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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국제대(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FIU) 연구진이 드론 모터에서 새어 나오는 자기장을 이용해 접근하는 드론을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파를 쏘아 보내는 레이더와 달리 신호를 전혀 내보내지 않는 수동(패시브) 방식이다. 연구진은 레이더보다 은밀하고 안전하며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IEEE Sensors Journal에 실렸다. 야외 실험에서 최대 15m(49피트) 거리의 드론을 최대 98.52% 정확도로 식별했고, 드론의 존재 여부뿐 아니라 제조사와 기종까지 가려냈다.
이번 연구의 출발점은 전기 드론이 날 때 피할 수 없이 생기는 부산물이다. 회전하는 전기 모터가 극저주파(ELF·아주 낮은 주파수 대역) 자기장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암호화된 무선 신호나 깜빡이는 LED와 달리 드론이 끌 수도 숨길 수도 없는 일종의 ‘웅웅거림’이다.
드론 기종마다 모터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 자기장 패턴도 기종별로 달라진다. 연구진은 이를 각 모델이 남기는 고유한 저주파 자기 신호, 즉 지문처럼 활용했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이 신호가 브러시리스 모터(회전 접점 없는 전기 모터)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 점을 ‘비행의 기본 조건을 보안 덫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했다. 드론이 날기 위해 모터를 돌리는 순간 신호가 생기므로 숨기기 어렵다는 논리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연구진은 원형 루프 안테나와 저잡음 아날로그 전단부를 직접 제작해 미세한 자기 신호를 포착했다. 수집한 원시 신호는 고속 푸리에 변환(FFT·신호를 주파수 성분으로 분해하는 수학적 처리)을 거쳐 스펙트럼 상관 패턴으로 바뀐다. 말하자면 자기 신호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적 ‘지도’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다음은 머신러닝 몫이다. VGG16 기반 합성곱 신경망(CNN·이미지 분석에 쓰이는 딥러닝 모델)이 이 지도를 읽고 근처에 드론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기종인지 판단한다. 논문 제목은 ‘ELF Passive Radio Sensing and AI-Perception of Micro-UAS’이며 제1저자는 Dilshara Herath다.
성능 수치는 두 가지로 제시됐다. 야외 탐지 정확도는 15m 이내에서 98.5%였다. 세 가지 드론 모델과 드론이 없는 상태를 합친 4개 상황을 구분하는 전체 분류 정확도는 83.5%였다. 기종까지 구분하는 단계에서는 정확도가 낮아지는 셈이다.
배경에는 전장에서 급증한 소형 드론 위협이 있다. 미 전쟁부(Department of War)는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드론과 대드론 기술용으로 740억 달러(약 98조 원, 1달러 1,324원 기준)를 요청했다. 값싼 드론을 막기 위해 값비싼 장비만 쓸 수는 없는 만큼 저렴한 탐지 수단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연구가 겨냥한 대상은 초소형 무인항공시스템(micro-UAS)이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작은 드론으로 폭발물을 싣거나 적을 정찰할 수 있고, 기존 레이더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기존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은 레이더·광학·음향 시스템이 가시선 제약, 주변 소음, 엄격한 전파 송신 규제에 부딪힌다고 짚었다. 아르주나 마다나야케(Arjuna Madanayake) FIU 공과·컴퓨팅대학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쓰이는 모든 탐지 방식은 무언가를 드러냅니다. 레이더는 신호를 쏘고, 음향 시스템은 주변 소음에 압도됩니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갔습니다.”
가장 분명한 약점은 탐지 거리다. 마다나야케 교수는 “지금은 우리 방식의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개발비가 수백 달러에 불과하고, 레이더 시스템과 달리 별도의 특수 지원 없이 계속 가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도 49피트 탐지 거리는 아직 짧지만 은밀성과 낮은 제작비가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수신만 하는 장치라서 적이 추적할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같은 매체는 이 점 때문에 적대 세력이 전파 교란(재밍)을 시도하거나 방어용 센서의 위치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전자기장이 안개와 어둠, 심한 환경 소음을 통과하기 때문에 광학·음향 센서가 자주 실패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탐지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기종 식별의 의미도 작지 않다. 마다나야케 교수는 “어떤 드론이 오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드론마다 실을 수 있는 화물과 위협 수준이 다르고, 방어하는 쪽에 더 많은 정보를 줄수록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미국 산업계와 함께 기술을 추가로 발전시키고 있다. 연구팀은 FIU 전기·컴퓨터공학과의 마다나야케 교수가 이끌며 스리랑카 기반 연구자 Chatura Seneviratne,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의 Soumyajit Mandal이 참여했다. 논문의 DOI는 10.1109/jsen.2026.366576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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