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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압수한 비트코인 6만 1,000개를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커졌다. 런던 고등법원이 월요일(현지시각) 피해자들의 소유권 주장에 영국법이 아닌 중국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가격 기준으로 약 50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 1달러 1,341원 기준), 영국 파운드로는 38억 파운드에 이르는 물량이다.
다만 최종 판결은 아니다. 누가 비트코인을 가져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피해자 측은 항소를 추진하고 있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미등록 가상자산 사업자 사이트 27곳의 접속을 막는 조치가 승인됐다.
사건은 런던 경찰청(Metropolitan Police)이 Zhimin Qian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비트코인에서 출발했다. Qian은 중국 국적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에서 수천 명을 속인 사기 혐의를 인정한 뒤 사우스워크 형사법원(Southwark Crown Court)에서 수감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법 집행기관이 확인한 가장 큰 규모의 가상자산 압수 사례 가운데 하나다.
쟁점은 피해자들의 권리 주장을 영국법과 중국법 중 무엇으로 판단하느냐였다. 영국법을 적용하면 피해자들이 단순한 채권자가 아니라 비트코인을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 피해자들이 영국법을 선호한 이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법이 피해자들에게 훨씬 유리하다고 여겨졌다고 보도했다.
마크 터너(Mark Turner) 판사는 왕립검찰청(CPS)을 이끄는 공소국장(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s)의 손을 들어줬다. 사기와 피해자들의 납입, 투자 계약이 모두 중국에서 이뤄졌다는 이유다. 터너 판사는 판결문에 “해당 피해는 중국에서 발생했다. 신청인들은 중국에서 돈을 내놓았다”고 적었다.

터너 판사는 검토한 여러 법적 경로에서 모두 같은 답이 나왔다고 밝혔다. 준거법은 ‘중국법’이라는 결론이다. 비트코인이 중국에서 매입된 만큼, 영국에서 코인의 흐름을 추적하더라도 매입 당시 중국법상 잃어버린 재산권이 되살아나지는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피해자 수천 명은 범죄수익법에 따라 비트코인 일부가 자신의 몫이라고 선언해 달라고 신청했다. 성공하려면 각자 코인에 대한 재산권적 이해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터너 판사는 이 법이 범죄로 손해를 본 사람 전반에 대한 보상 체계를 만들지는 않는다고 적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Qian은 Tianjin Lantian Gerui Electronic Technology라는 회사를 앞세워 12만 8,000명이 넘는 투자자를 속였다. 훔친 수십억 규모의 돈을 비트코인으로 바꾼 뒤 2017년 영국으로 달아났다. 이번 판결로 영국 정부가 압수한 물량 대부분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코인데스크의 설명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폰지 사기에서 체결된 투자 계약은 최소 12만 8,409건이다. 피해자들이 낸 돈은 약 402억 위안(약 41억 파운드)이었고, 이 가운데 약 341억 위안은 일부 피해자에게 되돌려 지급됐다. 디크립트는 Qian이 지난해 사기와 돈세탁 혐의를 인정한 뒤 11년 넘는 징역형을 받았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가치는 시점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디크립트는 코인게코 데이터 기준 현재 가격이 약 8만 3,200달러라고 밝혔다. 앞서 다른 보도에서 8만 1,000달러대로 표기됐던 것과는 시점 차이로 보인다. 재판 당시 이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70억 달러였다.
FT는 지난해 익명의 영국 재무부 관계자들이 이 비트코인이 공공재정 부족분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비공식적으로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디크립트가 이를 인용했다. 한편 검찰은 앞서 중국에서 운영되는 보상 체계를 통해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정은 소유권에 대한 최종 판단이 아니다. 터너 판사는 중국법의 내용과 그 입증 문제는 이후 단계에서 다룰 사항이라고 적었다. 판결이 뒤집히지 않으면 런던 법원은 중국법에 관한 전문가 증거를 청취해 피해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로펌 Fieldfisher는 항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FT에 밝혔다. CPS는 “법 적용 여부와 피해자 가운데 누군가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지를 가리는 추가 심리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모든 물량을 보유하게 될지는 이 단계에서 가려진다.
크립토뉴스는 같은 흐름에서 한국의 규제 조치도 전했다. 한국은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소와 사업자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27곳의 국내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승인했다. 이름이 오른 곳은 KuCoin, MEXC, Phemex, Bitrue, CoinW, BTCC, BitMart, BingX, DigiFinex 등이다.
대상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Act on Reporting and Using Specified Financial Transaction Information)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은 플랫폼이다. 당국은 국내에서 호스팅되는 서비스는 종료시키고, 해외 웹사이트는 접속을 막을 수 있다. 앞서 미등록 거래소의 모바일 앱에 적용했던 제한을 웹사이트로 넓힌 조치다.
금융정보분석원은 해당 플랫폼에 자산을 둔 이용자가 출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를 통해 운영사와 협력해 안내와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크립토뉴스는 웹사이트 차단이 집행 조치일 뿐 고객 청구권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크립토뉴스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레버리지·증거금 거래 규제 틀도 함께 거론했다. TD 코웬의 애널리스트 재럿 사이버그는 절차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안서가 2027년 1분기 말이나 2분기 초에 나올 수 있고, 법적 다툼은 2028년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일정은 애널리스트의 추정일 뿐 CFTC가 확정한 시간표가 아니다. 사이버그는 이 작업이 더 명확한 규제로 가는 한 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정이 길어지면 업체들은 최종 요건이 나올 때까지 불확실성 속에서 영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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