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제대로 못 받았는데”… ‘선수단 임금 체불’에도 프로 정신으로 뭉친 파주 [케현장]

파주프런티어. 서형권 기자
파주프런티어.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파주] 김희준 기자= 파주프런티어를 덮친 격랑이 잠잠해질 생각이 없다. 파주는 지난달 구단 재정 운영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방만한 운영 자체는 사실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걸로 밝혀졌으나 별개로 예산안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이를 적시에 해소하지 못한 것과 관련한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선수단 급여가 밀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실제로 월급 지급일인 20일을 하루 넘겨 선수들에게 주어진 급여는 원래 받아야 할 금액의 50~70% 수준에 불과했다. 선수단 임금 체불이 현실화됐다.

지난 25일 파주스타디움에서 열린 파주와 화성FC 경기는 파주 선수단 임금 체불 이후 첫경기였다. 경기장 분위기는 예상외로 차분했다. 파주 관계자들은 기존 이벤트에 더해 파주스타디움 투어도 진행하며 바쁘게 일정을 소화했고, 선수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을 진행했다. 파주 팬들 역시 변함없이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경기 전 제라드 누스 감독은 파주의 현 상황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경기장 안에서는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거라 강조했다. 그는 취재진을 만나 “우리 선수단은 정말 프로다운 그룹으로 형성돼있다. 덕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라며 “프로 진입 첫해인 만큼 당연히 한 해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걸 알았다. 모든 게 우리에게는 핑계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 것에 집중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파주는 변함없는 경기력으로 화성과 1-1 무승부를 거두는 성과를 냈다. 파주는 경기 초반 화성의 빠른 공격과 세트 플레이에 고전했고, 전반 9분 만에 코너킥에서 이래준에게 선제실점을 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전반 중반 이후 파주가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변경하며 서서히 주도권을 잡아나갔고, 후반 들어서는 화성을 강하게 압박하며 패배로 경기를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파주는 끊임없이 화성 수비 배후를 공략했고, 후반 25분 최범경의 롱패스를 상대 수비가 끊어내지 못하며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적절한 타이밍에 침투한 보르하 바스톤은 상대 수비를 끌어당긴 뒤 대각선 뒤 중앙으로 패스를 보냈고, 안준혁이 쇄도하며 공을 왼쪽 골문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파주는 이후 화성 공세를 잘 지켜내며 소중한 승점 1을 획득했다.

파주가 ‘고춧가루 부대’로서 위용을 다시금 드러냈다. 파주는 월드컵 휴식기 이전 승격 플레이오프권 6팀 중 화성을 제외한 5팀에 모두 패했지만,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는 7경기 1승 5무 1패로 쉽사리 패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화성을 상대로는 지난 7월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1-1 무승부로 패배 없이 2경기를 치러냈다.

경기 후 제라드 누스 감독은 승격권 팀을 상대로 패배하지 않은 것에 만족하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든 구단 사람에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승격 플레이오프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였다. 무승부로 승점 1을 따내 만족한다. 전반전 끝나고 라커룸에서 전술 수정도 했는데 잘 돼서 기쁘다”라며 “구단 매니지먼트, 코칭스태프, 사무국 직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런 상황이 나오지 않았을 거다. 팬들도 많은 도움을 줬다”라며 자신이 아닌 주변인들에게 무승부의 공을 돌렸다.

제라드 누스 감독은 무승부였음에도 마치 승리한 듯한 언행을 표출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선수단이 임금 체불로 분위기가 가라앉는 걸 막기 위함이었다. 제라드 누스 감독은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이 돈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데 열심히 싸워주는 것에 만족한다. 핑계대지 않고 계속 싸우고 있다”라며 선수들이 프로다운 태도를 보인 것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제라드 누스 파주프런티어 감독. 서형권 기자
제라드 누스 파주프런티어 감독. 서형권 기자

말뿐 아니라 제라드 누스 감독과 구단 베테랑 선수들은 선수단을 독려하며 마지막까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날 파주에서 리그 첫경기를 치른 서동한은 “이달 들어 처음으로 급여가 적게 들어왔고, 선수단에 외부 문제가 피부로 와닿았는데, 그 부분을 잊고 경기에 집중하려 노력했다”라며 “선수단에 어수선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경기장에 와주신 팬들도 있기에 오직 축구에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파주가 넘을 산은 아직 많다. 당장 10월 급여 미지급분과 11월 급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파주시와 갈등을 해결하든 추가 재원을 마련하든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10월 급여가 일부라도 지급될 수 있었던 것도 구단 경영진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재원 마련을 위해 힘쓴 덕분이었다.

파주 구단과 파주시 갈등이 해소되는 건 아직 요원해보인다. 파주시에서는 구단 경영진 등을 교체할 의중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최근 파주시 감사에서는 파주 구단 인사·복무, 회계·예산, 계약, 선수단 운영 등에서 총 21건의 지적사항이 확인됐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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