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XRP 레버리지 26.2% 줄었는데 OKX 롱 계정 비율은 두 배 넘게 뛰었다

바이낸스·OKX 표지판 앞에서 롱·숏 차트와 코인을 살펴보는 사람들 — AI 자료 이미지

바이낸스에서 엑스알피(XRP) 레버리지(차입 투자) 비율이 한 달이 안 되는 사이 26.2% 줄었다. 온체인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 자료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XRP 추정 레버리지 비율은 9월 약 0.229에서 이번 주 0.169로 내려갔다. 10월 청산 파동 이후 투자자들이 빚을 내 건 베팅을 정리한 결과다.

다만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거래소 OKX 데이터에서는 미결제약정(오픈 인터레스트)이 줄어든 가운데 롱(상승 베팅) 계정 비중이 오히려 두 배 안팎으로 커졌다. 같은 시기 리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안한 암호화폐 규정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냈다. 이하 날짜는 모두 현지시각 기준이다.

바이낸스 레버리지 0.229→0.169, 미결제약정도 감소

크립토퀀트가 추적하는 이 지표는 미결제약정을 바이낸스가 보유한 XRP 물량으로 나눈 값이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 포지션 전체의 가치를 뜻한다. 비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거래소에 쌓인 코인 대비 투자자들이 쓰는 차입 자금이 줄었다는 의미다. 크립토퀀트 애널리스트 아랍 체인(Arab Chain)은 “이 같은 하락은 레버리지 포지션 축소를 반영할 수 있으며 청산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적었다.

돈도 함께 빠졌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XRP 미결제약정은 10월 4일(현지시각) 5억 3,810만 달러에서 10월 17일 4억 5,300만 달러로 줄었다. 약 2주 만에 8,500만 달러가량이 빠져나간 셈이다.

가장 큰 폭의 변화는 10월 7일과 8일 나타났다. 이틀간 XRP는 바이낸스에서 1.52달러에서 최저 1.32달러까지 미끄러졌고 롱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99비트코인스(99Bitcoins)는 이 이틀을 레버리지 축소의 가장 가파른 구간으로 짚었다.

레버리지는 그전까지 오랫동안 쌓이고 있었다. 아랍 체인은 8월 26일 이 비율이 0.213으로 7개월 이상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짚었는데, XRP가 1.70달러에서 고점을 찍은 지 며칠 뒤였다. 비율은 9월 말 약 0.23까지 올랐고 XRP는 그 뒤로 완만하게 내려왔다.

노트북 화면의 캔들 차트를 보며 키보드를 조작하는 손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OKX는 정반대…롱 계정비 1.97에서 4.05로

OKX의 공개 거래 데이터는 규모 면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투자 심리 면에서는 반대 이야기를 들려준다. XRP 선물 미결제약정은 9월 22일 1억 5,040만 달러에서 10월 16일 1억 260만 달러로 32% 줄었다. 10월 20일에는 1억 890만 달러로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숏(하락 베팅) 계정 하나당 롱 계정이 몇 개인지를 나타내는 비율은 1.97에서 10월 17일 4.05까지 두 배 넘게 뛰었다. 10월 20일에는 3.45였다. 99비트코인스는 이를 두고 “큰 레버리지 자금은 떠난 듯하고, 더 작은 계정들이 자체 레버리지로 하락 구간에서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해석은 99비트코인스의 분석이며 데이터가 직접 입증한 사실은 아니다. 같은 매체는 비율이 3.5 대 1 근처에 머물면 시장 참여자가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뜻이고, 롱이 몰린 시장은 급락이 노리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펀딩비(선물 가격을 현물에 맞추려 롱과 숏이 주고받는 수수료)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OKX 기준 펀딩비는 10월 9일과 15일, 18일에 일시적으로 마이너스였다. 숏이 롱에 수수료를 내며 포지션을 유지했다는 뜻이어서 잠시 매도 쪽 힘이 셌다는 신호다. 현재는 8시간당 0.01%의 기본 수준으로 돌아와 어느 한쪽이 웃돈을 내는 상황은 아니다.

리플, SEC에 “토큰이 아니라 투자계약이 증권”

가격은 반등했다. 99비트코인스에 따르면 XRP는 24시간 동안 4.5% 올라 1.35달러에 거래됐고 거래대금은 16억 8,000만 달러였다. 앞서 바이낸스 고래(대량 보유자)의 출금 비중이 시장 평균보다 빠르게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는데, 당시 가격은 1.36달러 안팎이었다. 매체와 집계 시점에 따라 시세가 조금씩 다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리플은 SEC가 제안한 ‘암호화폐 자산 규정(Regulation Crypto Assets)’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화요일 제출했다. 최고법률책임자 스튜어트 앨더로티는 X(옛 트위터)에서 “투자계약이 증권이지 토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SEC에 이 규정을 채택할 명확한 권한이 있다고도 적었다.

의견서가 제시한 틀은 이렇다. 토큰은 발행자가 구매자에게 한 약속이 이어지는 동안에만 증권과 연결된 것으로 본다. 리플은 그 판단이 발행자가 실제로 한 말에 근거해야 하며 느슨한 ‘탈중앙화’ 기준을 넣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앨더로티는 ‘사안별·코인별’ 집행이 혁신을 해외로 내몰았다고도 지적했다.

리플은 과거 소송의 비용도 수치로 제시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XRP는 2020년 12월 SEC 소송 직후 며칠 만에 약 70% 떨어졌고 시가총액 약 150억 달러가 사라졌다. 미국 거래소들이 상장을 폐지한 영향이었다. 2023년 7월 법원이 XRP 자체는 증권이 아니라고 판결하자 시가총액은 약 210억 달러 뛰었고 코인베이스와 크라켄이 같은 날 재상장했다. 이 과정에서 리플이 쓴 법률 비용은 1억 5,000만 달러를 넘는다. SEC는 이 제안을 8월 21일 연방관보에 게재했다. 최종 규정이 나오면 거래소는 소송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서면 기준에 따라 상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고래 입금 증가와 XRP 레저 업데이트 변수

또 다른 변수는 고래 움직임이다. 블록체인 서비스 업체 원세이프의 블로그는 지난 한 달간 바이낸스로 들어온 XRP 고래 입금량이 16억 6,900만 개로 7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다만 이 블로그는 자산가들의 전략적 재배치일 가능성도 있다며 단정을 피했다.

이 수치는 앞서 나온 고래 출금 분석과 방향이 다르다. 출금 지표는 바이낸스 밖으로 나가는 물량의 구성비를, 이번 입금 수치는 거래소로 들어오는 물량을 가리킨다. 보도마다 집계 방식이 달라 두 지표를 합쳐 고래 동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99비트코인스도 고래들이 바이낸스를 빠져나가고 있다는 내용의 별도 분석을 소개했다.

기술적 일정도 있다. 원세이프에 따르면 XRP 레저의 fixCleanup340 수정안이 10월 23일 활성화될 예정이다. 네트워크 핵심 기능을 손보는 업그레이드이지만 이것이 가격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게 이 블로그의 설명이다.

종합하면 레버리지는 줄었지만 시장은 가벼워진 만큼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바이낸스에서는 차입 투자가 4분의 1 가까이 정리됐고 OKX에서는 롱 계정이 숏 계정의 3.45배다. 펀딩비는 평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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