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2용 아닌 주전급 원한다' 박진섭 감독이 그리는 '젊은 천안'... 효시 된 시즌 중 공개테스트 [케현장]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과 이영익 전력강화실장. 김진혁 기자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과 이영익 전력강화실장. 김진혁 기자

[풋볼리스트=천안] 김진혁 기자=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이 젊은 선수 중심의 선수단 개편을 예고했다. U22 규정을 채우기 위한 어린 선수가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 주전급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젊은 자원을 원한다는 구상이다. 시즌 중 진행한 공개 테스트가 박 감독이 그리는 '젊은 천안'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천안축구센터 인조구장에서 천안 선수 공개 모집에 따른 실기 테스트가 진행됐다. 연령대는 만 18~21세다. 구단에 따르면 앞서 약 200명이 서류 지원했고 이중 88명을 추려 이틀간 44명씩 실기 테스트를 열었다. 방식은 '블라인드'다. 평가위원은 참가자 이름, 출신, 경력 등을 사전 공지 받지 않았다. 색깔 조끼와 등번호만으로 선수를 구분한 채 11명씩 팀을 나눠 전후반 30분씩 연습 경기로 평가했다.

천안이 젊은 피 수급에 얼마나 진심인지 느껴졌다. 최근 박진섭 감독이 서포터즈 간담회 및 구단 미팅에서 '즉시 전력감 젊은 선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번 테스트의 의미를 더했다. 천안 관계자에 따르면 박 감독은 '22세 이하 룰을 위해 1~20분만 뛰고 교체되는 선수가 아닌 최소 45분을 소화할 수 있는 젊은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서포터즈와 구단 측에 주장했다. 구단도 공감하면서 박 감독 구상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10일 오랜 무승을 끊어낸 경남FC전 전후로도 박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속도 면에서 전체적으로 바꿔 가려고 한다.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이 더 많이 중용될 것이다. 그렇다고 젊은 선수만 필요한 건 아니다. 특히 수비 조직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조화가 중요하다. 내년 22세 규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미래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린 선수 성장도 많이 필요하다"라며 차기 시즌 천안의 방향성에 대해 암시했다.

이번 공개 테스트가 박 감독이 그리는 '젊은 천안'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공개 테스트는 지난 9월 구단 사무국의 제안으로 기획됐고, 박 감독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며 진행됐다. 박 감독이 젊은 선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전부터 준비된 행사인 만큼, 그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젊은 선수층을 확충하고 실제 전력으로 성장할 자원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박 감독이 제시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지난겨울 박 감독이 천안 지휘봉을 잡은 뒤 선수단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마상훈, 이종성 등 베테랑을 포함해 27명이 팀을 떠났고, 우정연, 이동협, 박창우, 권용승 등 20대 초반 자원이 새롭게 합류했다. 다만 선수단의 연령대를 낮추는 것과 어린 선수들을 실제 주전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새로 합류한 자원들이 역량을 발휘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한 시즌 만에 팀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자연스레 올 시즌 천안은 젊어졌다는 시즌 전 이미지와 달리, 개막 이후에는 여전히 핵심 위치에 20대 후반부터 30대 중고참이 중심을 잡고 있다. 개막 전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들도 시즌을 치르며 주전으로 자리 잡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선수는 선발 출전하더라도 전반에 짧은 시간만 소화한 뒤 U22 규정에 따른 교체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이 규정 충족을 위한 카드에 머무르지 않고 팀 전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일이 천안의 과제로 남았다.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 천안시티FC 제공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 천안시티FC 제공

하지만 올 시즌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박 감독이 젊은 선수 중용을 공언한 이상 앞으로 천안의 미래는 10대부터 20대 초중반 자원 역량에 달려있다. 공개 테스트 모집 연령대가 만 18세~21세라는 점에서 확실한 방향성이 느껴진다. 육성과 당장의 성적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해 좌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천안은 '육성'을 기조로 박 감독과 함께 구단의 철학을 확립하고자 한다.

14일 공개 테스트 종료 후 '풋볼리스트'를 만난 이영익 전력강화실장은 "전력강화실 업무를 본지 2년 정도 됐다. 처음 부임했을 때 냉정한 시선으로 구단의 철학이 미흡했다. 어떻게 보면 시민구단의 현실이기도 하다. 방향을 제대로 잡고 키워야 한다. 체계적으로 잘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라며 박 감독이 구상한 천안의 방향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 테스트가 곧바로 천안의 세대교체를 완성해 주는 것은 아니다. 선수를 발굴하는 것과 프로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박 감독이 원하는 젊은 주전급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이들을 기존 선수들과 조화롭게 키워내느냐가 '젊은 천안'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가를 전망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천안시티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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