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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의 IP68 방수·방진 등급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유튜버가 새 제품 두 대를 전문 시험 기관에서 직접 실험한 결과를 공개했다. 메인보드가 들어 있는 본체 내부는 물과 먼지로부터 보호됐다. 반면 접히는 부분인 힌지에는 물이 들어찼다. 먼지도 쌓였다.

'아이폰 듀오 힌지 논란, 직접 IP68 테스트 돌려봤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3일 '오목교 전자상가 및 복구천재 꼬마신발'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다. 제작진은 실험에 쓴 아이폰 듀오 두 대의 가격만 약 7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내 판매가 329만원인 256GB 모델 한 대는 방진 실험에, 512GB 모델 한 대는 방수 실험에 썼다.
아이폰 듀오는 애플이 지난 9월 9일 공개한 첫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주요국에는 지난달 23일 출시됐다. 미국 출시가는 1999달러부터 시작한다. 애플은 이 제품이 IP68 등급을 받아 최대 6m 수심에서 30분까지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 IT 매체 맥루머스는 아이폰 듀오가 IP48 등급인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과 달리 먼지까지 막는다고 소개했다. IP 등급의 앞자리 숫자는 먼지, 뒷자리 숫자는 물에 대한 보호 수준을 뜻한다. 앞자리 6은 방진 최고 등급이다. 갤럭시 Z 폴드8의 앞자리 4는 지름 1mm 이상의 이물질만 막는다는 의미다.
제작진은 국제 표준 규격인 IEC 60529에 맞춘 장비를 갖춘 시험 기관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방진 실험에서는 전원을 켠 아이폰 듀오를 90도로 반쯤 펼쳐 분진 시험 챔버에 넣었다. 이어 고운 활석 가루 2kg을 뿌리며 8시간 동안 노출했다. 규격상 방진 6등급 시험은 기기 내부에 진공 펌프를 연결해 기압을 낮춘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완제품 스마트폰에 구멍을 뚫을 수 없어 내부 감압은 생략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실험은 방진 5등급(IP5X 카테고리 2)에 준하는 조건이며 IP6X 인증 시험은 아니라고 제작진은 밝혔다.
방수 실험은 기기를 접은 상태로 약 1.2m 깊이의 수조에 90분 동안 담그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애플이 제시한 6m·30분 조건과는 다르다. 제작진은 규격상 8등급이 7등급(수심 1m·30분)보다 가혹한 조건이면 인정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수압은 깊이에 비례하는 만큼 애플의 조건과 같지 않다는 점도 덧붙였다. 제작진은 관찰된 현상만으로 장기 고장을 단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분해는 국내 폴더블폰 수리 전문가가 맡았다. 물에 담갔던 기기를 열어 보니 메인보드와 배터리가 있는 양쪽 본체 내부에서는 물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화면을 들어내자 상황이 달라졌다. 접히는 화면 테두리를 마감하는 ㄱ자 모양 실링 안쪽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방수 테이프를 떼어내자 고여 있던 물이 드러났다. 현장에선 "옹달샘인데"라는 말이 나왔다. 수리 전문가는 "방수 테이프를 떼는 과정에서 물이 나왔다는 건 일단 이쪽까지는 물이 침투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힌지 안쪽은 아예 물로 가득 차 있었다. 불을 끄고 아래에서 빛을 비추자 힌지 틈으로 빛이 새어 나왔다. 현장의 연구원은 화면 테두리 실링 부분을 두고 방수 실패라는 의견을 냈다.
수리 전문가는 내부 디스플레이를 붙잡고 있는 방수 테이프 한 겹이 물의 유입을 막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수 테이프 한 층만 뚫리면 내부로 물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케이블이 힌지를 가로질러 본체로 이어지는 만큼 테이프가 손상되면 메인보드까지 물이 닿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방진 실험 결과도 비슷했다. 8시간 동안 먼지를 맞은 기기는 접고 펴는 동작과 카메라 촬영 등에는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분해하자 힌지 안쪽에 활석 가루가 눈처럼 쌓여 있었다. 힌지 기어에 발라둔 윤활제(그리스)는 가루와 엉겨 회색 반죽처럼 변해 있었다. 물이 고였던 화면 테두리 실링 안쪽에도 가루가 덮여 있었다. 반면 방수 테이프 안쪽인 메인보드와 스피커 주변은 깨끗했다. 힌지 뒤쪽 틈으로는 얇은 칼날이 그대로 통과했다.
수리 전문가는 "갤럭시 시리즈는 수없이 분해해 봤지만 이렇게까지 그냥 통과되는 수준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은 들어가더라도 기어에 그리스가 발라져 있어 부식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모래처럼 입자가 굵은 이물질이 들어가면 힌지가 끝까지 열리지 않거나 닫히지 않는 고장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애플이 IP68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IEC 60529의 판정 기준을 들었다. 이 규격이 평가하는 대상은 기기 전체가 아니라 내부 전기 부품을 감싸는 '외함'이다. 외함의 범위는 제조사와 제품 표준이 정한다. 폴더블폰은 메인보드와 배터리가 있는 양쪽 본체만 외함으로 보고 힌지는 외함 밖 노출 부위로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행자 비트는 "삼성전자도 갤럭시 Z 폴드3로 처음 IPX8 등급을 받을 때 같은 방식을 썼기 때문에 애플만 비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힌지 내구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다. 미국 수리 전문 업체 아이픽스잇(iFixit)은 분해에 앞서 형광 분진을 뿌리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먼지 일부가 힌지에 들어가 서걱거리는 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다만 아이픽스잇은 힌지에 쌓인 먼지 양이 갤럭시 Z 폴드8이나 구글 픽셀 11 프로 폴드보다 적었다고 평가했다. 유튜브 채널 '제리릭에브리싱(JerryRigEverything)'의 내구성 실험에서는 먼지가 힌지에 들어가 기기를 닫아두는 자석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출시 직후부터는 내부 화면이 힌지 부근에서 깨진다는 사용자 제보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어졌다. 애플은 지난달 26일 맥루머스와 로이터 등에 "소수의 아이폰 듀오 기기에서 내부 디스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있는 사용자는 애플케어에 연락해 교체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애플은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아이픽스잇은 파손이 디스플레이 케이블이 지나는 틈과 중앙 힌지 지지대가 만나는 지점 부근에 몰려 있다고 분석했다.
영상 제작진은 화면 파손이 대부분 새 제품의 조립 불량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힌지에 쌓인 이물질이 위아래 기어의 맞물림을 어긋나게 할 경우 비슷한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애플 홈페이지의 표기 방식도 문제 삼았다. 아이폰 듀오 소개 페이지에는 '아이폰 듀오는 견고한 폴더블 폰인가요'라는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의 답변은 티타늄 프레임과 힌지 메커니즘 설명에 이어 IP68 등급의 생활 방수·방진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힌지가 방수·방진 보호 범위에서 빠진다는 문구는 없다는 것이다. 비트는 “IP68 숫자 바로 옆에 중앙 힌지는 방수·방진 범위에서 제외된다는 문구를 적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방수·방진 성능이 영구적이지 않으며 일상적인 사용에 따른 마모로 저하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힌지가 방수·방진 보호 범위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애플이 따로 밝힌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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