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대상 인디게임상 유력 후보 '스타더스트' '스테퍼 레트로' 주목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

별에게 소원을 빈 마녀, 초능력자가 인구의 10분의 1인 도시. 펄어비스가 후원하는 인디게임 지원 프로그램 '빅잼(BIGEM)' 출신 두 작품이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디게임상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크니브스튜디오의 턴제 SRPG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와 팀 테트라포드의 초능력 추리 어드벤처 '스테퍼 레트로: 초능력 추리 퀘스트'다.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

국내 최대 게임 시상식인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개성 강한 인디게임이 잇따라 나온 만큼 인디게임상 경쟁도 뜨겁다. 그중에서도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낸 두 작품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는 5월 29일 스팀에 출시된 PC용 턴제 싱글 플레이 SRPG다. 이야기는 진정한 사랑을 이루게 해 달라며 별에게 소원을 빈 한 마녀에게서 시작한다. 소원을 들어주는 별은 그 소원을 엉뚱하게 이해한다. 이후 사람들의 소원을 기묘한 방식으로 이뤄 주기 시작한다. 마녀는 별을 떠나보내지만 끝내 사형을 선고받는다. 마녀를 찾아 헤매는 별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조각을 땅에 떨어뜨린다.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

플레이어는 이 별의 비밀을 쫓는 소녀 '스타'와 마법사 '유우'의 모험을 따라간다. 스타는 영웅을 동경하는 씩씩한 전사다. 밝고 단순하며 정의감이 넘친다. 유우는 스타의 어릴 적 친구인 마법사로,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이다. 혈기 넘치는 스타와 담담하게 받아치는 유우가 주고받는 티키타카는 이 게임의 큰 재미다. 풀 보이스와 다채로운 표정 연출 덕분에 작은 픽셀 캐릭터들의 개성도 또렷하게 살아난다.

전투는 정통 턴제 전략에 카드 기반 스킬 시스템을 얹은 구조다. 캐릭터마다 코스트 한도 안에서 스킬 카드 7장을 챙겨 전투에 나선다. 카드는 마나를 써서 발동한다. 마나는 첫 턴에 1로 시작해 턴마다 1씩 늘어나며, 최대 5까지 쌓인다. 일반 스킬은 마나가 남아 있어도 턴당 1장만 쓸 수 있다. 진짜 손맛은 남은 마나에서 나온다. 일반 스킬을 쓴 뒤 남은 마나로 '콤보' 카드를 이어 붙여 연계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 마나를 아껴 두면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되받아치는 '카운터' 카드를 꺼낼 수 있다. 공격 일변도로 갈지, 마나를 비축해 반격을 노릴지 매 턴 머리를 굴리게 만드는 설계다.

‘스테퍼 레트로: 초능력 추리 퀘스트’

적도 같은 콤보와 카운터 시스템을 쓴다. 보스전에서는 다양한 카운터 카드가 쏟아져 나온다. 탱커 역할을 맡은 '레온'으로 보스의 카운터를 미리 유도해 내는 식의 운용이 필요하다. 4~5 마나를 쓰는 궁극기는 발동까지 시간이 걸리는 대신 광역 피해를 줄 수 있다. 일부 캐릭터는 궁극기에서 콤보까지 이어 갈 수 있다. 마나와 사거리, 쿨타임을 동시에 따져 진형을 짜는 재미가 SRPG 마니아들의 구미를 당긴다.

전투 밖 성장 요소도 탄탄하다. 여관에 머물며 길드 사무소에서 의뢰를 받고, 의뢰를 마치면 돌아와 다음 날을 맞는 루프가 게임의 뼈대다. 길드 기여도와 레벨을 올리면 장비 제작·강화 레시피가 열린다. 퀘스트로 모은 '운석'으로는 스킬 강화 카드를 뽑을 수 있다. 엔딩 이후에는 한층 깊어진 레벨 디자인의 도전 콘텐츠가 기다린다.

