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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천안] 김진혁 기자= 연령별 대표팀 준우승 신화를 쓴 유망주가 어느덧 어엿한 프로팀 부주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의 시간이 꼭 만족으로 귀결되란 법은 없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고 표현한 천안시티FC 이상준이 지나간 7년을 소회했다.
1999년생 이상준은 2019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다. 당시 정정용 감독이 이끌던 U20 대표팀에서 빠른 발을 활용한 쏠쏠한 자원으로 활용됐다. 많은 경기를 뛴 건 아니었지만, 당시 ‘황금세대’로 평가되는 선수단의 일원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이상준의 잠재력은 입증됐다. 그로부터 7년이 흘렀다. 어느새 이상준은 유망주 신분을 벗어나 어엿한 프로팀 주축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K리그2 천안시티FC 부주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본인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야 할 위치가 됐다.
지난 9월 '풋볼리스트'와 인터뷰를 나눈 이상준은 “처음 감독님께서 부주장을 말씀하셨을 때 정말 감사하고 영광이었다. 반면 그런 역할은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도 있었다. 그래도 (고)태원이 형이 잘 이끌어줘서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라며 “막 다운되는 성격이 아니다. 어린 친구들이랑도 잘 지내고 분위기도 좋게 만들고 있다”라며 첫 주장단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부산광역시 출생 이상준은 연고지 프로팀인 부산아이파크의 '로컬 보이' 유스 출신이다. 부산 소속으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년 활약했다. 이후 2025시즌을 앞두고 천안으로 프로 첫 이적했고 어느새 부주장으로서 2년 차를 보내고 있다. 올 시즌 26경기 3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부산을 떠나던 순간을 회상한 이상준은 "첫 이적이라 걱정이 많았다. 타지에서 혼자서 어떻게 지내고 적응할지 걱정했다"라며 "오래 있던 팀에서 나온다는 게 되게 묘한 감정이 많았다. 왜냐하면 태어난 곳도 부산이고, 축구를 시작하게 된 것도 부산이다. 유스 합치면 10년 넘게 있었다. 집을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묘했는데 다행히 여기 와서 팬들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좋은 선수들도 많아서 생활하는 데는 큰 지장도 없고 잘 지내고 있다. 다행이다"라고 돌아봤다.
축구선수 이상준의 최대 강점은 스피드다. 연령별 대표팀에 자주 차출되던 유망주 시절부터 이상준의 스피드는 확실히 남달랐다. "어릴 때부터 빠르긴 했다. 아무튼 부모님이 물려주신 거다. 우스갯소리로 얘기하자면 어릴 때 강아지를 무서워해서 ‘막 뛰어 다녀가지고 빨라졌다’는 농담을 자주 들었다. 근데 또 웃긴 게 지금은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이름은 '밥풀이'다"라며 유쾌한 비화를 풀었다. 팀 내에서 달리기로 몇 등이냐는 물음에는 "(이)지훈이나 사르자니나 빠른 선수들이 많다. 그래도 질문을 주셨으니 제가 1등이라고 하겠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이상준을 표현하는 또다른 키워드는 바로 'U20 월드컵 준우승'이다. 앞서 언급했듯 지난 2019년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 발탁돼 U20 월드컵 준우승에 일조했다. 당시 이상준과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 대부분 K리그 및 해외 팀의 주전으로 성장했다. 그중 최고는 이강인이다. 떡잎부터 달랐던 이강인과 더불어 최근 모레노호 승선했던 동료 최준, 박태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올 시즌 전북현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승 정 감독에 대해서도 말을 남겼다.
"제가 존경하는 감독님이다. 지금도 존경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계셔서 제자로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어쨌든 감독님께서는 저희 어릴 때처럼 잘 하실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한다. 감독님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워주신 분이다. 어린 선수가 실수를 했을 때 미팅과 피드백으로 선수들이 고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라며 정 감독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U20 월드컵은 이상준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어느 덧 7년이 지났다. 1999년생으로 20대 후반이 된 이상준은 현역 커리어를 시계로 표현했을 때 딱 절반에 도달한 시점이다. 이상준은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 예전 나이 때 생각을 해보면 형들을 보면서 '나는 언제 저렇게 될까'라는 생각도 했다. 돌아보면 너무 빠르게 흘러온 것 같다. '지난 시간을 좀 더 잘 보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그래도 열심히 잘 달려오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라며 마음 한편에 후회가 있는 듯한 답을 남겼다.
무엇이 후회가 됐을까. "어릴 때는 사이드백 포지션을 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금은 제가 공격수로 뛰고 있다. 어릴 때 더 확실하게 공격수로서 자리잡았다면 더 좋은 공격수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있다. 어쩌면 멀티 능력을 기른 덕분에 지금의 공격수로서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두 가지 생각이 든다"라며 깊은 고민을 밝혔다.
지난 시간들이 아쉬움만 남은 건 아니었다. 이상준은 7년을 통해 본인의 확실한 무기를 배양한 점에 대해서는 만족해 했다. "어쨌든 저의 확실한 장점을 팬분들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크다. 어릴 때야 열심히 하고 그때도 스피드가 빨랐지만, 지금은 팬분들이 보셨을 때 확실한 저의 장점들을 다 알고 계신다. 팬분들께 긍정적인 낙인을 찍어드렸다 생각한다"라고 했다.
선수 생활 절반을 돈 만큼 여전히 갈증과 목표를 마음에 품고 있다. "아직까지도 계속 갈증이 있고 성장하고 싶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끝날 때까지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격수로서 더 많은 골과 어시스트를 하고 싶다. 더 많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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