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라슨, 중간선거에 2,250만 달러 냈다…페어셰이크 노린 브라운에 400만 달러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창가 책상에서 비트코인 모양 동전을 쌓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리플(Ripple) 공동창업자이자 의장인 크리스 라슨(Chris Larsen)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방 후보와 슈퍼팩(super PAC·후보와 직접 조율하지 않는 조건으로 모금·지출에 한도가 없는 정치자금 단체)에 최소 2,250만 달러(약 302억 원, 1달러 1,342원 기준)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슨은 10월 9일(현지시각) 공개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밝히며 정치 참여를 더 넓히겠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코인 업계 슈퍼팩 페어셰이크(Fairshake)와의 엇박자다. 페어셰이크가 오하이오 상원 후보 셰러드 브라운(Sherrod Brown) 낙선에 3,000만 달러를 쓰겠다고 하자 라슨은 며칠 안에 브라운 캠프에 400만 달러를 넣었다. 정작 리플은 페어셰이크의 주요 후원사다.

최소 2,250만 달러…기부처는 AI·청정에너지·코인

라슨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주기에 자기 돈 최소 2,250만 달러를 후보와 슈퍼팩에 냈다고 밝혔다. 연방선거위원회(FEC) 자료를 인용한 보도도 같은 규모를 전한다. 그는 오래전부터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큰손 정치 후원자였다.

기부 대상은 폭넓다. 매체들은 인공지능(AI), 청정에너지, 코인, 초고액 자산가 과세 같은 중간선거의 주요 쟁점에 돈이 들어갔다고 정리했다. 민주당 쪽 거액 기부자로 알려진 인물이지만, 보도에 따르면 코인 업계 정책 문제에서는 업계 주류와 결이 다른 선택도 했다.

라슨은 정치 참여 확대 방침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정치와 정책에 효과적으로 관여하려면 모든 선거 주기마다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으로 그의 순자산은 133억 달러다.

정장을 입은 사람이 노트북과 머그잔 옆 서류에 펜으로 글을 쓰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페어셰이크와 정면 충돌…브라운에 400만 달러

페어셰이크는 오하이오 상원 선거에 나선 민주당 브라운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3,000만 달러를 쓰겠다고 발표했다. 라슨은 발표 후 며칠 만에 브라운 캠페인에 400만 달러를 약속했다. 라슨이 리플이 거액을 대는 이 단체와 공개적으로 갈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슨의 평가는 직설적이다. 그는 페어셰이크의 계획을 “정말 형편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브라운과 자주 대화했고 그를 반(反)코인 인사로 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버니 샌더스나 엘리자베스 워런 같은 진보 성향 상원의원과 같은 선상에 놓는 것도 잘못이라고 했다.

브라운은 공화당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이 현재 맡은 오하이오 의석을 두고 보궐선거에 나선다. 허스테드는 JD 밴스가 부통령이 된 뒤 그 자리를 채우려 임명됐다. 브라운은 2024년 이 의석을 잃었는데, 당시에도 페어셰이크가 그를 겨냥해 약 4,000만 달러를 썼다. 페어셰이크는 논평 요청을 거절했다.

리플은 페어셰이크 최대 후원사…재검토 착수

리플과 페어셰이크의 관계는 가볍지 않다. 리플은 지금까지 페어셰이크에 누적 9,300만 달러를 냈다. 이번 선거 주기에만 4,800만 달러다. 코인베이스와 안드리슨 호로위츠와 함께 이 단체의 대표 후원사로 꼽힌다. 악시오스는 페어셰이크가 1월 기준 1억 9,3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했고 여기에 리플의 2,500만 달러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리플은 추가 지원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리플 대변인은 라슨과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가 검토 중이며 최종 결정은 갈링하우스가 한다고 밝혔다. 결정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고 리플이 정치자금 집행 방식을 바꾼다고 발표한 것도 아니다.

갈링하우스는 성명에서 리플과 코인 업계 전체가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방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리플이 현재 페어셰이크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도 했다. 리플은 2025년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40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리플의 정치 지출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다. 리플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위원회에 490만 달러를 냈다. 라슨 개인은 2024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원하는 슈퍼팩에 1,160만 달러를 기부했다.

AI 규제·청정에너지·부유세…코인 밖으로 번진 지출

라슨의 기부는 코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장 큰 단일 기부처로 알려진 곳은 청정에너지 슈퍼팩 인베스트 인 투모로 코얼리션이다. FEC 자료를 인용한 보도는 600만 달러로 전했고 다른 집계는 이번 주 낸 350만 달러를 포함해 누적 1,000만 달러라고 해 집계가 엇갈린다. 이 슈퍼팩은 재생에너지 지지 후보를 밀고 인센티브 폐지에 찬성한 의원에 맞선다.

이 슈퍼팩의 지출은 재생에너지에 반대한 공화당 후보 6명의 예비선거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시절 재생에너지 인센티브를 없애는 데 찬성한 현직 공화당 의원 7명을 겨냥해 1,500만 달러를 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라슨은 청정에너지 업계 임원 톰 마츠지, 전 시에라클럽 대표 마이클 브룬과 함께 이 슈퍼팩을 공동 설립했다.

AI 분야에서는 직접 슈퍼팩을 만들었다. 라슨은 4월에 새 슈퍼팩 유 캔 푸시 백에 450만 달러 넘게 냈다. 마크 앤드리슨과 그레그 브록먼이 후원하는 친AI 슈퍼팩 리딩 더 퓨처에 맞서려는 조직이다. 리딩 더 퓨처는 AI 안전을 내세운 후보 알렉스 보어스를 꺾으려고 뉴욕 12선거구에서 최대 1,000만 달러를 쓰겠다고 했다. 유 캔 푸시 백은 보어스를 돕는 데 340만 달러 가까이 썼지만 보어스는 패했다.

라슨은 AI 기술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강한 안전장치를 두자는 입장이다. 9월에는 주 차원의 AI 안전법 통과를 도운 콜로라도 주의원 매니 루티넬의 하원 선거 캠프에 50만 달러를 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억만장자 부유세 도입안에 맞서 최소 1,200만 달러를 썼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만든 정치 조직 캠페인 포 데모크라시도 후원했고 202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뉴섬을 지지한다.

클래리티법과 길리브랜드 스타트업…규제 이슈도 챙긴다

라슨은 미국 코인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 통과도 강하게 지지한다. 그는 이 법이 코인을 증권으로 볼지 상품으로 볼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것이 가장 큰 미해결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라슨은 민주당 커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이 세운 파생상품 스타트업 아메리칸 퍼페추얼스 익스체인지에도 투자했다. 길리브랜드는 클래리티법 윤리 조항 협상에서 타협을 이끌려 한 일로 비판을 받았다.

결국 리플의 최종 선택이 남는다. 라슨 개인의 정치 지출과 리플 법인의 후원이 같은 방향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인터뷰로 드러났다. 갈링하우스가 페어셰이크 추가 후원을 어떻게 정할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업계 정치자금 지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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