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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로봇과 자율주행에 쓰이는 센싱 기술을 함께 개발한다. 사람처럼 보고 판단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을 겨냥해 복합 센싱 부품 사업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엔비디아의 최신 데이터 전송 기술을 자사 카메라·센싱 솔루션에 접목하고, 글로벌 피지컬 AI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 기회를 넓힌다고 10월 22일 밝혔다. 피지컬 AI는 로봇·자율주행차처럼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 보고 판단해 움직이는 기술을 가리킨다.
LG이노텍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 'GTC 베를린'에서 엔비디아의 '홀로스캔 센서 브리지(HSB·Holoscan Sensor Bridge)' 기술을 적용한 센싱 솔루션을 공개했다. HSB는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엔비디아의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센서가 모은 정보를 중앙처리장치(CPU)를 거치지 않고 AI 컴퓨터로 바로 보낼 수 있다. 데이터 고속도로가 뚫리는 셈이어서, 자율주행차나 로봇 같은 피지컬 AI가 정보를 더 빠르게 처리하고 판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HSB를 피지컬 AI 생태계를 주도할 핵심 기술로 꼽는다.
LG이노텍은 모바일과 자율주행 분야에서 쌓은 광학 설계 기술에 카메라·라이다(LiDAR)·레이더(Radar)를 아우르는 복합 센싱 기술을 앞세워 피지컬 AI용 핵심 부품 시장을 공략한다. 향후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 로봇용 비전 센싱, 로봇 핸즈 등 HSB 기술 기반의 센싱 솔루션 분야에서 협력을 넓힐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과 연동되는 신규 센싱 솔루션도 공동 개발해 내년 초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와 GTC 등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이번 협력은 LG이노텍의 차별화된 복합 센싱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센싱은 물론 통신 모듈, 반도체 기판 등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피지컬 AI 솔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솔루션(전장부품) 분야가 전문인 문 사장은 취임 이후 자율주행과 로봇을 미래 성장축으로 내세워 왔다.
LG이노텍은 최근 사업 구조를 반도체 기판과 피지컬 AI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는 반도체 기판과 피지컬 AI를 축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애플 중심의 카메라 모듈 의존도를 낮추고,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포석이다.
이런 전환의 배경에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가 있다. LG이노텍은 그동안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며 성장해 왔지만, 고객사 편중과 스마트폰 수요 정체가 과제로 지적돼 왔다. 회사는 로봇·자율주행 같은 새 시장에서 카메라·센싱 기술을 재활용해 수익원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신사업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미국 라이다 전문기업 아에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올해는 미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인튜이션,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자율주행 솔루션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을 개발하고, 북미 로보틱스 고객사를 대상으로 카메라 모듈 양산에도 들어갔다.
피지컬 AI는 글로벌 기술업계가 차세대 격전지로 꼽는 분야다. 엔비디아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을 겨냥한 플랫폼과 반도체를 앞세워 생태계를 키우고 있고, 국내외 부품·소프트웨어 기업이 잇따라 협력에 나서고 있다. 센싱 부품은 로봇과 자율주행차가 주변을 인식하는 '눈' 역할을 해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다만 피지컬 AI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로봇·자율주행의 상용화 속도와 수요가 변수로 남아 있다. LG이노텍의 복합 센싱 사업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과 규모는 신규 솔루션 공개와 양산 성과에 따라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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