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천안 132일 무승 탈출기… 한끗 차 극복한 '둘리표 묘수'와 '투혼'의 결과물 [케현장]

윌리안(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윌리안(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풋볼리스트=천안] 김진혁 기자= 천안시티FC가 132일간의 무승을 끊었다. 경기 종료 후 몇몇 선수들은 오열에 가까운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의 설움을 털어냈다. 박진섭 감독의 묘수와 선수단 투혼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지난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28라운드를 치른 천안시티FC가 경남FC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천안은 5승 11무 11패(승점 26)로 14위, 경남은 8승 10무 8패(승점 34)로 9위 유지했다.

천안이 13경기 무승을 겪었다. 지난 5월 안산그리너스 원정 승리 이후 천안은 5개월째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더욱 답답했던 건 한끗 차 결과였다. 13경기 동안 헤매던 중 천안은 2실점 이상 대패를 겪은 적 없었다. 매 경기가 1골 차 패 혹은 무승부였다. 말 그대로 '한끗'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가 132일 동안 이어졌다.

차라리 대패 결과가 잦았다면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해칠 여력이 있었는데 '경기력은 괜찮은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라는 명제가 반복되다보니 과감한 해법을 제시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전반기 한 자릿수 순위권을 오가던 천안의 위치는 하위권까지 추락했다.

경남전 직전 3주의 휴식기가 좋은 발판이 됐다. 9, 10월 통합 A매치로 얻은 3주의 시간 동안 박 감독은 팀 전형을 과감히 손봤다. 기존 3-4-3 형태의 스리백에서 포백 형태로 수정했다. 공격 전술도 부족한 스트라이커 자원을 쥐어짜기보다 기술과 속도감이 있는 공격진을 중심으로 '속공' 위주 전략을 짰다. 줄어든 후방 숫자를 그대로 전방에 더하면서 '버티기가 아닌 맞서는' 형태로 접근법을 바꿨다.

윌리안(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윌리안(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박 감독의 묘책은 휴식기 이후 경남전 그대로 나타났다. 박창우, 권용승, 최규백, 정지황이 포백을 구축했고 전방에는 윌리안, 라마스, 툰가라가 첫 선발 호흡을 맞췄다. 후방에서 복잡한 빌드업보다는 전방으로 빠르게 공을 처리한 뒤 기술 좋은 외국인 공격진으로 승부를 보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통했다. 후반 10분 높은 위치에서 공을 잡은 윌리안이 홀몸으로 상대 수비를 흔든 뒤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경기 중 천안 선수단의 투지도 대단했다. 후반 초반 선제골을 뽑았다는 건 역공을 당할 남은 시간도 많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천안은 13경기 동안 발목 잡던 '한끗'을 남다른 의지로 극복했다. 추가시간까지 수비 조직력이 큰 흔들림없이 유지됐다. 불가피하게 내준 몇 차례 유효 슈팅도 박대한이 슈퍼세이브하면서 방어했다. 1골 때문에 시달리던 천안이 1골 덕분에 승점 3점과 함께 무승을 탈출했다.

박대한(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박대한(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경기 종료 후 눈물을 보이는 선수도 있었다. 풀타임 소화한 풀백 박창우는 그동안 설움을 토해내듯 박 감독과 주변 동료들에게 안겨 오열했다.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경기 끝나고 눈물 흘리는 친구들도 있었다.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동안 잘 동기부여가 돼서 그런 힘들이 하나씩 모여서 오늘 1승을 할 수 있었다"라며 힘든 시간을 버틴 선수단에게 고마운 마음을 돌렸다.

무실점을 지킨 박대한도 "경기 끝나고 쓰러지는 선수들도 봤고 울고 있는 선수들도 봤다. 정말 감격스러워하는 걸 봤다. 팬분들께도 미안했는데 오늘 홈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이길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라며 "나도 울컥했다"라고 밝혔다.

천안은 휴식 라운드 이후 오는 25일 안산과 30라운드를 치른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박 감독은 시즌 전 목표로 '한 자릿수 순위'를 각오했다. 현 9위 경남과 격차는 8점이다. 쉽지 않은 차이지만, 박 감독은 이번 '1승'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1승으로 끝날 게 아니다. 경기력도 나아져야 한다. 남은 경기 다 승리하도록 잘 준비하겠다. 김해, 안산가 약한 팀은 아니다. K리그2는 어느 팀 하나 약하지 않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과 내겠다"라고 포부했다.

사진= 천안시티FC 제공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