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하루 만에…코스닥 5%대 급등, '매수 사이드카' 발동

서킷브레이커로 거래가 멈췄던 코스닥 시장이 단 하루 만에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16일 코스닥 지수가 장중 5% 넘게 치솟으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날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연달아 걸렸던 시장은 하룻밤 사이 급상승세로 전환됐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시황이 표시되고 있는 모습 / 뉴스1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5분23초 코스닥150 선물가격과 코스닥150지수가 함께 급등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발동 시점 코스닥150 선물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7.80포인트(6.02%) 오른 수준이었다. 현물인 코스닥150지수 역시 72.59포인트(5.65%) 뛰어 있었다. 선물과 현물 모두 발동 기준을 넉넉히 넘어선 셈이다. 사이드카 발동 무렵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5.27% 오른 800.90까지 올라서며 800선을 되찾았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4.09% 상승한 5781.27이었다.

하룻밤 새 뒤바뀐 브레이크…'매도 사이드카'에서 '매수 사이드카'로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격한 움직임이 프로그램 매매를 타고 현물시장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스닥150 선물가격이 기준가격보다 6% 이상 오르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3% 이상 오른 상태가 동시에 1분간 이어지면 매수 사이드카가 걸린다. 같은 폭으로 떨어질 때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다. 유가증권시장은 기준이 다르다.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5% 이상 움직인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사이드카가 걸리면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이 5분 동안 멈췄다가 자동으로 풀린다. 매수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 가운데 매수 호가만 묶는다. 일반 투자자의 주문이나 프로그램 매도 주문은 그대로 체결되기 때문에 시장 전체의 거래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선물 급등이 현물 매수로 한꺼번에 쏠리는 것을 잠시 늦추는 일종의 '숨 고르기' 장치인 셈이다.

이날 매수 사이드카가 유독 눈길을 끈 건 전날 상황 때문이다. 15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수가 곤두박질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먼저 걸렸고,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닥은 결국 7.65% 하락한 760.82로 장을 마쳤다.

서킷브레이커는 사이드카보다 한층 강한 조치다. 1단계는 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 이상 떨어진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시장 전체의 매매가 20분 동안 멈춘다. 거래가 재개된 뒤에도 10분간은 단일가 매매로 체결된다. 하락폭이 15%, 20%로 커지면 2단계와 3단계가 차례로 적용되고, 3단계가 발동되면 그날 장은 그대로 종료된다.

이틀 사이 하락 방향 안전장치 두 개와 상승 방향 안전장치 한 개가 잇따라 작동했다. 지수가 한쪽으로 쏠렸다가 곧바로 반대쪽으로 튀어 오르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800선 되찾은 코스닥…알테오젠 10%대 급등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1.35포인트(1.49%) 높은 772.17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오름폭을 빠르게 키워 장중 802.44까지 올라섰다. 장중 고점 802.44는 전날 종가보다 41.62포인트(5.47%) 높은 수준이다. 이후 상승분을 일부 내주면서 오후 1시8분 현재 전날보다 39.10포인트(5.14%) 오른 799.92를 기록, 800선 언저리에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낙폭이 컸던 반도체와 바이오 등 성장주에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것을 반등 배경으로 보고 있다.

수급을 보면 기관이 119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외국인은 1013억원, 개인은 24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118억원 매도 우위였다. 주체별로 보면 사실상 기관 홀로 매수에 나선 장세다. 매수 사이드카가 걸린 날이지만 프로그램 매매 전체로는 오히려 매도 물량이 더 많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빨간불을 켰다. 알테오젠은 10.77% 급등한 23만6500원에 거래됐다. 반도체 관련주인 이오테크닉스(6.50%), 원익IPS(5.94%), 리노공업(5.65%)도 큰 폭으로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3.33%), 주성엔지니어링(3.18%), 심텍(3.18%), HLB(2.70%), 에코프로(2.48%)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에코프로비엠만 0.09% 내리며 소폭 약세였다.

시장 전체로 보면 오른 종목이 1482개로, 내린 종목 209개의 7배를 넘었다. 보합을 제외하면 거래 종목 10개 중 9개 가까이가 오른 셈이다. 대형주뿐 아니라 시장 전반으로 매수세가 퍼졌다는 의미다.

7거래일 연속 하락 끝…코스피도 5700선 회복

코스피도 반등 폭을 키웠다. 이날 전날보다 99.77포인트(1.80%) 높은 5653.99로 출발한 코스피는 한때 5590.33까지 밀렸다가 방향을 틀었고, 장중 5787.92까지 올랐다. 장중 저점조차 전날 종가(5554.22)보다 높았다. 전날 장중 최저치 5450.81과 이날 장중 최고치를 비교하면 하루 사이 337포인트 넘게 차이가 난다. 오후 1시7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8.85포인트(3.94%) 오른 5773.07로 5700선을 되찾았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가파른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달 2일 7003.74였던 지수는 전날 5554.22로 마감하며 20.70% 빠졌다. 2주 남짓한 기간에 지수의 5분의 1이 증발한 것이다. 전날에는 장중 5450.81까지 떨어지면서 코스피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모두 발동됐다.

대형주는 일제히 올랐다. 삼성전자는 4.52% 상승한 21만9500원, SK하이닉스는 3.96% 오른 131만2000원에 거래되며 130만원선을 회복했다. 현대차(7.11%), 삼성전자우(6.66%), 삼성생명(6.36%), 삼성바이오로직스(5.13%), SK스퀘어(4.71%)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기(3.53%), KB금융(3.13%), LG에너지솔루션(0.50%)도 상승 흐름에 올라탔다. 시가총액 1·2위인 반도체 '투톱'이 나란히 4% 안팎 오르며 지수 반등의 중심에 섰다.

뉴욕증시 반등에 숨 돌렸지만…외국인은 여전히 '팔자'

이날 반등에는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 유입과 간밤 미국 증시 회복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8%, S&P500지수는 0.33%, 나스닥종합지수는 0.08% 각각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보다 다우지수의 오름폭이 컸다.

미국 국채금리가 내리고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재무 건전성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점이 투자심리를 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인프라 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도 시장 불안을 일부 덜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외국인 자금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1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4861억원어치를 팔았고, 기관은 794억원을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266억원 매도 우위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000억원 넘게 팔며 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지수는 크게 뛰었지만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유지했다. 이날 반등을 이끈 쪽은 양 시장 모두 기관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까지 매도에 가세하면서 기관이 사실상 유일한 순매수 주체였다.

전날 서킷브레이커로 매매가 멈췄던 시장에서 하루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국내 증시의 안전장치는 이틀 연속 가동됐다. 15일 7%대 급락과 16일 5%대 급등이 하루 간격으로 맞붙은 코스닥은 이틀 만에 지수가 760선과 800선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 역시 7거래일 연속 하락의 고리를 끊고 하루 만에 4% 가까이 반등하며 5700선 위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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