성적도 눈에 띈다. 9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3만 장을 넘어섰다. 스팀 이용자 평가 743개 가운데 80%가 긍정적 평가였다. 스팀 위시리스트 등록은 16만 건을 돌파했다. 한국 인디 SRPG가 글로벌 이용자들의 기대작 목록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스테퍼 레트로: 초능력 추리 퀘스트'는 7월 23일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로 동시 출시된 어드벤처 게임이다. 추리와 텍스트 어드벤처, 비주얼 노벨의 요소를 한데 녹였다. 초능력이 존재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 '스테퍼'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스테퍼 레트로: 초능력 추리 퀘스트’

시리즈의 세계관은 독특하다. 1편 '스테퍼 케이스'는 인구의 약 10%가 '스테퍼'라 불리는 초능력자인 가상의 1960년대 영국 런던을 무대로 했다. 스테퍼들이 쓰는 '스킬'에는 모두 제약이 붙어 있다. 용의자가 어떤 능력을 지녔고 그 능력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파고들어 트릭을 무너뜨리는 것이 추리의 핵심이다. 초능력이 있는 세계에서 '불가능 범죄'를 논리로 풀어내는 쾌감이 시리즈 팬들을 사로잡았다.

'스테퍼 레트로'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시점과 무대, 새 주인공으로 시리즈의 2막을 연다. 주인공은 소녀 '베리타 레트로'다. 어느 날 벌어진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과 얽힌 세계의 이면과 과거의 진실을 쫓게 된다. 전작 캐릭터들도 일부 등장한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이용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추리 시스템은 한층 진화했다. 문서 속 단서를 조합해 추리를 쌓아 가는 시리즈 고유의 방식이 더 직관적으로 다듬어졌다. 수사 도중 자신의 추리를 고쳐 나갈 수 있는 '레트로 시스템'이 새로 들어갔다. 게임이 짚어 주는 핵심 문서 6개를 조합해 사건의 서사를 직접 완성하는 '리스토리 시스템'도 더해졌다. 100개가 넘는 단서와 30시간 이상의 시나리오, 선택에 따라 갈리는 멀티 엔딩까지 갖춰 추리 마니아들이 파고들 거리가 넉넉하다.

연출도 대폭 강화했다. 20명이 넘는 등장인물 모두에게 스파인(Spine) 애니메이션을 적용해 캐릭터마다 고유한 움직임과 생생한 표정을 입혔다. 일본어 음성과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고품질 일러스트와 깊이 있는 세계관은 출시 전부터 호평을 받았다. 팀 테트라포드는 '스테퍼 케이스', '스테퍼 리본', '스테퍼 레트로'로 이어지는 시리즈를 선보이며 작품 세계를 넓혀 가고 있다.

‘스테퍼 레트로: 초능력 추리 퀘스트’

글로벌 반응도 뜨겁다. 출시 직후 스팀 최고 판매 순위에서 한국 9위, 일본 6위에 올랐다. 스팀 이용자 평가는 '매우 긍정적'을 기록했다. 일본 최대 게임 종합지 패미통의 크로스 리뷰에서는 골드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출시 전 진행한 국내 텀블벅과 일본 캠프파이어 크라우드펀딩도 목표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플레이엑스포 2026과 일본 비트서밋 무대에도 올라 국내외 이용자를 만났다. 게임피아와는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두 작품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올해의 우수게임' 인디게임 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다. 카드와 카운터로 전략 전투의 손맛을 극대화한 SRPG와 초능력과 논리 추리를 결합한 어드벤처는 장르도 색깔도 정반대다. 개발사의 개성과 창작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게임 경험을 빚어낸다는 점에서 인디게임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작품의 공통분모는 빅잼이다. 펄어비스가 후원하는 빅잼은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디게임상에서 꾸준히 결과를 내 왔다. 2023년 '데블위딘: 삿갓', 2024년 '터미너스: 좀비 생존자들', 2025년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3년 연속 인디게임상을 받았다. 인디게임 발굴과 성장 지원이 실제 수상으로 이어진 사례다.

올해도 빅잼 선정작 두 편이 나란히 후보로 거론되면서 4년 연속 수상 기록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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