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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가 중앙일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다우키움·CJ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만 빠진 채 범(汎)삼성가 주요 집안이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세운 신문사 인수에 함께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경제가 투자은행(IB) 업계를 인용해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신세계는 CJ그룹과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해 중앙일보 신주 인수에 나선다. 컨소시엄 내부 지분은 다우키움 50%, CJ 30%, 신세계 20% 안팎으로 나누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주주 자리는 다우키움이 맡는다. CJ와 신세계 지분을 합치면 다우키움과 같은 50%가 된다. 인수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신세계그룹의 모태인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면세점 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 패션·뷰티 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거느린 정 회장 측 계열이다. 2011년 신세계에서 인적분할된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맡고 있다. 남매는 이후 지분 관계를 정리해 각자 독립 경영 체제를 갖췄다.
이번 컨소시엄은 혈연으로 보면 이 창업주의 후손들이 모인 구도다. 이재현 CJ 회장은 이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정 회장은 이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딸이다. 이 창업주 외손녀다.
중앙일보는 이 창업주가 1965년 창간한 신문이다. 1999년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뒤에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일가가 경영을 맡아왔다.
CJ그룹은 이미 중앙일보 주주이기도 하다.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가 중앙일보 지분 9.24%를 갖고 있다. 중앙홀딩스(64.73%), 홍 회장(15.63%)에 이은 3대 주주다. 이 때문에 CJ 참여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범삼성가 연결고리에 관심이 쏠렸다. 신세계까지 가세하면서 이 구도는 한층 뚜렷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창업주가 세운 신문사를 외부에 온전히 넘기지 않으려는 집안 차원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CJ그룹은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에서는 인수의향서(LOI)를 내지 않았다.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이번 매각에서는 LOI를 낸 후보만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CJ그룹은 이미 적격 인수 후보에 오른 다우키움그룹과 손잡는 방식을 택했다. 다우키움으로서도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우키움그룹과 CJ그룹은 모두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다. 이 때문에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따라 일간신문 지분을 각각 50%까지만 취득할 수 있다.
중앙일보 매각 주관사인 PwC삼일회계법인은 전날 오후 3시 본입찰을 마감하고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본입찰에는 다우키움그룹을 비롯해 글로벌세아그룹, 금보개발, 오리온그룹, OK금융그룹, 이브로드캐스팅 등 6곳이 참여했다. 지난달 21일 예비입찰에 LOI를 낸 6곳이 모두 적격 인수 후보에 들었고 그대로 본입찰까지 완주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인수 가격, 자금 조달 능력, 재무구조 개선 효과, 고용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매각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주주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중앙일보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인수하는 구조다. 신주 인수 대금은 중앙일보로 곧바로 들어가 채무 변제 등 재무구조 개선에 쓰인다. 컨소시엄은 앞으로 조건부 신주인수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후 금융채권자협의회와 사채권자집회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인수를 마무리하게 된다.
중앙일보의 경영 위기는 올해 들어 표면화했다. 6월 계열 방송사 JTBC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그룹 전반의 자금난이 드러났다. 중앙일보는 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주도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왔다. 채권단은 새로 들어오는 자금으로 중앙일보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연내 워크아웃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JTBC는 중앙일보와 별도로 회생절차를 밟으며 새 대주주를 찾고 있다.
인수전 과정에서는 공개 입찰 밖의 움직임도 있었다. 태광그룹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중앙일보 노동조합과 접촉하며 인수 의사를 드러냈다. 태광그룹은 4000억원 투입과 채무 일시 상환, 특파원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달 초 인수 추진을 철회하는 방침을 밝혔다.
중앙일보 노조는 전날 노보를 통해 "매각 절차 내내 구성원을 배제한 정보 비대칭은 깊은 불신을 낳았고, 특정 인수 후보를 둘러싼 의혹과 잡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기자 전체 구성원들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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