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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내년엔 성심당, 포항의 바다를 볼래.” “상암동은 비상.” 수원삼성의 승격이 눈앞에 다가오자 서포터이자 힙합 뮤지션인 오르내림(이제원)이 공개한 노래다.
지난주 오르내림은 소셜미디어(SNS)에 노래 'Wings'를 공개했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 응원 명물인 청백적 우산을 손에 든 채 영상에 등장, 짧은 랩으로 팬들의 행복감을 대변했다. “비가 내려도 돌리지 우산/ 튕겨내 빗방울 안 보여 3년 전 울상 / 몇몇 스타디움은 굿바이”라며 강등 3년 만에 승격을 눈앞에 둔 팀의 상황을 표현했다. 수원은 이르면 이번 주말 K리그2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오르내림이 내년에 보고 싶다는 대전하나시티즌, 포항스틸러스, FC서울은 수원이 1부에 승격하면 만날 팀이다. 그가 특히 기대하는 이유는 K리그2에서 응원을 시작해 실제로 원정석에 앉아본 적 없는 구장들이기 때문이다. 앨범 다섯 장을 낸 뮤지션 오르내림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승격 예감을 음악에 담게 된 마음을 물었다.
- 어쩌다 이런 노래를 작업하게 됐나.
원래 영상 만들고 가볍게 올리는 작업을 자주 한다. 수원을 엄청 좋아한다. 작년에 제주도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도 혼자 가서 봤다. 이제 그 고생이 끝나가니까 동료 팬들에게 선물 같은 걸 주고 싶었다. 내가 홈뿐 아니고 원정 경기까지 다니는 걸 아니까 수원 팬들이 내 음악까지 좋게 들어주시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내가 원래 하는 일, 노래를 만들어서 들려주는 일을 통해 선물을 돌려드리려는 생각이다.
- 어쩐지 최근 발매한 싱글 ‘빌런’을 부르는 영상에서도 자꾸 수원 유니폼을 입고 있더라. 언제부터 수원을 응원했나.
오래되진 않았다. 수원이 용인미르스타디움을 반년 정도(2024년 하반기) 홈으로 썼는데 우리집 바로 근처다. 축구는 좋아하지만 응원하는 K리그 팀이 없는 상황에서 근처에 팀이 있으니까 계속 보러 갔고, 그러다 수원 팬들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포터 문화에 반한 경우다.
- 수원이나 K리그 이야기를 나누는 주위 뮤지션이 있나.
뮤지션은 없다. 요즘엔 그냥 수원 경기 보면서 알게 된 친구들이 있다. 자주 경기장 다니면서 SNS에서 서로 좋아요 누르다가 원정석에서 마주치면 인사하고, 그러다 같이 밥 먹고, 친구가 되어 있다. 이미 나의 많은 부분을 수원이 차지한다고 느낀다.
- 축구팬 래퍼의 직업병이 있을 것 같다. 경기 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계속 가사를 구상하고 있다든지.
축구장이 직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긴 한데, 말씀하신 것과 반대다. 나도 소소하게나마 응원을 받는 직업이다. 그런데 내가 뭔가를 응원하게 되니까, 공연장에 날 보러 와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됐다. 초심을 찾게 해줬달까. 수원 유니폼 사려고 줄 서고, 원정 경기 가려고 숙소 알아볼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 공연을 보려고 이렇게 하는 분들도 있겠지.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
- 이번 가사는 한 자리에서 뚝딱 나왔나, 혹은 오랫동안 생각해 온 걸 모은 것인가?
원래 노래를 만들 때 금방 하는 스타일이다. 수원에 대해 강하고 웅장한 노래도 만들어뒀는데 어디 올리지 않기로 했다. 그보다는 승격 느낌이 확실할 때 따뜻한 노래를 하나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수원의 6연승을 처음 보고 나서 때가 왔다는 걸 느꼈다(이후 7연승 달성). 하루 동안 노래를 만들고 다음날 찍어서 바로 업로드했다.
- 오르내림이라는 예명이 축구라는 스포츠, 그 중에서도 수원이 처한 강등과 승격이라는 상황과 절묘하게 어울리는데.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다. 이름이 특이해서 여러 농담이 있는데 그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 축구를 소재로 랩을 만들면 오그라들기 쉬운데,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연스러운 곡이 완성됐다. 매 라인마다 축구 이야기를 촘촘하게 넣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는?
이번 가사는 전체적으로 다 마음에 든다. 그 중에서 꼽자면 아길레온과 한교동 부분(”겨울에 캐리어 끌고 갔던 제주도/ 캐리어에 매달려있는 아길이도/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 많을 거야/ 교동이는 아마 다 처음 볼 거야“)이다. 기존 마스코트 아길레온은 승격 후 오랜만에 1부에 간다. 한교동은 2부에서 수원과 컬래버레이션이 됐으니 1부 구단을 만나는 건 처음이다. 2부 시절에 입문한 나 자신의 상황이 한교동이라는 캐릭터에 대입돼 있다. 솔직히 ‘이 가사는 내가 썼지만 좀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 수원 구단을 향해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보낸다면 누구에게 하고 싶나? 선수도, 감독도, 프런트도 좋다.
강현묵 선수가 이제 결혼하신다고 들었다. 결혼 축하 드린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한 번 했는데 공개적으로도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드렸다.
- 대전, 포항, 서울 원정은 가사에 담겨 있다. 처음 경험하는 1부 응원에 대해 또 어떤 상상을 하나
1부 경기를 보러 간 적은 많은데, 응원은 2부에서만 해 봤다. K리그2에서는 어느 원정을 가도 우리 팬이 더 많고 기가 살았다. 그런데 1부에서는 그러지 않을 테니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팀 성적에 대한 예상보다는 내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성적은 뭐, 내려오지만 않으면 될 것 같다.
- 수원팬이 강등만 면하면 된다고 하다니. 영광의 시대를 안 겪어 본 티가 난다. ‘저점매수’한 팬이라서 그런 것인가.
맞다. 그런 마인드다. 내 응원 인생은 올라갈 일만 남았다.
- 축구팬들에게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가 있을까.
노래라…. 유튜브에 보면 수원 서포터석을 거의 풀영상으로 찍어서 50여 분으로 올리는 계정들이 있다. 난 그 영상을 다 본다. 운동하거나 경기장 갈 때 플리 삼아 그걸 보면 힘이 난다.
- 노래 추천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축구 이야기를 또 하고 있다. 지금 어떤 상태인지 잘 알겠다.
사진= 오르내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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