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앞세운 OKX, 미국 고객 계정 탈취 최대 50만 달러 보전…약관은 ‘호의’

도심 전망 앞에 선 정장 차림 인물과 OKX 방패, 비트코인 모형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가상자산 거래소 OKX가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계정 탈취 피해를 보전하는 ‘OKX 쉴드(Shield)’를 10월 20일(현지시각) 내놨다. 자격을 갖춘 미국 고객은 최대 10만 달러, VIP 4등급 이상은 최대 50만 달러(약 6억 7,000만 원, 1달러 1,331원 기준)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같은 날 열린 가상 기자회견에서 OKX 이사회 멤버인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 전 뉴욕 주지사는 “돈으로 말한다”는 취지로 이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OKX 쉴드, 등급별 한도와 가입 조건

쉴드는 외부인이 고객 계정을 가로채 자금을 빼갔을 때 이를 보전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OKX는 보도자료에서 자격을 갖춘 미국 고객이 최대 1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고 가입비나 활성화 비용은 없다고 밝혔다. VIP 1~3등급 고객은 최대 25만 달러, VIP 4등급 이상은 최대 50만 달러까지 한도가 올라간다.

대상은 피싱(사기 사이트·메시지로 정보를 빼내는 수법), 악성코드, 심스왑(SIM swap·통신사 회선을 가로채 인증을 뚫는 수법)으로 이뤄진 제3자의 무단 계정 탈취다. 보호를 받으려면 패스키(passkey·비밀번호 대신 쓰는 기기 기반 인증)를 설정하고 대규모 출금 보호와 거래 인증 기능을 켜야 한다. 웹을 통한 출금은 막아야 하며 기기 보안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쉴드는 연결된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악성코드와 루팅·탈옥(기기 제한을 푼 상태) 여부도 검사한다. 언체인드(Unchained)에 따르면 OKX는 이 설정이 하나라도 꺼지면 보호가 중단된다고 밝혔다. 쿠오모는 기자회견에서 “우리 시스템에 매우 자신 있기 때문에 사기 피해를 보면 자발적으로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카페 테이블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과 커피잔, 메모장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약관은 ‘호의 프로그램’…보험과 선 그었다

언체인드가 확인한 OKX 약관은 쉴드를 ‘자발적이고 재량에 따른 호의(goodwill) 조치’로 규정하고 보험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사람이 모든 OKX 법인을 통틀어 평생 승인받을 수 있는 청구는 1건뿐이다. 마지막 무단 이체로부터 72시간 안에 청구해야 한다.

보상금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된다. 사용자가 직접 승인한 이체는 속아서 한 경우에도 제외된다. 거래 손실, OKX 월렛(OKX Wallet)이나 외부 플랫폼에 보관한 자금도 대상이 아니다. 또 OKX가 청구를 건별로 심사해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비트코인닷컴뉴스(Bitcoin.com News)도 보장이 조건부이며 자격 규정과 면책 사항이 적용되고 모든 암호화폐 손실을 막아 주는 포괄적 보증은 아니라고 짚었다. 앞서 OKX 월렛을 사칭한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이 확인된 바 있는데, 약관상 OKX 월렛 보관 자금은 쉴드 대상에서 빠진다. 최대 한도만 보지 말고 제외 조항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쿠오모의 2011년 회고와 OKX 내 역할

쿠오모는 10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이 2011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뉴욕주의 기술·경제개발 담당 관계자들이 암호학과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소개해 줬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닷컴뉴스는 쿠오모가 주지사에 취임한 시점이 2011년 1월이며 당시 비트코인은 컴퓨터 애호가와 초기 사용자의 영역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쿠오모는 당시 행정부의 관심이 암호화폐 투기를 띄우려는 것이 아니라 기술 이니셔티브에 가까웠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는 그것이 뉴욕에 기반을 두길 원했다. 월스트리트가 그 변화에서 가장 먼저 나서길 바랐다”고 말했다. 뉴욕주의 초기 암호화폐 인가 체계도 워싱턴보다 앞서 업계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례라고 내세웠다.

쿠오모는 7월 OKX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와 OKX가 꾸린 합작법인의 공동 의장도 맡고 있다. OKX 리스크 총괄 시안청 한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쉴드 이외의 보안 대책을 묻는 언체인드 질문에 다층 자산 보호 체계와 협력업체 관리 거버넌스를 소개했다.

토큰화 주식과 클래리티법, 남은 변수

쿠오모는 OKX와 ICE의 협력이 추진하는 미국 주식 토큰화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블록체인 기반 주식 표현물을 활용해 기존 거래 시간과 지리적 경계를 넘어 접근성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금은 24시간 7일 돌아가는 세상”이라며 주식 거래가 옛 시대에서 물려받은 일정에 묶여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자사 주식의 토큰화 제공에 반대한다는 점을 짚은 질문이 나왔다. 쿠오모는 이를 기술에 대한 전면 반대로 보지 않는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접근을 기다리길 원하는 기업을 배려한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발행사는 곧바로 뛰어들고 어떤 곳은 지켜볼 것이라는 취지다. “‘내가 풀에 가장 먼저 들어가겠다’고 하는 다른 기업들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입법 환경은 녹록지 않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연방 규칙을 정하려는 클래리티법은 종결 투표(cloture vote·상원의 토론 종결 표결)가 부결되며 전망이 복잡해졌다. 비트코인닷컴뉴스에 따르면 쿠오모는 이 법안이 2026년 중간선거 이후까지 멈춰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내년 1월이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OKX는 쉴드를 9월 유럽 고객에게 먼저 제공했다. 쿠오모는 유럽 출시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언체인드에 따르면 OKX는 2025년 미국 시장에 복귀했으며 운영 법인이 같은 해 2월 무허가 자금 송금업 운영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고 5억 400만 달러 넘게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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