발적으로 나서서 오래 하지 않던 보직을 소화해 낸 자체가 대단한 일이고, 2차전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 시리즈 첫 승을 지켜낸 건 팀에 엄청난 의미였다"고 치켜세웠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역투하고 있다. 2026.10.26 psik@yna.co.kr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절이던 2020년(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2023년(미네소타 트윈스)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던 페덱에게도 한국의 가을야구 열기는 특별하다.
그는 "점수와 상관없이 홈과 원정 팬 모두가 깃발을 흔들며 응원하는 모습에서 선수들이 에너지를 얻는다. 확실히 미국보다 한국의 응원 소리가 더 크다"고 감탄했다.
이어 "압박감은 곧 특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포스트시즌을 치렀던 2020년에는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힘들었다"며 "1차전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삼성 팬들이 내 이름을 연호해 주며 보내준 에너지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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