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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의 AI 모델을 애플 기기에 쓰도록 승인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아이폰 듀오와 아이폰 18 프로 등의 네트워크 접속 허가를 갱신하면서 애플 인텔리전스와 알리바바 AI 모델 2종을 함께 올렸다. 오랫동안 미뤄진 중국 본토의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를 가로막던 규제 관문 하나가 풀린 셈이다.
승인 대상은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계열 큐원(Qwen, 중국명 Tongyi Qianwen)과 이미지·영상 생성 AI Tongyi Wanxiang이다. 엔가젯(Engadget)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새 시리(Siri) AI를 핵심 소프트웨어 기능으로 내세워 다음 주 중국에서 출시된다.
SCMP는 아이폰 듀오와 아이폰 18 프로, 그 밖의 여러 기존 애플 모델에 대한 갱신 허가에 AI 시스템 3종이 올랐다고 전했다. 애플 인텔리전스와 알리바바의 Tongyi Qianwen, Tongyi Wanxiang이다. Tongyi Qianwen은 큐원으로도 불리는 LLM 계열이고, Tongyi Wanxiang은 텍스트를 이미지·영상으로 만드는 생성 AI에 특화됐다. SCMP는 알리바바가 자사의 소유주라고 보도 안에서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진 경로도 눈여겨볼 만하다. BigGo 파이낸스에 따르면 10월 14일(현지시각) 여러 사용자가 MIIT 통신장비 네트워크 접속 기록에서 내용을 발견했다. 애플이 중국 시장용 아이폰 여러 모델의 허가를 9월 29일 갱신하면서 탑재 LLM의 등록 번호를 함께 추가한 것이다.
등록 번호는 3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Shanghai-AppleZhiNeng-202506160057, Tongyi Wanxiang은 Shanghai-TongYiWanXiang-202410090024, Tongyi Qianwen은 ZheJiang-TongYiQianWen-20230901로 각각 기재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애플의 AI 중국 출시 속도가 붙는 신호로 보고 있다.

BigGo가 정리한 기록을 보면 아이폰 듀오(모델명 A3721)는 올해 9월 2일 시험 승인 허가를 받았다. 이후 9월 29일 갱신을 마쳤다. 같은 날 아이폰 15 프로와 16 프로, 아이폰 에어, 아이폰 17,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A3718)도 똑같은 모델 등록 정보로 갱신됐다.
반면 아이폰 15와 15 플러스는 갱신 대상에서 빠졌다. 이 범위는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 기기와 거의 겹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출시 당시부터 아이폰 15 프로 시리즈 이후 모델을 지원해 왔다.
엔가젯은 큐원이 중국 고객에게 판매하는 호환 아이폰·아이패드·맥·비전 프로 모델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의 중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은 지난여름 이미 확인됐다. 다만 허가 서류에 이름이 오른 것과 실제 기능이 켜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SCMP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아직 중국 본토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내놓지 않았다.
이번 허가는 갑자기 나온 결과가 아니다. 애플은 2024년 6월 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고, 그해 10월 iOS 18.1로 일부 해외 시장에 첫 기능을 풀었다. 중국 본토판은 그때 빠졌다. 당시 애플은 중국 본토에서 시리 AI 등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규제 조율이 필요해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환점은 올해 7월이었다. 7월 8일 Apple Technology Development Co.의 ‘Apple Intelligence’ 모델이 생성형 AI 서비스 등록을 마쳤다. 적용 시나리오는 아이폰이다. 이어 7월 15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를 포함한 모바일 기기용 생성형 AI 서비스 7건의 등록 완료를 확인했다. 같은 묶음에는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삼성·ZTE의 온디바이스 AI 서비스가 들어 있었다.
컴퓨터월드는 애플이 중국용으로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아 자체 AI 모델을 따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미국 AI 모델이 중국에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과 알리바바는 공동 개발한 AI 기능을 지난 1년 사이 CAC에 승인용으로 제출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알리바바 쪽 움직임은 더 일찍 시작됐다. 알리바바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조 차이는 2025년 2월 두바이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알리바바 AI 기술을 쓰게 된다고 확인했다. 애플이 중국 AI 기업과 손잡고 우회로를 찾을 것이라는 보도가 2025년 초에 나왔고 당시 알리바바가 거론됐다.
등록 직후 알리바바는 큐원이 애플 인텔리전스의 AI 역량으로 통합된다고 밝혔다. iOS·iPadOS·macOS·visionOS를 쓰는 중국 이용자는 앱을 오가지 않고 기기에서 바로 큐원의 텍스트·이미지 이해와 콘텐츠 생성 기능을 쓰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애플 중국어 간체 맥 사용자 안내서에는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큐원 사용하기’라는 지원 문서가 올라와 애플 인텔리전스가 알리바바의 큐원 모델과 연동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8월 9일 이 문서는 삭제됐고, 페이지는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챗GPT 사용하기’ 이전 버전으로 되돌아갔다.
중국 본토의 복잡한 AI·개인정보 규제 때문에 애플은 인내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홍콩에서는 이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일부가 제공된다. 컴퓨터월드는 애플이 홍콩 방식보다 폭넓은 해법을 내놓으려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본토 출시 시점은 미국 출시 후 거의 2년 만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구글·오픈AI와 협력해 모델을 훈련하고 복잡한 질문을 넘겨 처리한다. 중국은 이 구조를 쓸 수 없어 알리바바 모델이 그 자리를 맡는 모양이다.
시장 반응은 AI 없이도 나쁘지 않았다. 컴퓨터월드에 따르면 JP모건은 생산량 감축설이 돌았음에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중국에서 아이폰 18 프로 수요가 지난해 아이폰 17 프로보다 높다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한 주 동안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3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허가 갱신이 끝난 만큼 남은 일은 실제 기능 공개다. 다음 주 예정인 아이폰 듀오 출시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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