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강신철, '브런슨 발언 항의해야' 지적에 "그 부분 이미 전달"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눈여겨볼 만큼 인상적인 활용법이었다. 사비 타마리트 로스앤젤레스FC(LAFC) 감독이 손흥민의 파괴력을 끌어올렸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2026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매치데이 30 경기를 치른 LAFC가 오스틴FC를 3-1로 제압했다. LAFC는 승점 45로 서부 컨퍼런스 6위를 유지했다.
LAFC는 9·10월 A매치 휴식기에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을 경질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시즌 초반 리그 5승 1무로 좋은 흐름을 탔으나 이후 하락세를 탔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도 3연승 후 1승 5무 4패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LAFC는 도스 산토스 감독을 보내고 그의 수석코치였던 사비 타마리트를 임시 감독으로 앉혔다. 타마리트 감독은 스페인 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지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한 인물로 전술 이론에 정통하다고 알려졌다. 다만 감독 경력이 일천해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아직 타마리트 감독의 능력을 속단할 수는 없다. 그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11일 밴쿠버화이트캡스와 경기에서 전반 6분 만에 상대 센터백이 퇴장당하며 사실상 90분 내내 수적 우위를 가져갔음에도 1-1 무승부에 그쳤다.
그래도 이번 경기에서는 올 시즌 LAFC 반등을 이끌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타마리트 감독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드니 부앙가가 최전방을 책임졌고 아르민도 지프, 손흥민, 레 발타가 그 뒤를 받쳤다. 이고르 제주스와 마르크 델가도가 중원에 위치했고 예브헨 체베르코, 애런 롱, 라이언 포티어스, 세르지 팔렌시아가 수비라인을 구축했으며 위고 요리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LAFC 선수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오스틴이 상대적 약체인 점도 작용했지만, LAFC가 이전보다 세부 움직임에서 발전한 것도 돋보였다. 공격수들은 단순히 공이 올 만한 곳으로 움직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더미런’ 등 부가 움직임도 성실히 수행했다. 이를테면 전반 37분 부앙가가 골문으로 들어가며 상대 수비를 유인해 손흥민에게 공간을 만들어 손흥민이 수비 방해 없이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한 장면을 들 수 있다. 부앙가의 선제골 장면에서도 손흥민이 수비에 둘러싸이는 듯하자 지프와 델가도가 함께 페널티박스로 들어가 세컨볼에 대비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타마리트 감독이 도스 산토스 감독과 가장 다른 점은 손흥민 활용이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세부 역할 분배 없이 손흥민에게 많은 짐을 지웠고, 손흥민은 원톱보다는 프리롤로 움직이며 경기장 전역에 발자국을 남겼다. 올 시즌 9골 22도움으로 예년보다 도움이 유달리 많았던 건 역설적으로 손흥민이 득점을 위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적었음을 의미한다.
타마리트 감독은 손흥민을 반 칸 내려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공격 상황에서는 위에서 상황을 조립한 뒤 적절한 타이밍에 페널티박스로 올라갔고, 수비 상황에서는 부앙가와 투톱을 이뤄 4-4-2 두 줄 수비의 첨병으로 기능했다. 활동 반경은 하프라인과 상대 페널티박스 사이로 비교적 잘 제한됐다.
그 결과 손흥민은 1골 2도움으로 LAFC에 승리를 안겼다. 손흥민은 전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거나 직접 슈팅하는 등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에는 공격포인트를 마구 생산했다. 후반 6분 델가도의 패스를 이어받고 골문 앞까지 전진했을 때 상대 골키퍼가 앞으로 나왔고, 상대 수비 2명은 뒤에서 손흥민을 괴롭혔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을 지켜 옆으로 보냈다. 무인지경이었던 부앙가에게 쉬운 기회가 찾아왔고, 부앙가는 그대로 강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양 팀이 1-1로 맞선 후반 22분에는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를 강하게 압박했고, 브래드 스튜버는 킥을 손흥민 쪽으로 차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손흥민을 맞고 옆으로 흐른 공을 부앙가가 달려들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부앙가의 백헤더를 제이콥 샤펠버그가 이어받자 곧장 페널티박스로 쇄도했다. 샤펠버그는 정교한 낮은 크로스를 보냈고, 손흥민이 이 공을 오른발로 건드려 득점에 성공했다. 공은 스튜버 골키퍼 팔을 맞고 골라인을 넘어갔다.
손흥민은 후반 33분 세르히오 바스케스와 교체될 때까지 슈팅 4회, 유효슈팅 1회, 기회 창출 5회, 큰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 1회 등 공격적으로 크게 기여했다. 아울러 MLS 15호 도움으로 리오넬 메시, 로드리고 데폴(이상 인터마이애미), 캐번 설리번(필라델피아유니온), 크리스티안 에스피노사(내슈빌), 알베르트 루스낙(시애틀사운더스) 등 14도움 그룹을 제치고 리그 도움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의 활동 반경을 제한해 공격 파괴력을 배가하는 건 모레노 감독도 유심히 지켜볼 만한 손흥민 활용법이다. 모레노 감독은 9·10월 A매치 4연전에서 손흥민을 4-4-2의 공격수로 활용했다. 모레노 감독도 손흥민의 수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을 추구하기는 했는데, 타마리트 감독보다 엄격하지는 않았다. 타마리트 감독은 손흥민의 활동 반경을 상대 진영 왼쪽 하프스페이스로 제한했다. 반면 모레노 감독은 손흥민을 공격 프리롤에 가깝게 설정했다. 이번 A매치에서 손흥민이 있는 위치에 따라 오현규가 그 반대편에 있는 모습은 흔한 광경이었다.
손흥민이 이번 A매치 4경기에서 3골을 넣긴 했지만, 그것이 모레노 감독 전술 덕이라고 보기는 어려움이 있다. 그중 2골이 프리킥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2골 모두 전술적 움직임보다 손흥민의 킥이 더 돋보였다. 나머지 1골은 이강인과 손흥민의 호흡이 빛난 득점이었다.
만약 11월 A매치에도 변함없이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활용된다면 타마리트 감독의 방법론을 대표팀에 맞게 수정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만 손흥민의 활동 반경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다른 9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더욱 활동반경을 넓힐 필요는 있다. 그 경우 오른쪽 윙으로 나설 이강인과 손흥민의 공존 문제 등이 숙제로 떠오를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소파스코어'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