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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경쟁당국(AGCM)이 텍스트 입력만으로 노래를 만들어 주는 AI 음악 서비스 수노(Suno)의 이용약관을 조사하기로 했다. 로이터 보도를 인용한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당국은 10월 6일(현지시각) 일부 약관 조항이 소비자에게 불공정할 수 있다며 조사 개시를 밝혔다. 수노는 당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대목은 계약·서비스·요금을 회사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조항, 계정과 저장된 곡을 예고 없이 닫을 수 있는 조항, 저작권 라이선스 범위, 미국 내 강제 중재 규정 등이다. 수노가 최근 음성 생성 기능 ‘스피치’ 베타를 내놓은 직후 나온 규제 당국의 움직임이다.
더 넥스트 웹(The Next Web)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이탈리아 소비자법(Consumer Code) 33조에 근거한다. 이 조항은 계약 내용이 회사에 지나치게 유리하고 고객에게 불리하게 권리 균형을 무너뜨릴 때 불공정 조항으로 본다. 당국은 수노의 약관이 이용자의 권리와 의무 사이에 상당한 불균형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당국은 수노 약관이 계약과 서비스, 구독 요금을 별도의 사유 제시 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바꿀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CNA가 전한 당국 성명은 이를 수노에 ‘광범위한 재량(broad discretion)’을 주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계정 운영 조항도 도마에 올랐다. 약관이 회사에 계정과 그 안에 저장된 곡을 언제든 예고 없이 정지하거나 폐쇄할 권한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만든 노래가 계정과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입 절차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당국에 따르면 이용자는 가입할 때 그 시점에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추가 약관에 동의하도록 요구받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회사의 책임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조항까지 있다고 당국은 지적했다.

당국이 특별히 주목한 부분은 저작권이다. 더 넥스트 웹에 따르면 이용자는 플랫폼을 쓰려면 자신의 콘텐츠를 수노가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부여해야 한다. 당국은 이 라이선스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게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약관은 이용자에게 저작인격권을 포기하라고도 요구한다. 저작인격권은 작가가 자기 작품의 표기 방식과 취급 방식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권리다. 이탈리아 저작권법은 이 권리를 보호하며 CNA가 전한 성명도 이 포기 조항이 이탈리아 저작권법과 충돌할 수 있다고 적었다.
수노의 서비스는 이용자가 입력한 아이디어나 가사를 바탕으로 곡을 만드는 구조다. 이용자가 만든 결과물에 대한 권리 문제가 약관에서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소비자 보호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다만 당국이 이 조항들을 불공정하다고 최종 판단한 것은 아니며 ‘불공정할 수 있다’는 의심 단계의 조사다.
분쟁 해결 방식도 조사 대상이다. 더 넥스트 웹에 따르면 수노 약관은 소비자 청구를 미국에서의 구속력 있는 개별 중재로 넘기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엄격한 기한이 붙고 집단소송은 허용되지 않는다.
약관은 또 수노의 본사가 있는 매사추세츠주 법원에 전속 관할권이 있다고 명시한다. 이탈리아 이용자가 분쟁이 생겨도 자국 법원에서 다투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인도 매체 웨일스북은 비판자들이 이 강제 중재 조항이 이탈리아 소비자의 법적 구제 수단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당국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문제 조항에 대한 공개 의견 수렴(공개 협의)을 연다. 전국 단위 업계 단체와 상공회의소, 공인 소비자 단체가 참여할 수 있다.
AGCM이 AI 기업을 상대로 소비자 보호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 넥스트 웹에 따르면 올해 초 당국은 딥시크, 미스트랄, 노바 AI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세 회사가 챗봇이 거짓 정보를 만들어 내는 환각 가능성을 이용자에게 알리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노 건은 그 연장선에서 최신 사례다.
수노는 이미 다른 곳에서도 법적 압박을 받고 있다. 웨일스북은 2026년 7월 독일 뮌헨의 지방법원이 보호받는 저작물로 AI 모델을 학습시키면서 적절한 허락을 받지 않아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수노에 불리하게 판결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유니버설 뮤직 그룹과 소니 뮤직 등 대형 음반사의 소송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워너 뮤직 그룹 등 일부 파트너와는 라이선스 합의에 이르렀다.
웨일스북은 수노가 비상장사이며 2026년 6월 기준 기업가치가 약 54억 달러(약 7,250억 원, 1달러 1,343원 기준)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웨일스북 단일 매체의 보도다.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약관이 수정될지는 의견 수렴 이후에야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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