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찬합’처럼 등장한 ‘빈 걸개’… ‘13경기 2승’ 벼랑 끝에 몰린 부산 승격 도전 [케현장]

부산 원정석에 걸린 빈 걸개. 서형권 기자
부산 원정석에 걸린 빈 걸개.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파주] 김희준 기자= 부산아이파크 응원석에 ‘빈 걸개’가 등장했다. 부산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0일 파주스타디움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28라운드를 치른 부산이 파주프런티어와 1-1로 비겼다. 부산은 승점 42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부산은 이번 경기 승리가 절실했다. 부산은 월드컵 휴식기 전 14경기 10승 2무 2패로 리그 1위를 질주했다. 획득한 승점만 32점으로, 2021년 이후 염원하던 승격의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월드컵 휴식기 이후 부산은 끝모를 부진의 늪에 빠졌다. 파주와 경기 전까지 부산은 12경기 2승 3무 7패로 승점 9 획득에 그쳤다. 해당 기간만 놓고 보면 부산은 17팀 중 15위에 그쳤다. 부산 밑에는 김해FC2008(승점 7)과 천안시티FC(승점 4)밖에 없었다.

여기에 8골 4도움으로 주포 역할을 했던 크리스찬이 음주운전 적발로 시즌아웃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원래 1위였던 전체 리그 순위도 6위까지 처졌다. 27라운드 종료 기준으로 부산과 7위 김포FC의 격차는 6점이었다. 한두 경기 더 삐끗한다면 승격 플레이오프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부진이 길어진 만큼 부산 팬들도 여러 방법으로 부산에 불만을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부산이 7경기 무승을 기록하자 팬들은 지난달 5일 안산그리너스전을 앞두고 메인 걸개를 제외한 모든 응원 걸개를 철거했으며, 메인 걸개인 ‘PRIDE OF PUSAN’도 뒤집은 채로 걸어 구단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해당 경기에서 부산이 0-1로 패배하며 민심이 더욱 악화됐다.

이번 경기에는 아예 ‘빈 걸개’가 등장했다. 아무 문구도 적히지 않은 흰 걸개가 부산 원정석 난간에 걸려있었다. 부산 팬들은 구단에 ‘응원할 가치가 없다’라는 강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어떤 면에서는 욕설이나 부정적 언어가 담긴 걸개보다 더욱 충격적인 걸개라 할 수 있었다.

부산은 이날 승리를 위해 다시금 스리백을 들고 나왔으나 무승부에 그쳤다. 전반에는 파주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후반 10분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을 탈취한 뒤 백가온의 크로스에 이은 김세훈의 득점으로 결실도 맺었다. 그러나 부산은 이후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파주에 거듭 공격을 허용한 끝에 후반 추가시간 2분 보르하 바스톤의 백헤더에 일격을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부산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선제골을 넣은 7경기에서 2승 2무 3패를 기록했다. 꾸준한 경기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부산에 반등은 요원하다.

경기 전에도 전술 변화와 함께 정신무장을 강조했던 조성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1-0으로 리드했음에도 그간 계속 이기지 못하는 경기를 한 탓에 선수들이 여유로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계속 쫓기다 보면 강박관념이 생길 수 있다. 전술도 중요하고, 체력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도 극복해야 한다”라며 “앞서 말한 부분들을 염두하고 철저하게,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경기 실점도, 득점도 할 수 있는데 계속 악수를 두는 상황이 생긴다”라며 선수단과 함께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천만다행으로 부산을 추격하는 팀들이 나란히 주춤하며 부산에 이전보다 나은 환경이 조성됐다. 9일에는 김포는 서울이랜드에 0-1로 패했고, 10일 충남아산은 김해와 1-1로 비겼다. 경남도 천안에 0-1로 일격을 당했다. 부산은 무승부에 그쳤음에도 7위와 격차가 6점에서 7점으로 벌어졌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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