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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가 10월 16일(현지시각) 수출 금지·제한 기술 목록의 개정 초안을 공개했다. 대규모 모델과 AI 에이전트, 컴퓨팅 클러스터 등 AI 관련 23개 기술이 새로 들어간다. 파라미터(모델의 크기를 가늠하는 학습 변수)가 2조 개 이상인 모델의 가중치와 소스코드 같은 핵심 기술은 수출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아직 확정된 규정은 아니다. 초안은 의견 수렴을 거치는 중이고 최종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임시 사전 등록제가 먼저 적용된다.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경우에는 허가를 자동으로 내주는 간소화 절차도 함께 마련됐다.
The Decoder에 따르면 초안은 대규모 모델과 에이전트, 컴퓨팅 클러스터, 데이터 처리 분야의 AI 기술 23개를 겨냥한다. 가장 강한 조치는 전면 수출 금지다. 핵심 인프라와 군, 정부기관을 공격하려고 악성코드를 스스로 작성하거나 변형하는 AI 도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찾는 일부 AI 도구는 금지까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수출 제한을 받는다.
대규모 모델은 두 가지 경우에 통제를 받는다. 첫째는 중국의 ‘중요 데이터’를 학습해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법적으로 공개된 데이터는 예외다. 사전에 정제하고 AI 출력에 드러나지 않으며 해당 분야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 역량을 실질적으로 높이지 않는다면 0.1%까지는 허용된다. 타이베이타임스는 같은 대목을 ‘핵심 데이터’(core data)로 학습한 모델의 수출이 금지된다고 전해 매체별로 표현이 엇갈린다.
둘째는 가중치(weights)와 체크포인트, 소스코드, 아키텍처, 학습·추론 방법 같은 모델의 핵심 기술이다. 학습에 10^26 FLOPs(부동소수점 연산 횟수) 이상의 컴퓨팅이 �였거나 파라미터가 2조 개 이상이거나 세계 상위 10위권에 들면 통제가 시작된다. 상위 10위 여부는 국내외 주요 평가기관이나 업계 플랫폼의 공개 순위로 판단한다. 종합 성능과 특정 과제, 안전성, 글로벌 사용량이 기준이다. 오픈소스나 논문으로 이미 공개된 기술은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

중국은 자국 오픈소스 생태계가 위축되지 않도록 패스트트랙을 함께 넣었다. The Decoder에 따르면 통제 대상 AI 기술과 가중치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경우는 ‘자동 허가’ 대상이다. 해외에서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거나 칩을 설계·시제품 생산하는 중국 기업, 외국 파트너와 공동 연구를 하는 기업, 국제 표준 제정에 참여하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서류를 제출하는 즉시 수출이 승인되는 구조다.
사용 방식에 따라서도 갈린다. 제한 대상 모델을 API나 앱, 웹사이트, SaaS 도구로 쓰거나 기기 안에서 돌아가는 경량 버전으로 쓰는 것은 수출 통제 밖이다. 반면 해외 현지 서버에 제한 기술을 직접 설치하려면 일반 수출 허가가 필요하다. 해외에 둔 자사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기업은 간소화 절차를 쓸 수 있다.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 지원도 약속했다. 역량 강화와 기술 공유, 공동 규칙 제정에 한해 수출을 완화하겠다는 내용이다. 무대는 중국이 서방의 AI 기구에 맞서 출범시킨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의 목적을 AI 기술의 ‘안전성과 통제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비국가 행위자나 악의적 주체가 핵심 인프라와 방위산업, 정부 핵심 시스템을 공격하는 데 AI가 오용될 위험을 이유로 들었다.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 관리가 “안보 기준선을 공고히 하고 오남용을 막으며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 있도록 보장하고 AI의 국제 거버넌스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국가나 지역, 기관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WCCF테크는 이 규정이 문샷AI(Moonshot AI)의 미공개 모델 키미 K3.1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규제는 앞으로 나올 새 오픈웨이트(open-weight, 학습된 가중치를 공개하는 방식) 모델에만 적용되고 기존 모델은 제외된다. 오픈소스 공개 전 명시적 허가가 필요해질 수 있지만 상무부가 간소화된 자동 허가 절차를 마련했다고 한다. 규정의 행정 부담이 모델 출시 일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매체의 시각이다.
영향권에 들 만한 모델은 이미 여럿이다. WCCF테크에 따르면 키미 K3는 7월에 파라미터 2조 8,000억 개로 나왔다. 알리바바의 큐원3.8-Max는 8월에 2조 4,000억 개로 공개됐다. 알리바바는 앞으로 나올 큐원 4.5와 5.0의 규모를 4조~10조 개로 예고한 상태다. 바이두의 어니 5.0은 올해 초 약 2조 4,000억 개로 출시됐지만 비공개 모델이다. 바이트댄스는 약 10조 개 규모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전해진다.
키미 K3.1은 이전 유출 코드에서 추론 강도를 낮음·높음·최대 세 단계로 고르는 옵션과 ‘초장문’ 컨텍스트 설정이 확인됐다. 컨텍스트 창은 100만 토큰이고 스웜(swarm) 에이전트를 포함한 에이전트 모드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키미 K3는 ‘키미 델타 어텐션(KDA)’이라는 KV 캐시 관련 구조로 주목받았다. K3.1이 2조 개 넘는 파라미터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WCCF테크의 설명이다.
규제 틀 자체는 공고 제48호에 담겼다. 지정학·기술 분석 매체 Geopolitechs에 따르면 이 공고는 AI뿐 아니라 바이오의약과 태양광을 합쳐 40개 기술의 목록 편입 안을 담았다. 바이오의약은 세포·유전자 치료와 소형 핵산 의약품, 병원성 미생물 등 5개 기술이고 태양광은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셀 제조 등 12개 기술이다. 의견은 10월 16일부터 11월 15일까지 이메일과 팩스, 우편으로 낼 수 있다.
목록이 확정되기 전에도 등록 의무는 즉시 시작됐다. 해당 기술을 수출하려는 기업은 상무부의 기술무역관리정보시스템에 먼저 등록해야 한다. 기술 소유권이나 지식재산권 양도, 국내 기술의 해외 사용 허여, 소유자나 실질 지배자가 외국 주체로 바뀌는 변경이 대상이다. 이미 시작됐지만 끝나지 않은 거래도 포함된다. 신고 항목은 수출자와 수령자, 목적지 국가·지역, 기술 내용과 용도, 예상 거래액이다.
Geopolitechs는 이를 정식 허가제에 앞선 예비 행정 단계로 해석했다. 정부가 어떤 기술이 어디로 나가는지 파악한 뒤 최종 개정안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소스 공개가 기술 수출에 해당할 수 있지만 자동 허가 등 간소화 절차가 적용되는 만큼 개발자들의 부담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근거 조항으로는 올해 3월 1일 시행된 개정 대외무역법 제18조가 거론됐다.
The Decoder는 이 조치가 오픈웨이트 모델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을 자국 모델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클라우드에서 오픈웨이트 모델을 돌려 자립하려던 유럽은 더 곤란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타이베이타임스는 중국 AI 업계가 이미 엄격한 콘텐츠 규제와 허가 체계, 미국의 제재 가능성에 직면해 있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 시기 대만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따라 첨단 칩과 서버를 중국으로 빼돌리는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했다. 기존에는 금지만 돼 있어 검찰이 입증 기준이 훨씬 높은 다른 법령에 의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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