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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STANDARDS(기준)’
지난 2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본머스의 리그 경기에서 맨유가 본머스에 0-2로 끌려가자 맨유 팬들은 한 걸개를 꺼내들었다. 에릭 칸토나, 로이 킨, 브라이언 롭슨 등 맨유 전설들이 새겨진 밑에는 ‘STANDARDS’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 걸개는 2021년 12월에 한 차례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경질되고 마이클 캐릭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있을 때였다. 캐릭 감독은 해당 경기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팀을 떠났었다.
캐릭 감독은 지난 시즌 후벵 아모림 감독이 경질된 위기의 맨유에 들어와 놀라운 반등을 시키며 친정팀을 리그 3위로 올려놨다. 맨유가 짜임새 있고 빠른 역습을 되찾은 걸 보고 많은 이들이 캐릭 감독이 정식으로 사령탑에 올라야 한다고 말했고, 맨유 수뇌부는 지난여름 캐릭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캐릭 감독이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맨유는 현재 공식전에서 3무 5패로 8경기째 승리가 없다. 리그에서는 8경기 1승 4무 3패로 승점 7밖에 획득하지 못하며 리그 16위까지 떨어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나 강등권인 18위 노팅엄포레스트(승점 6)와 격차가 1점밖에 나지 않는다.
본머스와 경기도 졸전이었다. 맨유는 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먼 골대로 돌아들어가는 상대 공격수 하양을 완전히 놓치며 실점했다. 그로부터 약 5분 뒤에는 레니 요로가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른 틈을 타 아드리앵 튀르페르가 공을 뺏어 크로스를 올렸고, 마커스 태버니어가 문전에서 쉽게 공을 골문에 밀어넣었다. 후반에도 맨유의 좋지 않은 경기력이 이어졌고, 후반 26분 센터백이 처리해야 할 공을 달려나오는 골키퍼에게 양보하는 사이 이바니우송이 공을 획득해 쐐기골을 넣으며 맨유가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물론 캐릭 감독의 잘못도 있다. 올 시즌 맨유는 조직적인 압박을 전혀 펼치지 못하고 있다. 관련해 브루누 페르난데스는 코모전 이후 공개적인 자리에서 소신발언을 했다가 이번 경기에 아예 나서지 못했다. 주장인 페르난데스가 이런 반응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맨유 내부 분위기가 심각함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맨유가 감독이나 선수 차원이 아닌 구단 수뇌부 차원에서 망가졌다는 여론도 상당하다. 이날 맨유 응원석에서는 “글레이저 가문(전 맨유 구단주)처럼 짐 랫클리프(현 맨유 구단주)도 개자식이야”라는 구호가 끊임없이 울려퍼졌다. 맨유 팬들은 캐릭 감독이 경질되더라도 구단 수뇌부 방침이 바뀌지 않는 이상 모든 게 변하지 않을 거라 비관한다.
관련해 영국 ‘텔레그래프’는 “캐릭 감독은 아마도 맨유 정식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을 거다. 하지만 맨유 팬들은 감독이 이번 사태의 주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맨유 수뇌부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했다.
사진=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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