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인종차별 사건’ 경기 주심, PK 오심으로 8주 징계… “태국 축구 떠나면 솔직하게 이야기할 것” 직격 이유 있었다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박항서 감독과 휘하 선수들이 인종차별 피해를 받은 바로 그 경기에서 나온 오심으로 경기 주심이 8주 징계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박 감독은 지난 1일 인종차별 피해를 받았다. 태국 파타야의 농프루 스타디움에서 칸차나부리와 파타야유나이티드가 2-2로 비긴 2026-2027 태국 타이 리그 2(2부) 9라운드에서 박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파타야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에게 ‘김치맨’ 등의 욕설을 들었다. 박 감독은 멈추라는 의미로 입술에 검지를 갖다댔는데, 해당 관중들이 인종차별을 멈추지 않자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이 있는 곳으로 내려오라며 흥분했다. 박 감독이 분노하자 바로 옆에 있던 전력분석관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이 박 감독을 말리기 위해 그 주위를 둘러쌌다.

이후 박 감독은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김치맨’ 욕설에 화가 난 건 아니다.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건 상관없다. 어차피 나는 못 알아듣는다”라며 “그러나 우리 선수를 경기 내내 조롱하고 몹쓸 소리를 해대는 건 정말 참을 수 없었다”라며 자신이 아닌 선수들에게 모욕적 발언을 쏟아내는 것에 분노했다고 밝혔다. 일부 파타야 홈팬들은 신장이 158cm로 작은 편인 칸차나부리의 존 바지오에게 ‘난쟁이’, ‘블랙몽키’ 등 입에 담기 힘든 인종차별 발언을 해댔다.

이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낸 당사자는 일반 팬이 아닌 파타야 구단 후원사 관계자이자 유스 및 1군 선수 부모들이었다. 파타야 구단이 그들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해관계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박 감독을 담당하는 DJ매니지먼트는 6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박 감독과 바지오가 태국축구협회에 보낸 공식 소명서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해당 경기에서 인종차별 대응에 미온적이었던 크리앙크라이 티피눈자루콘 주심은 중징계를 받았다. 칸차나부리는 하프타임에 바지오가 인종차별에 대해 항의하자 심판진에게 이의제기를 했으나 심판진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티피눈자루콘 주심은 오심까지 저질렀다. 그는 후반 34분 칸차나부리 반칙으로 파타야에 페널티킥을 줬는데, 해당 반칙은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티피눈자루콘 주심은 이 오심과 현장 소요 대처 미흡 등을 이유로 8경기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태국에서는 아무리 결정적인 오심이라도 4경기 이상 징계가 주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앞서 칸차나부리는 또다른 페널티킥 오심으로 눈물흘렸다. 지난달 9일 칸차나부리는 파래유나이티드에 1-0으로 앞서던 전반 21분 페널티킥을 내줘 흐름을 잃고 1-2로 역전패했다. 파래 선수는 콘차나부리 선수와 아무런 접촉 없이 혼자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와라콘 수라데차 주심은 칸차나부리의 반칙으로 보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해당 주심은 6경기 자격정지와 함께 하위리그 강등 징계를 받았다.

관련해 프라왓 키탐마쿤닛 칸차나부리 주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칸차나부리는 2경기 모두 이겼어야 한다. 파래전 주심은 6경기, 파타야전 주심은 8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칸차나부리 팬들에게는 인내심이 필수인 모양”이라며 태국 심판계를 강력 비판했다.

박항서 칸차나부리 감독. 풋볼리스트
박항서 칸차나부리 감독. 풋볼리스트

박 감독은 칸차나부리 부임 후 계속되는 오심에 태국 리그 심판 수준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칸차나부리에서 사임한다면 태국 축구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것”, “심판은 양심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등 태국 축구 현실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한편 인종차별과 관련한 이들에 대한 징계는 아직 진행 중이다.

사진= vietnam.vn 및 X 캡처,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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