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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라운지에서 셰프가 만든 음식을 즐기고 비행기 안에서는 한층 다양해진 기내식을 맛보는 시대다. 항공사들이 좌석과 운임을 넘어 여행 전 과정의 서비스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미국 여행업계 시상식에서 8개 상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미국 여행 전문 매체 트래블 위클리가 주관한 '2026 마젤란 어워즈'에서 금상 5개와 은상 3개를 수상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국제항공사와 서비스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뿐 아니라 일등석, 공항 라운지, 기내식 등 승객이 직접 경험하는 서비스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금상을 받은 항목은 국제항공사, 서비스, 일등석, 공항 라운지, 기내 식음 서비스 등 5개다. 기술 솔루션과 비즈니스석, 친환경 지속가능 항공사 항목에서는 은상을 받았다. 특히 국제항공사와 서비스, 일등석, 기내 식음 서비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금상을 수상했다.
마젤란 어워즈는 2008년부터 이어져 온 여행 산업 시상식이다. 항공사와 공항뿐 아니라 호텔, 크루즈, 여행지, 관광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완성도, 혁신성, 운영 성과 등을 평가한다.
다만 금상을 받았다고 해당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는 의미는 아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출품작끼리 순위를 겨루는 방식이 아니라 정해진 우수성 기준에 따라 각각 평가한다. 따라서 같은 부문에서 여러 기업이 금상을 받을 수도 있고, 기준에 부합하는 출품작이 없다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올해 항공·공항 분야에서는 대한항공 외에도 미국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프랑스 항공사 프렌치비 등이 금상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운항 서비스뿐 아니라 마케팅, 고객 지원, 디지털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이번 수상에서 눈여겨볼 분야는 공항 라운지다. 대한항공은 단순히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 공간을 넘어 식사와 휴식, 업무, 체험을 함께 즐기는 시설로 라운지를 바꾸고 있다.
대한항공은 약 3년 6개월에 걸쳐 총 1100억원을 투입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라운지 개편 사업을 올해 4월 마무리했다. 전체 라운지 면적은 기존 5105㎡에서 1만2270㎡로 약 2.4배 확대됐고, 좌석 수도 898석에서 1566석으로 668석 늘었다.
특히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는 2615㎡ 규모에 약 420석을 갖췄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인천공항 내 단일 라운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승객은 뷔페와 바를 이용할 수 있으며,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호텔 셰프가 현장에서 조리한 음식을 제공한다.
올해 1월 새롭게 선보인 프레스티지 동편 좌측 라운지에는 이른바 '라면 라이브러리'도 마련됐다. 승객이 원하는 라면을 고르고 자동 조리 기기를 활용해 취향에 맞게 만들어 먹는 공간이다. 라운지에는 이 밖에도 샤워실과 업무 공간, 휴식 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일등석 라운지는 차별화된 개인 서비스에 집중했다. 승객이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별실 11개를 마련했고, 식사도 취향에 따라 단품 요리를 주문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한국 전통 건축과 미술에서 가져온 디자인 요소도 내부에 반영했다.
이처럼 라운지가 중요해진 배경에는 장거리 국제선 승객을 확보하려는 항공사들의 경쟁이 있다. 특히 환승객은 다음 항공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도 여행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항공사가 라운지에 투자하는 이유 역시 기내 좌석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서비스 차이를 만들기 위해서다.
라운지 이용을 계획하고 있다면 입장 조건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한항공은 바우처나 마일리지로 직영 라운지를 이용하려는 승객을 대상으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사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등석·프레스티지석 승객이나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회원은 별도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앱에서는 인천공항 라운지의 실시간 혼잡도도 확인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금상을 받은 또 다른 분야는 기내 식음 서비스다. 새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정비한 식음 서비스와 일등석 운영 방식이 이번 평가에 반영됐다.
항공사들이 기내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고급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지상에서 맛있었던 음식이 비행기 안에서는 다르게 느껴지는 특수한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2015년 항공기 내부와 같은 시끄러운 환경이 미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큰 소음에 노출되면 단맛을 느끼는 강도가 약해지는 반면, 감칠맛인 우마미에 대한 감각은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같은 음식이라도 비행 중에는 평소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기내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가 조리법이나 식재료뿐 아니라 음식을 먹는 주변 환경과도 관련돼 있다는 의미다.
항공사들이 기내식 메뉴를 개발할 때 소스와 향신료, 식감 등을 고려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높은 고도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조리 이후 보관과 재가열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기내식은 항공사의 브랜드를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한국 항공사의 한식 메뉴처럼 국가별 음식 문화를 활용하면 외국인 승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제공되는 메뉴와 식기, 서비스 방식은 좌석 등급과 노선, 항공기 운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에는 음식의 맛뿐 아니라 승객의 식습관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채식이나 종교적 식단, 특정 식재료를 피해야 하는 승객 등을 위한 특별 기내식이 대표적이다. 특별식은 일반적으로 항공사별 신청 기한과 이용 조건이 정해져 있어 출발 전 확인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의 이번 수상은 세계 항공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항공 여객 수요는 여객킬로미터(RPK) 기준 전년보다 5.3% 증가했다. 국제선 수요는 7.1% 늘었고, 전 세계 항공편의 평균 탑승률은 83.6%로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들의 국제선 수요 증가율은 10.9%로 지역별 비교에서 가장 높았다. 항공 여행이 확대되는 만큼 항공사에는 승객을 확보하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경쟁 영역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취항 도시와 운항 횟수, 좌석 편의성이 중요한 차별화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서비스를 통한 고객 편의와 운영 효율을 높이는 기술도 항공사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기술 솔루션 분야 은상을 받은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연료 관리와 예지정비, 물류 운영, 인공지능 고객센터(AICC), AI 챗봇 등 여러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예지정비는 항공기 부품과 장비의 상태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기술이다. 항공기 정비가 필요한 시점을 보다 정교하게 예측하면 불필요한 정비 부담을 줄이고 운항 안정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AI 고객센터 역시 단순 문의를 자동 처리하고 고객 응대 시간을 줄이는 데 쓰인다.
친환경 경영도 항공업계의 중요한 과제다. 대한항공은 고효율 항공기 도입과 운항 속도 최적화, 기내 물품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항공기 운항 등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을 전년보다 약 48만5000톤 줄였다고 설명했다.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기내식 용기를 도입하고 폐자재를 재활용하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다만 항공업계 전체의 탄소 감축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IATA는 올해 전 세계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량을 약 240만톤으로 예상했다. 전체 항공 연료 사용량의 0.8%에 불과한 규모다. 기존 항공유보다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공급량이 친환경 연료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고객 서비스와 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여객 수요가 증가하는 국제 항공시장에서 운항 경쟁력에 더해 공항 이용 경험, 기내 서비스, 기술 혁신, 환경 대응까지 종합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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