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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해킹 공격자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대출 프로토콜 에이브(Aave)에서 청산 위험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에 따르면 이 공격자는 이더리움 약 519,104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시세로 약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5,600억 원, 1달러 1,334원 기준)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경제 매체 24/7 월스트리트(24/7 Wall St.)는 이 대출이 청산되면 누군가 ETH를 사야 하는 구조라고 짚었다. 일반적인 청산과 달리 담보가 스테이블코인이고 빚이 ETH이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시장에 더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대출 청산 자체보다 해커가 쥔 ETH 전체 물량이라고 평가했다.
에이브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고 다른 암호화폐를 빌리는 대출 프로토콜이다. 엘립틱에 따르면 해커는 테더(USDT) 5,990만 개를 예치하고 ETH 19,762개를 빌렸다. 담보 규모는 약 6,000만 달러이고 빌린 ETH는 약 4,500만 달러 상당이다.
청산은 담보 대비 빚이 지나치게 불어났을 때 대출이 강제로 정리되는 절차다. 보통은 담보가 변동성 큰 코인이고 빚이 스테이블코인이어서 가격이 떨어질 때 청산이 몰린다. 이번 대출은 반대다. 담보인 USDT는 가격이 안정적이고 갚아야 할 빚이 ETH라서 ETH 가격이 오를수록 상환 부담이 커진다.
한도를 넘으면 트레이더나 자동화 봇 같은 청산인이 나선다. 청산인은 해커 대신 ETH 빚을 갚고 USDT 담보를 할인가로 가져간다. 이 할인분이 청산 보너스다. 청산인이 ETH를 이미 갖고 있거나 시장에서 사야 하므로 강제 청산은 최대 19,762 ETH의 매수 수요로 이어진다. 해커 전체 보유량의 약 3.8% 수준이다.

에이브는 10월 30일(현지시각) 일시 동결했던 모든 시장을 다시 열었다. 에이브에 자문하는 리스크 관리업체 라마리스크(LlamaRisk)는 재개가 네 차례에 나뉘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시장의 미사용 대출 여력 약 37억 달러가 줄었고 신규 시장에서도 1억 3,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라마리스크는 USDT와 아발란체(AVAX)의 래핑 버전인 WAVAX를 포함한 9개 자산의 담보인정비율을 0으로 유지했다. 이 자산들로는 새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해커의 담보가 USDT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조치다.
디파이 전체의 예치 규모도 줄었다. 디파이라마 집계로 10월 30일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의 총예치금액은 5.3% 감소한 840억 달러였다. 8월 2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4/7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ETH는 2,255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기준 1.0% 올랐지만 최근 한 달간 16.6% 하락한 상태다. 10월 30일 종가는 2,243달러로 30일 만의 최저 종가였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8.6% 하락해 ETH보다 낙폭이 작았다. 스톡트윗츠는 10월 30일 오전 기준 비트코인이 한 달간 7% 내렸다고 전해 집계 시점에 따라 수치가 다르다.
이동평균선도 약세 흐름을 가리킨다. ETH는 20일 단순이동평균 2,393달러보다 6.1% 낮고 50일 평균 2,526달러와는 격차가 12%다. 장기 추세선인 200일 평균 2,159달러보다는 4.5% 높다. 가장 가까운 저항선은 2,276달러로 현재가보다 0.9% 위에 있다.
수요도 약하다. ETH를 직접 보유하는 현물 ETF에서는 10월 30일 1억 5,6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24/7 월스트리트는 해커 보유 물량이 최근 24시간 이더리움 거래량의 약 22%에 해당한다고 계산했다. 주말로 거래가 줄면서 이 비율이 커졌다. 솔라나와 아발란체는 비슷한 물량 부담이 없는데도 더 크게 하락했다. 매체는 ETH 부진을 해커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4/7 월스트리트는 자체 판단으로 해커의 ETH 물량이 대출 청산보다 시장에 더 큰 위협이라고 밝혔다. 강제 청산으로 생기는 매수는 최대 약 4,500만 달러인 반면 공격자의 ETH 전체는 약 11억 7,000만 달러이기 때문이다. 도난 암호화폐는 결국 현금화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대형 보유자가 예고 없이 매도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해커의 이동 경로도 같은 방향이다. 매체에 따르면 해커는 434만 USDT가 아니라 4억 3,400만 USDT를 160,451 ETH로 바꾸면서 12~26%의 손실을 감수했다. 동결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에서 탈중앙화 자산인 ETH로 갈아탄 것이다. 해커 연계 지갑이 ETH를 거래소로 옮기고 가격이 2,243달러 아래로 밀리면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매체의 경고다.
사건 배경도 간단히 짚는다. 10월 29일 발생한 바이낸스 해킹은 약 63억 달러 규모로 보도됐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토요일 북한을 배후로 지목하며 ‘트레이더트레이터’가 탈취 자산을 주로 ETH로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이 자산이 디파이와 즉시 교환 서비스를 거쳐 더 고도화된 자금세탁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관련 주소와의 거래를 차단하라고 업계에 요청했다.
해커의 급한 매도 흔적도 확인된다. X의 AI 요약에 따르면 한 지갑은 10월 31일 유니스왑 V2의 거의 빈 풀에서 PROM 토큰 908,793개를 0.0316 ETH에 넘겼다. 같은 요약은 공격자가 130개 넘는 알트코인을 약 2억 7,900만 달러 상당의 ETH와 USDC로 급히 바꿨다고 전했다. 다만 이 서비스는 오류 가능성을 스스로 경고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손실 보전을 위해 63억 4,000만 달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출금 재개는 비트코인 네트워크부터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아캄은 공격자 연계 지갑이 한때 57억 달러 넘는 도난 자산을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이더리움은 약 9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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