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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0월 들어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크립토 브리핑(Crypto Briefing)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까지 5거래일 동안 이들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2억 2,860만 달러(약 3,050억 원, 1달러 1,335원 기준)다. 이번 달 누적 순유출은 약 6억 1,500만 달러로 집계됐고, 일부 집계에서는 6억 1,800만 달러에 가깝다. 이탈의 중심에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있었다. 이하 날짜는 모두 현지시각 기준이다.
크립토 브리핑은 IBIT에서 한 주 동안 약 1억 6,5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16일 하루에만 나간 7,180만 달러가 포함된다.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FBTC)도 16일 유출을 기록했지만 규모는 1,060만 달러로 작았다. 주간 전체 유출액 2억 2,860만 달러 가운데 IBIT가 차지한 몫이 가장 컸던 셈이다.
월간 기준으로 가장 충격이 컸던 날은 7일이었다. 이날 하루 순유출이 4억 8,71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한 번의 거래일이 이번 달 순유출 전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월간 순유출 약 6억 1,500만 달러(약 8,200억 원)에 견주면 하루 낙폭이 대부분을 설명한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거래는 활발했다. 10월 중 여러 거래일에 걸쳐 펀드 전체의 일일 거래량이 20억 달러를 웃돌았다. 순유출이라는 방향성과 별개로 현물 비트코인 ETF가 여전히 비트코인 노출을 얻는 핵심 창구라는 의미다.

장기 흐름으로 보면 분위기는 한결 차분하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2024년 1월 출시됐고, 그 뒤 누적 순유입은 약 568억 8,000만 달러에 이른다. 10월 중순 기준 펀드 전체의 운용자산(AUM)은 1,042억 9,000만 달러다. 이번 달 유출액은 이 금액의 1%에도 못 미친다.
펀드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합산 약 127만 6,000개다. 환매는 단순한 장부상 숫자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짚어둘 만하다. 주식이 환매되면 발행사가 비트코인 보유량이나 현금 보유분을 줄여야 할 수 있어서, 실제 기초 자산 시장의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기관이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 주간의 환매는 자산 재조정이나 차익 실현, 더 넓은 포트폴리오 안에서의 비중 변경을 반영할 수 있다. 자산 자체에 대한 평결로 읽을 필요는 없다는 취지다. 다만 가장 크고 기관 성격이 강한 상품인 IBIT와 FBTC에서 유출이 집중됐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유출 흐름과 함께 IBIT의 소유 구조도 눈여겨볼 만하다. 24/7 월스트리트(24/7 Wall St.)에 따르면 IBIT는 델라웨어 법정신탁 형태로 운영된다. 신탁이 모든 비트코인의 법적 소유권을 갖고, 블랙록은 펀드를 운용하는 스폰서 역할을 맡는다. 주주는 신탁의 경제적 가치를 누리는 수익권을 갖지만, 특정 코인을 직접 소유하거나 인출할 수는 없다.
보관은 코인베이스가 맡는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수탁기관으로서 개인키를 다른 고객 자산과 분리된 계정에 보관한다. 앵커리지 디지털 뱅크도 2025년 4월 두 번째 수탁기관이 됐다. 다만 블랙록은 당시 코인을 그쪽으로 옮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역할은 신탁 설립과 서비스 업체 선정, 일상 운영, 수수료 수취다. 247월스트리트가 아이셰어즈 투자설명서를 인용한 바로는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와 계열사가 2026년 3월 31일 기준 약 13조 9,000억 달러 자산을 운용한다. IBIT는 그 방대한 상품군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 구조 덕분에 비트코인은 블랙록의 재무와 분리돼 있어 회사가 이를 기업 재무 자산으로 잡거나 쓸 수 없다.
투자자가 빠져나가려면 거래소에서 주식을 팔아 현금을 받아야 한다. 코인으로 직접 받아 보내거나 쓰거나 보관할 수는 없다. 247월스트리트는 IBIT가 개인 지갑 관리 없이 증권사나 퇴직연금 계좌에서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을 따라가려는 투자자에게 맞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 지갑은 직접 소유가 가능하지만 시드 문구(지갑 복구용 단어)를 잃으면 코인을 영구히 잃을 수 있다.
이 매체는 소유 구조 자체가 비트코인 가격을 직접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봤다.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식 창설과 환매 규모다. 지정참가자라 불리는 대형 트레이딩 회사가 신탁과 직접 계약해 주식을 만들거나 환매하는데, 2025년부터는 비트코인을 내고 새 주식을 받거나 주식을 돌려주고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주주에게는 이런 권한이 없다. 수요가 공급을 넘으면 비트코인이 신탁으로 들어가 시장에서 빠지고, 주식 매도가 몰리면 코인이 환매돼 트레이더에게 돌아갈 수 있다.
시세는 약세다.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7일 약 8만 1,497달러 안팎에서 거래돼 사상 최고가 12만 6,080달러보다 약 35% 낮다. IBIT는 16일 약 46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1년간 IBIT는 24.9% 하락해 비트코인의 23.4% 하락과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두 수치의 차이는 수수료와 측정 기간 차이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플루앙은 17일 IBIT가 46.15달러로 0.94% 내렸고 시가총액은 661억 3,000만 달러라고 전했다. 앞서 현물 이더리움 ETF에서도 순유출 흐름이 이어졌는데, 비트코인 ETF에서도 비슷한 환매 압력이 확인된 셈이다. 향후 확인할 지표는 세 가지다. IBIT 환매가 둔화하는지 가속하는지, 월간 누적 순유출이 6억 1,800만 달러를 크게 넘어서는지, 펀드 전체 보유량 약 127만 6,000 BTC가 유지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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