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전 생각보다 더 중요한 이유! “한국, 아시아 1티어가 맞긴 할까?” 질문에 답해야 할 때

손흥민. 서형권 기자
손흥민.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타 대륙 상대 경쟁력만 신경 쓰지 말고 아시아 상대 경쟁력부터 갖춰야 한다. 한국에 이어 ‘아시아 2티어’로 올라온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가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은 6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갖는다. 앞선 2경기에서 이란에 3-1, 시리아에 4-1 연승을 거둔 우즈베키스탄은 현재 상승세다. 지난 여름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전패로 탈락하긴 했지만 사상 첫 본선 진출 대회에서 나름대로 경쟁력을 보여준 대목도 있었다.

이번 경기의 의미에 대해 ‘이번 4연전 중 에콰도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에 비해 약한 상대’ 정도로 가볍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그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 일단 한국이 속한 대륙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지 가늠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내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시안컵이 열리기 때문에 아시아 내 경쟁력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객관적 전력이 아시아 최강국 중 하나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문제는 다른 아시아 강국과 맞대결해 확인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23 아시안컵(실제로는 2024년 1월 개최) 이후 거의 3년이 지나는 동안 아시아 팀과 가진 대결은 대부분 월드컵 예선과 동아시안컵(E-1 챔피언십)이었다. 월드컵 예선은 한국이 톱시드 팀이므로 다른 강팀을 만날 일이 드물고, 조편성에서 강팀을 피하기까지 하면서 한 수 아래 중동 팀만 여럿 상대했다. 동아시안컵의 경우 유럽파를 빼고 임하기 때문에 반쪽짜리 한일전만 벌어진다.

한국은 갈수록 아시아팀과 평가전을 꺼리고 다른 대륙을 중시하는 추세인데, 이로 인해 아시아 강팀과 맞대결은 보기 힘들어졌다. 단적인 예가 한일전이다. 손흥민이 15년간 A매치 152경기를 치렀는데 한일전 선발 출장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손흥민은 만 18세 때 열린 2011 아시안컵에 조커로 출격한 것이 유일한 A대표 일본전 기록이다. 손흥민 데뷔 이래 한일전은 총 9차례 열렸는데 그 중 6경기가 동아시안컵이었고 평가전 두 번은 손흥민 없이 치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역시 매우 오랜만이다. 적극적인 유망주 정책을 통해 한국의 전력을 추격해오기 시작한 뒤로는 처음 맞대결한다. 역대전적에서 한국이 11승 4무 1패로 압도하고 있긴 한데, 맞대결한지 거의 8년이나 지났다. 그사이 우즈베키스탄 전력은 괄목상대할 정도로 향상됐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다른 대륙과의 평가전을 더 선호한다. 목표는 월드컵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납득이 되는 노선이다. 그러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전력이 한국을 추격하는 가운데 대륙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기회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르긴 했으나 조별리그에서 1승 2무, 16강 승부차기 승, 8강 연장전 승에서 보듯 한국이 압도한 경기는 거의 없었다.

엘도르 쇼무로도프(우즈베키스탄). 게티이미지코리아 
엘도르 쇼무로도프(우즈베키스탄).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시아 최강임을 당연시하면서 시선을 타 대륙으로 고정시키는 게 아니라, 아시아 안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종종 파악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이 보여주는 느슨한 경기는 아시아에서도 강팀을 만나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사실을 눈으로 확인해야 경각심이 생긴다. 평가전에서 졸전을 반복해도 코트디부아르와 오스트리아 상대로는 체감이 잘 되지 않는다. ‘예방주사’ 같은 추상적 표현으로 경각심 없이 넘어가기 쉽다. 만약 아시아팀 상대로 쩔쩔매 ‘우리 대륙에서도 2티어로 내려갈 위기’라는 생각이 들면 체감이 확 될 수 있다. 반대로 잘 치른다면 그나마 대륙 내 경쟁력은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그런 면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최적의 상대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전패로 탈락하긴 했지만 무기력한 탈락이 아니라 나름 경쟁력을 보이다 떨어진 모습이었다. 몇몇 포지션은 한국보다 강하다. 최전방의 엘도르 쇼무로도프는 슈퍼스타 공격수가 우글거리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서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다.

세대교체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도 한국에는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파비오 칸나바로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이번 선수단 33명 중 23세 이하를 19명이나 포함했다. 그 중 5명은 아시안게임과 겹치면서 실제로 소집되지 않았지만, 이들을 빼도 28명 중 14명이 23세 이하다. 30명 중 김민수 단 1명만 23세 이하였던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만약 우즈베키스탄이 서툴어도 패기 넘치는 선수들로 이번 한국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한국도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교훈을 갖게 된다.

물론 우즈베키스탄이 과거보다 강해졌다고 해서 이미 궤도에 오른 팀은 아니다. 특히 원정경기에서 유독 약하다. 2024년 말 라오스에서 북한을 잡아낸 뒤, 원정 및 중립지역에서 열린 경기는 1승 3무 6패로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여기에는 월드컵 직전 평가전과 조별리그에서 5연패를 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칸나바로 감독은 전술적으로 그리 높은 평가를 받은 적이 없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서형권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서형권 기자

우즈베키스탄 현지 매체들은 압두코디르 후사노프, 아보스베크 파이줄라에프, 엘도르 쇼무로도프 등 간판 스타들이 한국 상대로 대부분 출장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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