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FINMA, 개인도 살 수 있는 첫 비트코인 ETF 승인…분산투자 규제는 면제

창가 책상 위 비트코인 모형과 스위스 국기가 놓인 풍경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이 일반 투자자도 접근할 수 있는 스위스 첫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했다.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FINMA는 20일(현지시각) 이 사실을 발표했다.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 투자, 특히 비트코인에 대한 “커지는 관심”을 승인 배경으로 들었다. 다만 어떤 운용사가 상품을 내놓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출시 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FINMA가 밝힌 승인 내용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FINMA는 자신들이 승인한 상품을 스위스 최초의 비트코인 직접 투자 ETF이자 개인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ETF라고 설명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번 승인이 스위스에서 개인이 접근 가능한 비트코인 직접 투자 ETF가 출시되기까지의 중요한 규제 문턱을 넘은 것이라고 전했다.

FINMA는 발표에서 투자자 보호가 심사 내내 우선순위였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지수가 아니라 비트코인 자체에 투자하는 구조라는 점이 핵심이다. 비트보(Bitbo)는 이 승인으로 일반 투자자가 규제를 받는 상품을 통해 비트코인에 노출될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발행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FINMA는 복수의 업체가 이미 비트코인 ETF 신청서를 냈거나 출시 계획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승인된 상품이 누구의 것인지와 상관없이 후발 주자들의 심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장갑 낀 손으로 서류가 든 금속 서랍을 여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분산투자 규제 예외와 투자자 보호 조건

이번 승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위험 분산 규정의 예외다. FINMA는 통상 이런 펀드에 적용되는 위험 분산 요건을 이번에는 면제해 줬다. 근거로는 다른 디지털 자산과 비교해 비트코인의 “긴 거래 이력과 특히 높은 거래량”을 들었다.

대신 조건이 붙었다. 비트보에 따르면 상품을 출시하는 감독 대상 기관은 운용상 위험과 보관(커스터디) 위험을 낮추는 조치를 해야 한다. 디파이언트(The Defiant)를 인용한 보도 역시 FINMA가 보관 안전장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판매 단계의 의무도 있다. 비트보는 이 ETF를 파는 회사가 스위스 금융서비스법을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변동성과 손실 가능성에 대한 분명한 경고를 제공해야 하고 투자자 적합성 점검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래도 “매우 높은 위험”…FINMA의 경고

FINMA는 승인과 별개로 비트코인 투자가 시장 위험을 동반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 탓에 투자 원금의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보는 FINMA가 승인한 ETF를 통하더라도 비트코인 투자에는 매우 높은 위험이 따른다고 규제 당국이 강조했다고 전했다.

FINMA는 보도자료에서 “이 점은 투자 결정을 내릴 때, 특히 투자 금액과 관련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 투자자 대상 상품인 만큼 투자 규모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조절하라는 취지로 읽힌다.

보도 시점은 매체마다 다소 다르다. 비트코인파운데이션(Bitcoin Foundation) 보도에 따르면 디파이언트가 10월 20일 협정세계시(UTC) 10시 9분에 기사를 냈고 더블록이 12시 15분에 뒤따랐다.

2021년 펀드와 무엇이 다른가

스위스는 이미 암호화폐 상품 시장이 형성된 나라다. FINMA는 2021년에 적격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로 여러 암호화폐 바구니에 투자하는 펀드를 처음 승인한 바 있다. 비트보는 당시 상품이 적격 투자자로 한정됐던 반면 이번 ETF는 일반 대중을 겨냥한다고 설명했다.

더블록은 이번 승인을 이전의 스위스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 상장과 적격 투자자 전용 펀드 뒤에 놓고 봤다. 비트코인파운데이션은 달라진 것이 투자자 자격이라고 정리했다. 개인 투자자용 현물 비트코인 ETF라는 이정표는 앞선 암호화폐 ETP 상장과는 구분된다는 설명이다.

스위스증권거래소는 2025년 8월 아이셰어즈의 비트코인 ETP 거래 개시를 발표했다. 이 상품은 코인베이스 커스터디 인터내셔널이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한 비트코인으로 전액 뒷받침된다. 이번 FINMA 승인은 이와 별개의 ETF 승인이다.

미국 시장 흐름과 스위스의 위치

비트보는 스위스가 이미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여러 나라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수요가 가장 큰 시장은 여전히 미국이다. 비트보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0여 개가 넘는 현물 비트코인 ETF가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570억 달러를 훌쩍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최근 흐름도 소스에 있다. 코인데스크를 인용한 비트코인파운데이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월요일 약 5억 2,700만 달러(약 7,000억 원, 1달러 1,331원 기준)의 순유입이 들어왔다. 한 달 사이 하루 기준 최대다.

개별 상품별로는 온도 차가 컸다. 블랙록의 IBIT는 6억 6,500만 달러가 들어와 1년여 만에 가장 강한 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피델리티와 그레이스케일 펀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수요가 미국 상품 전체에 고르게 퍼지기보다 특정 상품에 쏠렸다는 얘기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암호화폐 친화적인 나라로 꼽힌다. 2023년 스위스 루가노시는 모든 시 수수료를 비트코인과 테더로 낼 수 있게 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를 도입한 도시 행정 중 하나다. 이번 ETF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발행사는 FINMA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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