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이다” 비아냥, 역효과 부른 선거유세! 캠페인 벌인 음바페 야말 대신 ‘조용히 기다린’ 케인의 수상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발롱도르 인스타그램 캡쳐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발롱도르 인스타그램 캡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발롱도르는 대통령 선거도, 아카데미 시상식도 아니다. 제발 상 달라고 난리 치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이번 시상식이 보여줬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팔라디움 극장에서 2026 발롱도르 시상식이 열렸다. 축구계 최고 권위 시상식으로 인정받은 발롱도르에서 2025-2026시즌 최고 선수로 호명된 건 잉글랜드와 바이에른뮌헨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었다.

케인은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던 라민 야말(스페인/바르셀로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레알마드리드)를 제쳤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팀은 스페인이었고,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은 파리생제르맹(PSG)이 밟았기 때문에 케인은 가장 중요한 두 대회 우승을 놓친 선수였다. 그럼에도 유로피언 골든슈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득점력과 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독일 내에서는 분데스리가 등 3개 대회 우승을 차지한 성과 등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상식은 기존보다 더욱 여론전의 성격이 강했다. 발롱도르 투표인단은 세계 기자들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최종후보들이 직접 발품을 팔았다. 직접 선거유세에 나선 모습은 정치인처럼 보이기도 했다. 또는 영화 시상식같은 풍경도 있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은 배급사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상 캠페인을 벌이느냐에 따라 상의 향방이 달라지곤 한다.

특히 음바페는 영국 등 각국 매체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해당 국가 기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카데미 캠페인이었다. 심지어 “발롱도르를 받는다면 나의 혈통에 따라 아프리카에 바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매체들의 표심을 잡겠다는 행보였다.

그러다 부작용이 나기도 했다. 음바페는 함께 최종후보에 오른 프랑스 동료 우스만 뎀벨레(PSG)를 거론하면서 “그도 어렸을 때부터 재능 있는 선수였지만 나는 선택받은 선수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동료 선수와 자신 사이에 선을 긋고, 더 큰 재능의 소유자로서 더 무거운 짐을 견뎌왔다고 자신을 추켜세웠다. 이 발언 이후 프랑스 대표팀에서 미묘한 긴장감이 돌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다요 우파메카노, 해리 케인, 김민재(이상 바이에른뮌헨). 바이에른뮌헨 제공
다요 우파메카노, 해리 케인, 김민재(이상 바이에른뮌헨). 바이에른뮌헨 제공

야말도 수상하고 싶은 마음을 밝히다 오히려 얄미운 이미지가 생기는 역효과를 겪었다. “발롱도르는 골을 많이 넣은 선수가 아니라 사람들을 가장 즐겁게 한 선수가 받는 것”이라며 스트라이커인 두 후보를 깎아내렸다.

이들과 달리 케인은 말을 아꼈다. 여러 인터뷰에서 질문이 들어와도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눈앞의 경기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케인 옆에서 질문을 받는 바이에른 동료들도 투표 기간에는 언급을 자제하다가, 투표가 끝난 뒤에야 케인이 받을 거라는 예상을 밝히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다요 우파메카노의 경우 대표팀에서는 음바페 동료지만 “케인이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발롱도르 인스타그램 캡쳐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발롱도르 인스타그램 캡쳐

잠자코 있던 케인의 수상으로 인해 캠페인은 별 의미 없다는 게 드러났다.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렸을 가능성도 있다.

사진= 발롱도르 인스타그램 캡쳐,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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