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뮤직 AI 사칭곡 삭제 요청 26만 건 넘었지만…실제 삭제 건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음악 작업실에서 악보 조각을 빗자루로 쓸어 모으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Sony Music Entertainment)가 자사 아티스트를 사칭한 AI 생성 곡을 내려 달라고 디지털 플랫폼에 요청한 건수가 26만 건을 넘어섰다. 9월 말 기준 누적 수치로, 해리 스타일스·아델·브리트니 스피어스·퀸·마이클 잭슨 등이 사칭 대상에 포함됐다. 3월 말 13만 5,000건에서 6개월 만에 거의 두 배로 불어난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가 이 수치를 보도했고, 소니뮤직은 “갈수록 힘겨운 싸움”이라고 토로했다. AI 음악 서비스를 둘러싼 규제·수사 소식도 같은 주에 잇따랐다.

6개월 만에 13만 5,000건에서 26만 건으로

뮤직 비즈니스 월드와이드(Music Business Worldwide·MBW)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는 10월 5일(현지시각) 월요일 새 수치를 전했다. 소니뮤직이 9월 말까지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한 AI 생성 트랙은 26만 건을 웃돈다. 3월 말 기준 13만 5,000건과 비교하면 거의 2배다.

MBW는 이를 월 단위로 환산했다.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2분기와 3분기 동안 소니뮤직이 한 달 평균 2만 건이 넘는 딥페이크(실존 인물의 목소리나 모습을 AI로 흉내 낸 가짜 콘텐츠) 삭제 요청을 낸 셈이다. 늘어난 12만 5,000건 남짓을 6개월로 나눈 값이다.

증가 추세는 더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루트노트(RouteNote)와 셀러브리티액세스(CelebrityAccess)에 따르면 소니뮤직은 2025년 3월 7만 5,000건 넘는 삭제 요청을 보고했다. 이 수치는 2026년 3월 13만 5,000건으로 늘었고, 이후 6개월 만에 26만 건을 넘겼다.

책상 위 모니터와 커피잔 옆 터치패드를 조작하는 손 — AI 자료 이미지

“되살아나는 콘텐츠”가 문제…소니의 호소

소니뮤직은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아티스트의 권리를 계속 지켜 나갈 것이며 플랫폼이 신속히 조치하고 같은 콘텐츠가 다시 올라오지 않도록 막아 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점점 힘겨운 싸움이 되고 있다.” 한 번 지운 곡이 다른 곳에서 다시 나타나는 일이 잦아 삭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소니뮤직은 삭제를 요청한 곡 가운데 실제로 내려간 곡이 몇 건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요청을 받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어디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26만 건은 소니뮤직이 요청한 건수이고, 처리 결과를 보여 주는 수치는 아니다.

피해는 음원 플랫폼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루트노트는 AI 사칭이 사기 광고와 팬을 겨냥한 사기성 메시지에도 쓰였다고 전했다. 가짜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정식 발매작처럼 퍼지기도 한다. 3월에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곡과 뮤직비디오인 것처럼 꾸민 가짜 콘텐츠가 올라왔고, 이를 올린 유튜브 채널은 이후 폐쇄됐다.

스트리밍 사기와 맞물린 AI 음악 문제

음악 업계 임원들은 스트리밍 사기가 업계에 연간 최대 22억 달러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추산한다. 사기에는 AI로 대량의 트랙을 만들고 봇(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인위적인 재생 수를 부풀려 저작권료를 챙기는 수법이 포함된다. 소니뮤직의 데니스 쿠커(Dennis Kooker) 글로벌 디지털 사업 사장은 앞서 사기성 스트림이 전체 스트리밍의 5~10%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확한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입되는 AI 곡의 양도 방대하다.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Deezer)는 완전히 AI로 만든 트랙이 하루 평균 9만 건 가까이 들어온다고 보고했다. 모든 AI 음악이 불법이거나 사기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칭물과 저작권료 조작용 업로드가 섞이면서 플랫폼과 유통사, 권리자가 정상 발매작과 기만적 콘텐츠를 가려내기 어려워졌다고 루트노트는 짚었다.

실제 형사 사건도 있다. 마이클 스미스는 스트리밍 사기로 검찰 주장 기준 800만 달러 넘는 저작권료를 챙긴 혐의로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았다. 맨해튼 연방법원의 존 G. 코엘틀 판사가 10월 6일 선고했다. 미국 뉴욕 남부지검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코넬리어스에 사는 54세 스미스는 3월 통신사기 공모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플랫폼·규제 당국 움직임과 독립 아티스트

업계는 탐지 도구와 유통 단계의 안전장치, 더 강한 보호 입법 요구로 대응하고 있다. 디저는 AI 생성 음악을 식별해 표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애플 뮤직도 AI 투명성 태그를 도입했다. 소니뮤직은 사람의 목소리와 초상에 대한 무단 디지털 복제를 막는 연방 차원의 보호 장치를 두려는 노 페이크스 법안도 지지한다.

규제 당국도 움직였다. 미국 저작권청은 10월 7일 연방 관보에 질의 공고를 내고 스트리밍 사기의 수법과 경제적 영향, AI 생성 음악과의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서면 의견은 11월 23일까지, 반박 의견은 12월 21일까지 받는다. 이탈리아 경쟁당국은 10월 6일 AI 음악 기업 수노의 이용약관이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가격 변경, 계정 해지, 미국 중재 조항, 이용자의 인격권 포기를 요구하는 콘텐츠 라이선스 등이 문제로 거론됐다.

수노는 워너 뮤직 그룹의 저작권 소송을 합의로 끝내는 라이선스 계약의 일환으로 2025년 11월 송킥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티켓마스터 출신 마이클 추아를 영입해 공연 사업을 맡겼다. 이처럼 AI 음악 기업과 권리자 사이에는 합의와 감시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대형 레이블만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루트노트는 독립 아티스트도 자신의 이름이나 음악, 목소리가 무단으로 쓰이는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레이블보다 대응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티스트 프로필과 수상한 업로드를 주시하다가 무단 발매를 발견하면 해당 페이지를 기록으로 남기고 플랫폼이나 유통사에 신고하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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